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동물의 사골이나 족을 식용으로 파는 곳은 흔해도 개의 작난감으로 파는 곳은 찿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호주나 뉴질랜드에 가면 우족이나 소꼬리를 사람이 먹는 먹거리로 파는 것이 아니라 개의 먹이나 개 작난감용으로 가공해서 파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나는 손자가 보고 싶다는 핑게로 매년 겨울철 3개월 정도는 호주에 가서 지내다 온다.
호주는 지구 남반구에 위치해 있어서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1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가 여름철이다. 아주 더운 편이다.
사막 기후의 특징인, 건조하면서 덥지만 그늘에 들면있 그런대로 견딜만하였다.
땅덩어리가 큰 나라라, 같은 나라 안에서도 시차가 4시간이나 있고 기후도 각기 다르다.
대부분의 땅 덩어리 중심부는 사막으로 불모지다.
세계 10대 사막 중 네 개는 호주에 있다고 한다.
바다를 낀 국토의 가장자리에 사람이 살고 있는데, 동남부의 시드니 같은 곳은 기후가 온순한 편이라 생활하기 좋은 편이지만 서호주는 보통 섭씨 40도를 웃도는 날이 대부분이라 현지인이 아니면 적응하기 힘 든 곳이다.
동남부 멜버른 같은 곳도 무척 더운 편이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춥거나 싸늘 하고 한낮에는 35도가 평균 기온이다.
그러다보니 밍크코트에 부추를 신고 다니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반팔 반바지 차림에 스리퍼를 신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물론 북호주 다윈 같은 곳은 적도지방이라 사철 내내 습하고 무덥다.
평균 섭씨 40도가 기본이니 우리네가 생활하기에는 많은 인내력이 필요한 곳이다. 이런 곳에는 백인보다 원주민인 애버리진이 많이 사는 편이다.
아무튼 이런 기후가 이렇다보니 풍습도 다양하고 생활양식도 특이한 점이 많다.
소와 양과 캉가루 같은 가축이 많은 탓인지 그들의 뼈따귀는 사람이 먹는 것이 아니라 동물 사료용이나 작난감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십여 년 전의 일이다.
우리나라의 설 명절 밑이라, 사위에게 설음식을 먹이고 싶은 심정으로, 아내와 같이 슈퍼로 갔다.
중국인이 경영하는 정육점 한 구석에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소꼬리가 진열되어 있었다.
가격이 헐값이라 얼른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여기서 헐값이라는 표현은 공짜로 주는 것 같은 가격이란 뜻이다.
절단하서 파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판매를 하고 있었다. 절단해서 팔지 않는 이유를 인건비 절약 때문이었는데 먹음직스럽게 보이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며 통째로 된 소꼬리를 사왔다.
무게로는 7kg 정도가 되었다.
자잔하게 잘라오지 못한 관계로 집에 와서 삼등분하여 들통에 넣은 후 몇 밤새도록 푹 고은 후 살을 발래내고, 그 국물로 떡국을 끓여 사위와 손주에게 주었다.
모두 특별 음식이라며 맛 있게 먹였다.
무슨 고기냐 묻기에 꼬리곰탕떡국이라는 말을 하려하니 딸 아이가 손가락을 입에 갔다대며 말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다음 날 딸의 권유로 정육점에 걸린 팻말을 보게 되었다.
개 먹이용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요즈음은 이민 온 동양인이 많아서 공공연이 뼈다귀를 사다가 사람들의 식탁에 올리지만 십여 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당시에는 사위에게 개 먹거리를 준 셈이 되었지만 지금은 보편화 되어 곰탕을 즐겨 먹는 편이다.
그러나 아직도 호주인들이 선호하는 시장이나 장터에 가보면 가공 뼈다귀는 개먹이용으로만 팔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 연유로 지금도 소꼬리를 보면 그 당시 추억이 새로워, 혼자 피식 웃곤한다.
첫댓글 우족탕, 꼬리곰탕 .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보양식이죠. 호주 대학가에 우리나라 유학생을대상으로 처음 생겼다하던데 호주 학생들은 물론 대중화 되었다는 이야기를 15년전에 호주 여행시 들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보양식으로는 여름에는 꼬리곰탕(소가 꼬리로 하루 종일 쉬지않고 파리를 쫓는라고 흔들어대고 있기 때문에 양기가 꼬리로 몰려있다)을 겨울에는 우족탕(언 땅에 서서 발이 시려 제자리 걸음을 하다보니 양기가 발목에 . . . .)을 먹었다는 에피소드를 생각해 봅니다. 내장탕 음식점은 있는지? 영수 과외 학원은? 궁금하군요
같은 소고기인데 부위가 다르다고 혐오감을 주는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소 혓바닥도 먹는데 ㅎㅎ 호주 사람들이 들으면 기절초풍 하겠네요
선지 천엽 얼마나 맛있다구요 ㅎ 육회로도 먹고 ^^올 겨울도 또 가시겠네요? 머무 좋으시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