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이의 우리말 뿌리] 1/2 가관이다
*덧붙여 : 올해부터는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질 생각입니다.
인터넷에 널리 알려진 우리말 유래를 바탕으로 하여 그 뜻을 살펴 보고
가끔씩 그것에 담긴 생각들을 나름대로 짚어 보는 기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말을 갈고 닦는 작업의 연장선에서 시도된 것이라고 보면 좋을 듯합니다.
간혹 그 순서에 없는 것들도 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2. 가관이다
① "보기에 좋아 참으로 볼만하다"는 뜻과
② 정 반대로 "보기 흉할 정도의 꼴불견"을 뜻함.
③ 조선 초기에 정원(定員) 외에 임시로 채용하던 벼슬아치를 이르는 말
우리말은 이와 같이 같은 말이라 하더라도 그 쓰임에 따라 정 반대의 뜻으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 소리값은 당연히 틀려지게 마련입니다.
이 "가관이다"의 경우, 보기에 참으로 좋아 볼만하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짧게 이어서 소리내지만
정 반대의 뜻으로 쓰일 때는 비아냥을 담아 가를 조금 길게 뺍니다.
이렇듯 말에는 생각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을 알 수 있읍니다.
여기서 임시로 채용했던 벼슬아치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던 "가관"에 대하여 좀더 살펴 보겠읍니다.
조선 초기에 이 제도가 시작되었나 봅니다.
그것은 아마도 일할 사람은 모자라고 정식으로 임명하여 쓸 수 없는 형편에서
임시 방편으로 사람을 쓰면서 생긴 제도라 여겨집니다.
이 가관의 시작은 조선 초기이고 연산군 이후 여러 가지 명목의 가관들이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특히, 인력이 많이 딸렸던 선공감으로 건축물의 신축, 수리 및 토목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가 있었고,
궁중의 음식을 맡아보던 관아였던 사옹원과
조회(朝會) 및 제사에 관한 의식을 맡아보던 관아였던 통례원(나중에 통예문, 通禮門) 등에서
많은 임시직을 활용하였다고 합니다.
오늘날,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 오르고 있는 비정규직이 바로 이 "가관"에 해당합니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삶에 있어 먹고 사는 문제 보다 중요한 것은 없읍니다.
그런데 정치권과 재벌로 통칭되는 대기업은 자신들의 기득권과 이익을 끝없이 극대화시키는 차원에서
이 비정규직을 양산하여 삶을 더욱 힘들게 몰아가고 있는 현실을 낳고 있읍니다.
더 나아가 권력을 틀어 쥔 것들은 이 먹고 사는 문제를 권력의 차원에서 악용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입니다.
가관의 목줄을 쥐고 자신들의 영화만을 꿈꾸는 짓거리는 참으로 가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