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수영 어방놀이’는 <그물 깁는 소리>,
<용왕고사소리>, <내왕소리>, <사리소리>,
<가래소리>, <칭칭이소리> 등 모두 여섯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왕고사소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앞소리와 뒷소리로 나뉘어져 메기고 받는 소리로 진행되나, <용왕고사소리>만은 제주(祭主)가 용왕님께 치성 드리는 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사자성어 표현이 많고, 어부들의 애환과 신세 한탄 등의 내용이 많으며, 느린 메나리조 가락이 주종을 이룬다. 1978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62호로 지정되었다.
<그물 깁는 소리>는 고기잡이를 나가기 위해 그물을 손질하면서 터진 데를 기울 때 부르는 소리인데, 수영의 산천 경계와 중국 고사 등을 인용하여 사설을 이끌어나간다. “만경창파 십리허에”라고 앞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이 뒷소리로 받는다.
<용왕고사소리>는 선주가 용왕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내용으로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께 비나이다”로 시작한다.
<내왕소리>는 그물 줄을 꼬면서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인생살이 애환을 읊어대면서 “운천강에―에헤야”, “남글비야―에헤야” 이런 식으로 앞소리를 메기면 뒷소리 “에헤야”로 받는다.
<사리소리>는 고기가 든 그물을 잡아당기면서 부르는 노래로 “이 줄을 놓고”라고 앞소리를 메기면 뒷소리 “오오 사리여”로 받는다.
<가래소리>는 잡은 고기를 퍼 담으면서 부르는 노래로 “실렁실렁 실어보자” 하고 앞소리를 메기면, “오호 가래야”로 받는다.
<칭칭이소리>는 마지막에 한판 어울려 춤추고 놀 때 부르는 소리로 “청청하늘에 잔별도 많고”라고 앞소리를 메기면 모두 “겨기나 칭칭이노네”로 받는다.
앞의 것이 모두 노동요라면 <칭칭이소리>만은 유일한 유희요이다.
좌수영 어방놀이에서 부르는 소리는 고기잡이의 고단한 삶을 표현한 어로요이다. 이 노래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물 깁는 소리>는 장산과 폭포, 해운대와 동백섬, 수영강, 신선대, 오륙도, 만경창파 등 수영 주변의 자연경관을 주로 읊었다. 이 소리는 9단락으로서 1행이 4·4조로 된 것이 많다.
<용왕고사소리>는 다섯 방향의 바다 용왕에게 풍랑과 재해가 없도록 빌고, 만선의 풍어를 얻어 귀향하기를 비는 내용이다. 이 소리는 모두 4단락으로 역시 각 행은 4·4조가 많다.
<내왕소리>의 주된 내용은 열심히 일하자는 근면 정신, 장가를 들어 가정을 이루려는 성가 정신, 부모를 봉양하려는 효도 정신, 남녀 간의 연정을 나타내는 연애 사상,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회귀본능 등인데, 사설에 줄거리가 있지는 않다. 각 행이 4~6음절의 단구이며, 내용은 모두 6단락으로 되어 있다.
<사리소리>는 그물을 잘 당겨 고기가 도망가지 않도록 해서 만선의 풍어를 기약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소리는 각 행이 4~6음절의 단구이며, 모두 4단락으로 되어 있다.
<가래소리>의 내용은 고기잡이로 부(富)를 기약하고, 총각 어부의 여인에 대한 연정을 도모하며, 부모 봉양 등을 목표로 하지만, 현실의 작업이 너무 고단하여 결국 신세타령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소리는 각 행이 4·4조가 많고, 모두 9단락으로 되어 있다.
<칭칭이소리>의 내용은 가난한 어부들의 삶, 여인에 대한 그리움, 고단한 어로 작업에 대한 한탄, 풍어의 감사 등이 드러난다. 내용 중에는 <가래소리>의 한 부분을 반복해 부르기도 하고, <상엿소리>를 인용하여 부르기도 한다. 이 소리는 1행이 4·4조로 된 것이 많은데, 모두 10단락이다.
1971년 좌수영 어방놀이를 발굴할 때 다행히 수영 앞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했던 노인들이 살아 있어서 노동요의 채록과 함께 전통 어로 도구를 복원할 수가 있었다. 재래식 그물과 끌줄, 줄을 꼬는 줄틀, 고기를 퍼 담는 가래(뜰채) 바구니, 몸 앞을 가리는 앞두대, 어둠을 밝히는 어등, 목도대 등을 고스란히 재현하였다. 그래서 수영 앞바다의 재래식 고기잡이 모습을 오늘날에 전승할 수 있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첫댓글 수영은 조선시대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해양 방어와 수군의 활약이 중심이 된 중요 지역이었다. 경상도 좌측에 위치한 이 곳은 넓은 바다와 접해 있어 풍부한 어획량을 자랑했고, 이에 따라 수군과 어민들은 긴밀히 협력하며 공동의 삶을 꾸려갔다. 어민들은 바다의 풍요로움을 누리기 위해 뛰어난 고기잡이 기술을 익혔고, 수군들은 조국의 안전을 위해 용기와 힘을 모아 바다를 지켜냈다.
이들이 만들어낸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어방’ 조직이다. 힘과 기술이 뛰어난 어민들이 힘을 합쳐 함께 고기잡이 작업을 수행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불리던 노래, ‘어로요’는 험난한 고기잡이의 순간에도 희망과 연대의식을 담아 부른 노래였다. ‘후리소리’라고 불리던 이 노래는 단순한 민속음악을 넘어 수군과 어민들이 공유하는 하나의 언어였으며, 공동체의 결속과 정신을 북돋우는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