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강의(經史講義) 22 ○ 시(詩) 2
[동궁지십(彤弓之什)]
* 彤弓之什(동궁지십)은 《시경(詩經)》 소아의 한 편명으로, 천자가 공이 있는 제후에게 붉은 활(彤弓)을 하사하는 의례와 그 의의를 노래한 시입니다
이 장에 대해 대지(大旨)에서는 “천자가 공이 있는 제후에게 잔치를 베풀어 주고 활과 화살을 하사한 것이다.” 하였는데, 장(章) 안에서는 활만 말하고 화살을 말하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 《집전》에 이르기를, “초(弨)라는 것은 풀어져 있는 모양이다.”고 했는데, 풀어진 것만 말하고 팽팽하게 맨 것을 말하지 않은 것은 또한 어째서인가? 가빈(嘉賓)은 누구를 가리켜서 말한 것이고, ‘하루아침에 연향을 베푼다[一朝饗之]’는 것은 또한 무슨 뜻인가?
[이익운이 대답하였다.]
활을 말하고 화살을 말하지 않은 것은 바로 큰 것을 들어 작은 것까지 포괄한다는 뜻입니다. ‘초혜(弨兮)’의 초(弨) 자에 대해서는 선유(先儒)가, 활을 하사할 때에는 팽팽하게 매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가빈(嘉賓)은 필시 공이 있는 제후일 것이며, ‘하루아침에 연향을 베푼다’는 것은 머뭇거리거나 애석하게 여기는 뜻이 없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고주(古註)의 설을 지금 대부분 쓰지 않는데, 청아(菁莪)에 이르러서는 매양 유도(儒道)를 교화하고 배양하는 데에 쓰는 것은 어째서인가? 중아(中阿)와 중릉(中陵)은 모두 높고 마른 땅인데, 《집전》에서는 굳이 아중(阿中)과 능중(陵中)이라고 하여 글자를 거꾸로 바꾸어 해석한 것은 어째서인가? ‘즐겁고 또 예의가 있다’는 것은 예의가 있는 것을 말한 것인데, 이것은 현자를 만난 사람이 예의가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만난 군자를 가리켜 찬미한 것인가? 시의 뜻은 본디 한 절(節)씩 나아갈수록 앞의 절보다 뜻이 깊어지는데, 제1장에서는 “즐겁고 또 예의(禮儀)가 있도다.[樂且有儀]”라고 하였고, 제2장에서는 다만 희(喜) 한 자만을 말하였다. 희 자의 뜻은 이미 낙(樂) 자만큼 깊지도 못하고 ‘예의가 있다[有儀]’는 따위의 찬미하는 말도 없으니, 어찌 의심할 만하지 않은가. 낙(樂)이란 것은 희(喜)가 깊어서 열예(悅豫)하는 데에까지 이른 것이다. 정자(程子)가 말한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好之不如樂之]”는 것으로 보면 낙 자의 뜻은 희 자보다 깊어야 할 것 같은데, 이 두 장 안에서 먼저 낙이라고 하고 뒤에 희라고 한 것은 어째서인가? 백붕(百朋)이란 말은 그 수가 얼마인가? 양주(楊舟)의 비유는 그 뜻을 어디에 근거해서 취한 것인가? “두둥실 떠 있는 배가 가라앉았다 떴다 하도다.[汎汎楊舟 載沈載浮]”라는 말은 이미 군자를 만나지 못해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모양이라고 풀이했는데, 또 어째서 “이미 군자를 만나니, 내 마음이 안정되도다.[旣見君子 我心則休]”의 비유로 삼은 것인가? 재침(載沈)이란 것은 물에 빠져 잠기는 것을 이른다. 마음은 안정되지 않았더라도 오히려 안정시킬 수 있을 때가 있겠지만 배는 한번 잠기면 어찌 다시 뜰 리가 있겠는가.
[이종섭이 대답하였다.]
