교동47,8 산행동우회 소식지 (제29호)
2006년 12월 28일 발행
제목 제39차 산행모임 (---과천 청계산)
친구 얼굴 몇 번 보고 동우회 소식지 10여 차례 띄웠을 뿐인데, 또 다시 저물어 가는 한해의 종착점에 서서 지난 1년을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군요.
돌이켜보면 지나온 1년은 안팎으로 세상사 모두가 난마처럼 얽혀 순탄하게 풀리는 일이라곤 없이 불만과 대립, 갈등으로 그득 차 마치 온 하늘에 먹구름이 낮게 드리우고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조마조마한 한해였다고 하면 페시미스트의 허풍스런 레토릭이 될까요.
이를 적절하게 대변해주듯 얼마 전 보도된 기사에 의하면, 교수신문은 주요일간지 칼럼니스트 교수 208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6년 한국사회의 현상을 정의하는 사자성어로 밀운불우(密雲不雨)<48.6%>를 꼽았다고 합니다.
학식이 짧은 내 주제에 이 말의 깊은 뜻이야 알 수 없겠지만, 이것은 주역 소축괘(小畜卦)의 괘사(卦辭)에 나오는 성어로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로 여건은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몇 년째 계속되는 일이지만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주도계층에서 대화와 타협은 사라져 상생정치가 실종하고 지도자의 리더십 위기로 인해 오히려 정치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중심이 되고 그로 인해 사회 각 계층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것과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개혁(?)과 한미 FTA협상 등이 국민들에게 답답함만을 안겨줬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다음 순위에 오른 것이 소의 보기 흉한 뿔 모양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의 교각살우(矯角殺牛)<22.1%>로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그 정도가 지나쳐서 도리어 일을 그르치듯, 어설픈 개혁으로 오히려 나라가 흔들렸음을 지적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모든 일이 끝장났다는 뜻으로 더 이상 손쓸 수단이 없음을 뜻하는 만사휴의(萬事休矣)<11.1%>를 뽑아 우리 사회의 모순이 해결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것을 빗대고, 네 번째로는 사마귀가 팔을 벌리고 수레바퀴를 가로막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힘을 헤아리지 못하고 강한 적에게 덤비는 무모한 행동을 빗대는 당랑거철(螳螂拒轍)<9.1%>을 선정해 개혁을 하는데 미흡한 전략과 전술로 견고한 기득권층과 맞서려는 행태를 단적으로 꼬집었습니다.
내로라 하는 지식인 계층의 촌평이 아니라 해도 보통사람의 눈에도 오늘의 현상은 장마철의 잔뜩 찌푸린 날씨에 비라도 한바탕 쏟아져 주면 좋겠건만 푹푹 찌기만 하는 무더위처럼 그저 답답하고 짜증스러운 날씨와 같다고 하겠네요.
하긴 숨겨진 속셈이야 어쨌건 국토 전체의 균형발전이라는 진취적 의도에서 시도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과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전국을 부동산 광풍으로 몰아넣었고 계속해서 쏟아내는 부동산 안정화대책은 집값을 잡기는커녕 ‘양치기 소년’이라는 비아냥을 낳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부동산값 폭등은 이제 버블을 염려할 지경에 이르렀지요.
지난 정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북한정권 감싸안기 역시 의도야 백번 옳은 일이라, 쌀에 비료에 금강산 관광비 지원, 개성공단 조성 등 아낌없이 도움을 줬지만 이를 조롱하듯 남쪽의 친구들 어디 엿이나 먹으라고 어느날 갑자기 미사일을 날리고 핵실험으로 온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요. 헌데 유독 우리 위정자 계층에서는 남한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니 걱정 말라니, 아마도 보통 사람들 아무도 모르게 우리 나라에도 저들의 핵무기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해 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뿐인가요. 대통령 임기중 사퇴라는 폭탄발언이 나오는가 하면, 얼마 전의 연설에서는 자주국방을 강조한 자리에서 “미국에만 매달려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가지고 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 가지고 형님 백만 믿겠다. 이게 자주국방 국민들의 안보의식일 수 있는가” 하고 거친 말을 쏟아놓고, 국방개혁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요새 아이들도 많이 안 낳는데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고 그 동안 열심히 활동하고…” 등등 국군 통수권자로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게 절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일파만파 한바탕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죠.
