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는 이태리 사람들의 커피
아메리카노는 아메리카 사람들의 커피
믹스커피는 코리안의 커피였다
스타벅스가 입국하자 한국사람들도 미국인들이 마시는 빅사이즈 컵의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했다
믹스커피는 시골 노인네들이나 마시는 촌스러운 커피로 전락했다
빅컵 커피의 용량은 우리에겐 너무 과하다
절반 정도의 용량이면 적당하다
그러나 유행처럼 큰 컵을 들고 다니며 마시는게 유행이 됐다
그것도 점심 식사 후 바로 한 컵을 마신다
당연히 그것도 과식이다
간장 종지만한 잔에 에스프레소 한 잔을 놓고 노천 카페에서 몇 시간을 노닥거리는 커피 마니아들의 천국
파리, 이태리 사람들과 우리의 커피 문화는 좀 거리가 멀다
빅컵의 아메리카노는 덩치가 산 만한 미국사람들의 커피 양이다
스타벅스가 그나라에서 데려온 크기다
이태리에서는 멀겋게 물 탄 커피는 메뉴에 없다
물론 커피라고 쳐주지도 않는다
비 오는 날 오후
바람 부는 날
눈이 내리는 날
낙엽 지는 저녁
볶은 콩을 갈아서 잔잔히 내려
마시는 커피는 풍경이다
온 집안에 퍼지는 커피 향은 고혹적이다
그렇게 커피는 마시는 게 아니고 즐기는 것이다
한국을 다녀간 유럽 사람들은 지금 한국의 믹스커피에 열광 중이다
달콤하고 고소한 마성의 맛에 감탄한다
한국의 커피 하면 믹스된 봉지 커피다
한국인들은 몸에 안 좋다고 끊은 지 벌써 오래된 봉지 커피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러나 커피의 변신은 무죄다
커피의 카페인은 현대인들을 중독시켜 필수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커피의 맛은 분위기도 중요하다
혼자 조용히 가을 창가에 앉아 마시는 커피는 낭만적이다
스타벅스 매장, 어디 앉을 틈도 없는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마시는 커피는 구정물과 다름없다
파리지앵은 커피를 낭만과 함께 마시지만
아메리칸이나 코리안은 음료처럼 마신다
대한제국 황제 고종이 마시던 커피
사랑에 울고
슬픔에 잠겨
가슴을 쓸어내리고
온 세상 허물어질 것 같은 날에
한잔의 커피는 위로이고 낭만이다
삶은 빈 잔이다
그 빈 잔에 향기로운 커피를 담아 마셔라
그리고 다시 일어나고 살아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