청청자아편(菁菁者莪篇)이 인재를 기름을 즐거워한 시라는 것은 이미 주자(朱子)의 백록동부(白鹿洞賦)에도 나타나니, 후학으로서는 의당 주자의 설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의심할 바가 없습니다. 《집전》에서 아(阿)와 능(陵)을 뒤집어 해석한 것은 허실(虛實)이 나뉘어졌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리고 예의(禮儀)를 현자를 만난 사람에게 귀속시키는 것도 그의 아끼고 공경하는 실상을 말한 것입니다. 낙(樂) 자와 희(喜) 자는 확실히 뜻이 깊고 얕은 차이는 있지만 아래 위의 구법(句法)이 호문(互文)과 다르지 않으니, 깊이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백붕(百朋)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5패(貝)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2패(貝)라고 하는데, 어느 것을 표준으로 따라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배가 물에 떠 있는 것에는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과 같은 점이 있으니, 비유를 취한 뜻은 대개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인(古人)이 이르기를, “마음이 둥둥 뜬 것이 매지 않은 배와 같도다.” 하였고, 또 이르기를,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 매달린 깃발 같도다.” 하였는데, 이러한 따위의 사례에서도 유추해 볼 수가 있습니다.
사기(四騏)는 어떠한 말이며, 노거(路車)는 어떠한 수레인가? 점불(簟笰)과 어복(魚服)은 어떠한 물건이며, 약기(約軝)와 착횡(錯衡)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난(鸞)은 무엇 때문에 8개이며, 노(路)는 무엇 때문에 5개인가? ‘유창총형(有瑲蔥珩)’에 대해 주(註)에서 “창(瑲)은 옥 소리이다.” 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잠깐 쓴 나물을 뜯는다[薄言采芑]’고 하였는데, 군사들이 단지 나물만을 먹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4장의 안에서 방숙(方叔)이 접전(接戰)한 일을 말하지 않은 것은 어째서인가? 군사들이 행군하면서 나물을 뜯는 행동에 마치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장난 같은 점이 있는데, 이는 무엇 때문인가?
[이동직(李東稷)이 대답하였다.]
말을 기(騏)라고 한 것은 그 색이 청흑색(靑黑色)이기 때문이고, 수레를 노(路)라고 한 것은 경사(卿士)의 명거(命車)를 가리킨 것입니다. 점불(簟笰)은 바로 무늬를 놓은 네모난 대자리이고, 어복(魚服)은 활집과 화살통입니다. 약기(約軝)는 피혁(皮革)으로 수레를 묶는 것이고, 착횡(錯衡)의 착(錯) 자는 문채(文采)라는 뜻입니다. 수레를 끄는 말이 네 필인데, 말 입 양쪽 곁에 각각 방울이 하나씩 있는 것입니다. 천자의 수레는 다섯 가지인데, 노거(路車)의 제도에 대해서는 아직 상세히 고찰하지 못하였습니다. 방울 소리[鸞聲]를 나타내는 창(瑲)은 방울 소리를 말하는 것이지만, 총형(蔥珩)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온화하고 윤기나는 옥색(玉色)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수초(水草)가 있는 곳에 군대의 대오(隊伍)를 머물게 할 수 있으니, 기채(芑菜)를 캔다면 인마(人馬)에게 모두 필요함을 말한 것 같습니다. 끝 장에 ‘만형이 와서 두려워하여 복종하도다[蠻荊來威]’라고 하였으니, 접전(接戰)한 것을 말하지 않아도 공이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군사들이 행군할 때에는 날마다 1사(舍)를 간다고 하니, 이미 매우 정돈되고 여유가 있어서 기(芑)를 캘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시는 주 선왕(周宣王)이 문왕(文王), 무왕(武王)이 경토(境土)를 복구하고 거마(車馬)를 수리하고 기계(器械)를 갖추었음을 시인이 찬미한 것이다. 그런데 조회(朝會)와 전렵(田獵)을 반드시 동도(東都)에서 한 것은 어째서인가? 보초(甫草)는 어느 지역이며, 오(敖)가 지명이라는 것도 근거가 있는가? 1장에서는 동도에 가려는 일을 말하였고, 2장과 3장에서는 모두 사냥하는 일을 말하였고, 4장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회동하기를 계속해서 하도다[會同有繹]’라고 하였는데 사냥을 먼저 하고 회동을 나중에 한 것은 어째서인가? 결습(決拾)은 어떤 물건이며, “말 모는 법도를 잃지 않거늘, 화살을 발사함에 깨뜨리는 듯하도다.[不失其馳 舍矢如破]”라는 말은 무슨 말인가? “네 필의 황마에 이미 멍에 메니, 두 필의 참마가 기울지 않도다.[四黃旣駕 兩驂不倚]”라는 것은 바로 수레를 탄 사람이지 선왕(宣王)을 가리킨 것이 아니니, 그렇다면 화살을 쏜 사람은 누구인가? 보졸(步卒)과 거어(車御)가 놀라는 것은 일상적으로 없는 일이다. 애당초 놀란다고 말하지 않는 것은 괜찮지만 굳이 놀라지 않는다고 하면서 찬미한 것은 어째서인가? 소리가 난 다음에 소문이 있는 법이니, 소문이 있는 것은 무슨 소리가 있어서인가? 그리고 소리가 없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이현묵이 대답하였다.]
