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반천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수자원공사에 지난 태풍 ‘차바’ 당시 발생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자원 공사가 사연댐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물에 잠기고 차량이 침수됐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구 태화·우정시장 상인들은 혁신도시 건설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빗물 저류조를 잘못 건설해 시장이 침수됐다며 LH에 보상을 요구했었다.
전후 사정을 살피면 피해 주민들의 요구는 일리가 있다. 혁신도시가 위쪽에 들어서면 태화시장으로 흘러드는 빗물양이 이전보다 몇 배나
많아져 이 일대가 물에 잠길 것이란 주장은 여러 번 나왔다. 하지만 LH는 현상을 기준근거로 내 세우며 이런 주장을 묵살했다.
반천 현대 아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자원 공사는 “비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쏟아진 것”을 이번 피해의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시간당 60~70㎜ 정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160㎜ 이상 쏟아져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다. 사연댐도 이전부터 水門을 새로 건설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주민들이 LH와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배경에는 정부지원의 미약 내지 불투명성도 한 몫하고 있다. 수재
직후에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부의 혼란상은 그 가능성을 더
약화시키고 있다. 정권의 근본이 흔들리고 온 나라가 ‘최순실 게이트’에 빨려들고 있기 때문에 과연 정부가 제대로 지원할 수 있을지 조차
의문스럽다.
정부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진다 해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실질적인 지원이 시작되면 지금보다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다. 개인별,
피해별로 현금이 지급되면 사람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오해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지원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여기는 이재민이 나오기 마련이다. 피해정도가 다를 것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지원금을 배분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요구 내용을 수용하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 피해 당사자만큼 아픔을 겪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주장 가운데는 일부 불합리한 부분도 없지 않다. 이를 조절해 원만하게 일을 처리해야 할 책임은 지자체에게도 있다. 지금처럼 강 건너 불 보듯
해선 안 된다.
기사입력: 2016/10/26 [19:09]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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