그런데도 부족한 건지 이젠 나도 할 말을 하겠다더니 엇그제 부산에서는 부동산 문제와 양극화 해소에 성공하지 못한 점을 제외하고는 잘해나가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뒤 특히 “거꾸로 얘기하면 부동산 말고 꿀릴 것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 그런데 제가 왜 인기가 없느냐, 막 말을 많이 하다 보니 그렇다”는 말을 남겼다는 기사를 보게 되니, 그야말로 언어유희의 극치, 앞으로 남은 재임기간에 얼마나 많은 토픽이 지면을 장식할지 기대가 되는군요.
조용필의 노래 중에 ‘일성’이란 것이 있지요. “신문을 봐도 TV를 봐도 어디를 봐도/ 가슴아픈 사연들만 들리네/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슬퍼진다/ 이 세상을 살면서 우린 꿈도 희망도 많았어/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려왔어/ 우리를 아프게 하는 그들은 누구/ 하늘과 땅이시여 그들을 살피소서/ 야 야 야~ 웃지마라/ 야 야 야~ 우리들은/ 야 야 야~ 꿈이 있어/ 야 야 야~ 희망 있어”
그런가 봅니다. 어지럽고 답답한 밀운불우의 한해였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며 제 분수를 지키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우리는 위안을 받습니다. 우선 수출 3천억 달러 달성이라는 위업이 우리에게 뿌듯한 느낌을 갖게 해주었고 반기문 전 외교장관의 유엔사무총장 당선이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밖에도 가난과 시련을 딛고 미 수퍼볼 MVP로 등극한 하인즈 워드와 그를 키워낸 한국인 어머니 이야기가 있어 가슴이 훈훈했지요. 스포츠계에서 유난히 가슴 벅찬 희소식이 많은 한해였습니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일본 자이언트의 4번타자 자리를 꿰차고 400호 홈런을 폭발시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고, 수영신동 박태환은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포함 도합 7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아시아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는가 하면, 어린 소녀에서 피겨여왕으로 등극한 16세 소녀 김연아의 환상적 연기를 볼 수 있었기에 즐거웠습니다.
그런가 봅니다.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분명 암울하고 답답한 한해였지만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꿈도 희망도 많았고,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렸습니다. 설령 우리를 아프게 하는 그들이 있다 해도 또 다른 그들은 이처럼 나날을 최선을 다하며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합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 자기답게, 기업인은 기업인답게 선수는 선수답게 스타는 스타답게 위정자는 위정자답게 자기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온 나라를 뒤덮었던 음울하고 음산한 ‘밀운’이 새해에는 만민에게 은택(恩澤)을 입히고 만물의 생장을 촉진하는 상서로운 비를 내려주는 구름이 될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내일도 분명 해가 뜰 것이고 그 내일의 태양은 꿈을 상징하기에, 희망을 상징하기에 우리는 오늘의 아픔을 참고 그 내일을 기다리며 사는가 봅니다.
12월의 금년 마지막 산행모임에는 갑자기 첫추위가 몰려온 탓일까 참석률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참석한 회원들끼리 즐거운 산행을 마치고 가까운 음식점에서 한해를 마감하는 송년모임을 가졌습니다. 특히 이 날은 이찬희 회원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있는 떡으로 추위를 녹여주고 아울러 산행모임의 발전을 위해 특별회비까지 제공해 주었습니다. 찬희형의 전언에 의하면 와이프의 특별 배려라 하니 이 자리를 빌어 두 배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생업에 늘 바쁜 바깥양반이겠지만 한 달에 한번씩은 산행에 꼭 참석할 수 있도록 특별휴가를 주십사 재삼 당부 드립니다.
새해에도 회원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하면서 새해 첫모임인 1월 6일의 산행은 청계산으로 정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갑작스러운 대설이나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혹한이 아닌 한 산행은 예정대로 실행할 예정이오니 참석하실 회원께서는 안전을 위해 스틱과 방한등산복 및 미끄럼 방지를 위한 아이젠을 꼭 챙기고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인덕원역까지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1월의 산행은 겨울산행이고 날씨예측이 불가능하므로 안전을 염려해 평탄하고 완만한 산행길을 고르느라 인덕원역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코스를 정했으니 산행 도사들께서는 너무 불만스럽게 생각지 말아 주시고 필히 참석 바랍니다.
제38차 산행 참석자
김영석, 김준민, 나순연, 방제길, 이영구, 이찬희, 한기백, 한순심, 한영분, 한영옥, 한정분, 황순호, 황인환
.회비 지출 내역
첫댓글 여호와살롬!!!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넘치는 새 해가 되기를 빕니다. Kyodong47.8 산행동우들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올해도 황회장님 . 이 총무님 " 고맙습니다"고 인사로 대신해도 되겠습니까. 힘 내 주세요 감사합니다. 화이팅!!! 한에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