낙양(洛陽)의 위치는 천하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공(周公)이 경영한 공(功)과 성왕(成王)이 제후들을 만나 조회하던 일을 돌이켜 생각건대, 선왕(宣王)이 다시 중흥하는 초기에 어찌 동도(東都)에서 조회 받고 사냥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보초(甫草)와 오(敖)는 모두 정(鄭) 나라에 속한 지역인데, 이때에 정 나라 땅은 아직도 기내(畿內)에 있었습니다. 거마를 수리하고 기계를 갖춘 뒤에야 제후를 만나고 사냥을 행하는 것이니, 장(章)의 차례가 앞에 있고 뒤에 있는 것은 서로 조응하는 것이 됩니다. 결습(決拾)은 세속의 이른바 깍지[角指]와 팔찌[臂匣]이고, “말 모는 법도를 잃지 않거늘, 화살을 발사함에 깨뜨리는 듯하도다.”라는 말은 활 쏘고 말 모는 것을 모두 잘 하는 것을 가리킨 것입니다. 거마가 아주 잘 정돈되고 다스려졌다면 깨뜨리는 듯이 활을 쏜다는 것은 사부(射夫)가 활을 잘 쏘는 것을 가리킨 것 같습니다. 군대 행렬이 엄하면서도 여유가 있어 아무런 떠드는 소리가 없이 고요한, 즉 놀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소문이 있다는 것은 다만 군사들이 행군한다는 소문만을 들은 것이고, 소리가 없다는 것은 떠들며 놀라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백성들의 유언비어를 어찌하여 징계하지 않는고.[民之訛言 寧莫之懲]”라고 하였는데, 옛날에도 유언비어가 있었는가? 그리고 그 당시에는 유언비어가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가? 옛날의 유언비어는 지금의 유언비어와 같은가, 다른가?
[박종정이 대답하였다.]
다만 ‘유언비어[訛言]’라고만 하고 무엇 때문에 이러한 말이 있게 되었는지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비록 분명하게 지적해서 답변할 수가 없기는 합니다마는, 그러나 지금의 유언비어는 못된 무리들이 근거 없이 지어낸 말들이니, 주(周) 나라 때와 비교해 보면 몇 층의 차이가 날 뿐만이 아닙니다.
이상은 동궁지십(彤弓之什)이다.
