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전참묘에 대해 頌하다
靈猫無生死, 영묘무생사
無影自橫行; 무영자횡행
可笑將刀斬, 가소장도참
滿池流蓮香. 만지류연향
신령한 고양이에겐 생사가 없으니
그림자 없이 스스로 천하를 쏘다닌다,
가소롭구나, 칼로 베려 하다니
연못 가득 흐르는 연꽃향기를 어찌하려나!
[참고]
무문관(無門關) 14칙(十四則)
남전참묘(南泉斬猫) 남전선사가 고양이를 베다
본칙(本則) 역(譯)
남전 화상은 동당(東堂)과 서당(西堂) 스님들이 고양이를 가지고 다투기에 고양이를 들어 보이고는 말했다. 대중이여! 한 마디 이를 수 있다면 살려줄 것이요, 이르지 못한다면 베어버리겠다. 대중들이 대답이 없자 남전은 마침내 고양이를 베어 버렸다. 저녁에 조주가 밖에서 돌아오자 남전은 낮에 있었던 일을 조주에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조주는 신을 벗어 머리에 이고는 나가버렸다. 남전이 말했다. 만약 자네가 있었다면 고양이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南泉和尚, 因東西兩堂爭貓兒, 泉乃提起云, 大眾, 道得即救, 道不得即斬卻也. 眾無對, 泉遂斬之. 晚趙州外歸, 泉舉似州. 州乃脫履, 安頭上而出. 泉云, 子若在, 即救得貓兒.
평창(評唱) 역(譯)
무문은 말했다. 자, 말해 보라. 조주가 짚신을 머리에 인 까닭은 무엇일까? 만약 여기에서 한 마디를, 할 수 있다면 곧 남전의 명령이 헛되이 행해진 것이 아님을 알리라.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위험하다! 無門曰 且道. 趙州頂草鞋意作麼生. 若向者裏下得一轉語, 便見南泉令不虛行. 其或未然, 險.
송(頌) 역(譯)
頌曰 趙州若在, 倒行此令. 奪卻刀子, 南泉乞命.
게송으로 읊다. 조주가 만약 있었다면그 명령을 거꾸로 행했으리. 칼을 빼앗기고 남전도 목숨을 빌었으리.
사족(蛇足)
남전선사(南泉禪師)는 조주선사(趙州禪師의) 스승이고 육조혜능(六祖慧能) 대사의 법손이다. 한 회상(會上)의 총림을 꾸릴 만큼 고승대덕이다. 많은 대중이 모여 살다 보면 하잖은 일에도 말썽이 난다. 남전선사 회상에서도 동쪽 서쪽 선방(禪房)이 나누어져, 고양이 한 마리를 가지고 서로 자기 선방 고양이라고 싸웠다. 싸우는 소리가 조실 방까지 들렸다. 출가를 했으면 일대사를 해결하기 위해서 금쪽같은 시간을 오로지 참선을 해야 할 수행자들이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이런 꼴을 보이니, 조실로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싸움의 발단은 한 마리 고양이에 대한 어리석은 중들의 집착이다. 그래서 남전 선사는 고양이 목덜미를 쥐고 계도(戒刀)를 빼어 들고 <자, 일러 보아라! 이 고양이를 살릴 방법을 한 마디 일러 보아라! 고양이를 살릴 방법을 이르지 못하면 바로 베어버리겠다>. 소란을 피우던 그 많은 스님들 중에 한 마디 답하는 사람이 없자, 바로 고양이 목을 베어버렸다. 고양이가 죽자, 양쪽 선방 싸움은 종식되었다. 그러나 아무 죄도 없는 고양이의 죽음이 마음에 남았던지, 외출했다가 밤늦게 돌아온 조주선사에게 낮에 있었던 일을 말하고 그대라면 어찌했겠느냐? 고 묻자, 신고 다니는 짚신을 머리에 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리자, 그대가 낮에 있었더라면 고양이는 살렸을 텐데 말했다는 선화(禪話)다. 부처님 계율로 보면 살생은 파계인데, 고양이를 죽인 죄는 누가 받는 것인가? 칼로 고양이를 벤 남전선사인가, 답을 못한 대중스님인가? 조주선사가 짚신을 머리 위에 얹고 나간 뜻이 무엇이며? 네가 낮에 그 자리에 있었다면 고양이는 살렸을 텐데 말한 남전 선사의 속내는 무엇인가?
[끝말]
신발을 신고 다니는 건 일상의 지혜, 분별지다.
걸을 때 신는 물건인 신발을 머리에 얹는 건 일상을 뒤집어 엎은 혁신적 발상이며, 이는 다름아닌 활발발한 지혜(禪機)이다. 그러면 짚신을 머리에 인채 곧 바로 절에서 나가버리는 행동은 무슨 뜻인가? 짚신을 머리에 얹는 짓에도 머물지 않고 놓아버림이다. 어떤 것에도 매이지 않아 머물지 않음이다. 몰종적(자취를 남기지 않음). 그게 곧 생사를 유희하는 신령스런 생명 활동이니까.
첫댓글 야옹~~~
그랬다간 바로 남전스님의 칼날에 목이 달아날 겁니다. ^^
_()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