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받으면 흔히 AST와 ALT라는 두 가지 간 효소 수치를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이 수치가 높으면 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45세 미만의 성인에서는 AST와 ALT가 낮은 사람에게서 조기 대장암이 더 많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AST·ALT
AST와 ALT는 간세포에 존재하는 효소다. 간세포가 손상되면 혈액으로 이들 효소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수치가 올라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높은 AST와 ALT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
그런데 미국 의료정보 기업 Epic Research가 2017~2025년 18~44세 1만1,000명 이상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조금 달랐다.
AST가 14 유닛/리터 미만인 사람은 AST가 14~29 유닛/리터인 사람보다 45세 이전 대장암 진단 가능성이 65% 높았다. ALT가 14 U/L 미만인 사람도 비교군보다 68% 높은 가능성을 보였다.
숫자만 보면 상당히 놀라운 결과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이 65% 증가했다'는 표현을 곧바로 '낮은 AST가 암을 일으킨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낮은 간 수치가 암을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낮은 AST·ALT와 대장암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왜 그런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낮은 간 효소 수치가 실제 원인이 아니라 근육량 감소, 영양 상태, 신체의 대사 상태 등 다른 요인을 반영하는 지표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간 수치를 일부러 높이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거나 'AST·ALT가 낮으니 대장암 검사를 당장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실제로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도 이번 결과만으로 젊은 사람에게 조기 대장내시경을 권할 근거는 없다고 강조한다. 연구 결과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 재현되고 검증될 필요가 있다.
왜 이런 연구가 중요할까?
최근 젊은 성인에서 대장암이 증가하면서 '왜 젊은 사람들에게 대장암이 늘어나는가?'라는 질문이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 비만과 대사 건강, 식습관, 운동 부족, 장내 미생물, 항생제 사용 등이 여러 가능성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어느 하나만으로 최근의 증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우리가 평소 아무렇지 않게 보는 일상적 혈액검사에도 질병의 위험을 알려주는 숨은 신호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흥미롭게도 이전에 영국 바이오뱅크 37만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AST와 ALT가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에게서 장기적인 대장암 위험이 낮은 연관성이 관찰된 바 있다. 다만 이 연구 역시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