[彤弓之什]
此章大旨云天子燕有功諸侯而錫以弓矢云。則章內言弓而不言矢何也。集傳云弨者弛貌。言弛而不言張。亦何歟。嘉賓指誰而言。一朝饗之者。亦何義歟。
益運對。言弓不言矢。卽擧大包小之義。弨兮之弨。先儒以爲賜弓不張。嘉賓必是有功詩侯。一朝饗之。言其無遲留顧惜之意也。
古註之說。今多不用。而至於菁莪則每用於培養儒化之地者何也。中阿中陵。皆是高燥之處。而集傳則必以阿中陵中倒釋之者何歟。樂且有儀云者。言其有禮儀也。此是見賢之人。有禮儀之謂耶。抑亦指所見之君子而贊美歟。詩意自有一節深於一節處。而第一章則曰樂且有儀。第二章則只言一喜字。喜字 之義。旣不如樂字之深。而亦無有儀等贊歎之語。豈非可疑歟。樂者喜之深而至於悅豫者也。以程子所云好之不如樂之者觀之。樂字之義。似當深於喜。而今此二章之內。先樂而後喜何也。百朋之名。其數幾何。楊舟之譬。取義何據。汎汎楊舟。載沉載浮云者。旣是未見君子而心不定之貌。則何以爲旣見君子。我心則休之譬也。載沉者沉溺之謂也。心不定則猶有可定之時。而舟一沉則豈有更浮之理耶。
宗燮對。菁莪。樂育。已見於朱子白鹿洞賦。後學之當從朱說。恰好無疑。集傳之倒釋阿陵。似因虛實 之分。而禮儀之屬於見賢者。亦言其愛敬之實也。樂字喜字。煞有淺深。而上下句法。無異互文。則恐不必深疑矣。百朋或云五貝。或云二貝。未知誰所的從。舟之在水。有若心之不定。取譬之義。蓋以是也。且古人云泛乎若不繫之舟。又云心搖搖兮懸旌。此等處亦可推類而觀矣。
四騏何樣之馬。路車何等之車也。簟笰魚服何物也。約軝錯衡何謂也。鸞何爲而八。路何爲而五歟。有瑲葱珩。註云瑲玉聲者何也。薄言采芑。軍之只食菜何也。四章之內。不言方叔接戰之事何也。軍行采芑。有
若雍容兒戲之爲何歟。
東稷對。馬之稱騏。以其色之靑黑也。車之曰路。指卿士之命車也。簟笰卽方文竹簟。而魚服則弓矢之韔也。約軝卽皮革束車。而錯衡則文采之錯也。駕車之馬四。而馬口兩傍。各有一鸞。天子之車五。而路車之制。未及詳考矣。鸞聲之瑲。雖言其聲。而在葱珩。則或言其溫潤之玉色。水草之處。可駐軍行。而采芑菜則似謂人馬之俱需。末章云蠻荊來威。則不言接戰。而功可以見矣。師行稱日行一舍。則旣極整暇。而芑可以采矣。
此詩乃宣王所以復文武之境土。脩車馬備器械。而詩人贊美之者也。若其朝會田獵之必於東都者何也。甫草是何地。而敖之地名。亦有可據歟。一章言將往東都之事。二三章皆言田獵之事。而至於四章始曰會同有繹。先田獵而後會同者何歟。決拾是何物。而不失其馳。舍矢如破者何謂也。四黃旣駕。兩驂不倚者。乃是乘車之人。而非指宣王。則舍矢之人。誰所射歟。徒御之驚。乃是不常有之事。初不言驚可也。而必曰不驚而美之者何也。有聲然後有聞則其所以有聞者。何聲歟。其所以無聲。何故歟。
顯默對。洛陽道里。中於天下。想周公經營之功。追成王會朝之業。則宣王再昌之初。安得不會獵於東都乎。甫草與敖。俱屬鄭地。而是時鄭地尙在畿內矣。脩車馬備器械然後。會諸侯行狩獵。則章次先後。互相照應。決拾俗所謂角指臂匣。而不失其馳。舍矢如破。蓋指射御之俱善。車馬旣極整治。則如破之射。似指射夫之善矣。軍行整暇。寂無喧譁。則不驚之謂也。有聞者。但聞師徒之行。無聲者。不有喧譁之驚也。
此云民之訛言。寧莫之懲。古亦有訛言之患歟。伊時訛言。何爲而興。古之訛言。與今之訛言。同歟異歟。
宗正對。但稱訛言。而旣不明言其何爲而致此。雖不敢指的仰對。而今之訛言。此是不逞之徒無根之言。比之周時。又不啻幾層矣。以上彤弓之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