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선 동서남북 어디로 가나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바다마다 차이가 있다면 접근성, 바다를 둘러싼 풍경, 유명세 정도일 것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곳이 많다 보니 어디를 가야 하는지도 고민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기가 좋고, 가기도 편하며 멋진 풍경을 지닌 곳을 찾아가는 게 무난하다. 함덕해수욕장은 이 세 가지를 완벽하게 갖춘 곳이다.
함덕해수욕장은 제주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15km 떨어진 조천읍에 있다. 동일주도로를 타고 시내를 빠져나가 조금만 달리면 도착한다.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도 최적이다. 해수욕장 입구 함덕환승정류장엔 동일주도로를 달리는 급행버스 101번과 일반버스 201번이 정차한다. 시내 간선 노선 중에도 함덕을 종점으로 하는 노선이 몇 있어 편하게 오갈 수 있다. 함덕해수욕장이라고 크게 적힌 간판 아래로 그 인기를 실감케 하는 드넓은 주차장과 2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나아가면 광활한 백사장과 함께 하늘보다 짙고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멀찍이 야자수가 사람들을 마중하듯 서 있는 해변의 카페는 휴양지 분위기를 한껏 높여준다. 이날 날씨가 쌀쌀했음에도 해변은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과 창공을 유유히 가르며 나아가는 패러글라이더, 야자수 아래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등 다양한 색채로 칠해져 비수기가 무색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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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따라 걷다가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날 웃음 짓게 만든 장본인은 돌하르방이었다. 보통 돌하르방 하면 근엄하게 서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돌하르방은 잠깐 휴가를 나왔는지 선글라스를 쓴 채 팔을 등 뒤로 쭉 뻗어서 짚고 바다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이 익살스러웠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형태였다. 안내판을 보니 제목은 ‘선탠하는 돌하르방’이고, 북촌 돌하르방미술관에서 설치한 듯했다. 돌하르방미술관은 함덕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떨어져 있고 이처럼 다양하고 익살스러운 돌하르방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해변엔 재미난 볼거리를 선사해 주고, 자연스레 미술관도 홍보하며 관심이 생긴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으니 윈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근처에 있던 다른 여행자도 돌하르방이 흥미로워 보였는지 다가와 사진을 부탁했다. 그렇게 서로 몇 장씩 찍어주며 재미난 만남을 카메라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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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해수욕장은 함덕서우봉해변이라고도 불리는데, 해변 옆에 오름인 서우봉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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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입구에서 돌담을 따라 야트막한 오르막을 올라가면 정자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선택지는 두 가지이다. 해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둘레길과 정상으로 향하는 산책로이다. 둘레길은 700m가량 이어지며, 높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다.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지나 넓고 쭉 뻗은 길을 걸을 땐 마치 드라이브를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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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멀리 왔다 싶을 때 뒤를 돌면 고운 바다와 듬직한 한라산이 조화를 이룬다. 강하게 햇빛을 받은 한라산은 실루엣처럼 윤곽만 보여 바다와 대비되었고 그 풍경이 더욱 신비했다. 오름의 끄트머리에 가면 둘레길은 갑자기 울창한 숲길로 바뀐다. 숲길을 넘어가면 북촌리 해동포구가 나온다. 함덕을 찾기 전 하루는 서우봉의 반대편 해동포구에서 일제동굴진지까지 걸었기 때문에 길이 서로 연결되어 있을 거라고 추측했으나, 안내판에는 미개통구간이라고 나와 있어 잠깐 걸었다가 도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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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갈림길로 돌아왔을 땐 오후 4시 무렵이었다. 이날 목적 중 하나는 일몰을 보는 것이었다. 처음엔 다른 곳에서 일몰을 보려 했으나 서우봉이 꽤 마음에 들었고 낙조전망대도 있어 여기서 보기로 했다. 서우봉 산책로는 제1숲길부터 제3숲길까지 있으며, 길이는 총 2550m로 등산만 하고 나온다면 1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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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숲길 산책로
서우봉에는 정상이 두 곳 있는데, 각각 서모 정상과 망오름 정상이다(서우봉은 두 오름을 통칭한 이름이다). 제1숲길을 따라서 오르면 먼저 닿게 되는 서모 정상은 등산로와 정상의 경계가 모호하다. 안내 문구와 벤치가 없으면 정상인 것도 모른 채 그냥 지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숲길의 어느 한 지점에 불과한 느낌이다. 경치는 나무에 많이 가려 애를 써야 간신히 볼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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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모봉 정상
나는 잠시 목만 축이고 서모 정상을 지나 망오름 정상으로 향했다. 망오름 정상은 제2숲길로는 갈 수 없고, 망오름길을 통해 갈 수 있다. 망오름 정상은 서모봉과는 다르게 운동장만큼 넓어 정상에 온 기분이 들었다. 함덕 쪽 풍경은 여전히 가렸지만, 그 반대편 북촌 쪽 풍경은 훤하게 내려다보였다. 뉘엿뉘엿 지는 햇빛을 받은 섬은 따뜻한 색감을 머금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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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오름 정상. 매년 일출제가 열리는 일출 명소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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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 동쪽의 풍경. 김녕과 하도에 있는 풍력단지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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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앞바다에 길게 뻗은 무인도인 다려도도 보인다.
해가 더 기울기 전에 낙조전망대로 이동했다. 서우봉 입구로 돌아가는 제3숲길에 있으며 망오름 정상에서 지름길을 타고 갈 수 있다. 낙조전망대는 평평한 흙바닥 위에 나무 벤치 몇 개가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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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전망대
앞선 두 정상과 달리 함덕 해변이 아담하지만 깨끗하게 보였다. 파도가 일렁이는 것 같은 모양의 넓은 초원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들이 풍경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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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이 임박하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수십 명이 되었다. 해가 떨어지며 하늘과 바다가 발갛게 물들자 주변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빠르게 내려가던 해는 금세 어느 오름 뒤로 쏙 들어가 자취를 감췄다. 기대보다 훨씬 운치가 있는 풍경에 여운이 길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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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서우봉해변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1004-5(함덕해수욕장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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