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제2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3연승을 달린 신진서 9단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터뷰/ 농심배 3연승 달린 신진서 9단
"목표는 처음부터 다 이기는 거였다"
한중일이 단체전으로 벌이는 '바둑 삼국지'인 제2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신진서 9단이 3연승을 달렸다. 개인 첫 3연승이다.
3연승째 상대인 양딩신 9단은 신진서 9단이 전기 대회에서 7연승을 허용했던 난적. 작년 패배를 통쾌한 내용으로 설욕했다. 국후 신진서 9단을 대국장에서 인터뷰했다.
Q. 난적을 꺾었다. 승리 소감은.
A. "일단 정신이 없다. 바둑 자체가 복잡해서 사실 그렇게 좋은 줄 몰랐는데 나중에 (AI를) 보니까 좋다고 해서 놀랐다. 다음 판은 더 잘 준비하겠다."
Q. 어떻게 진행됐는지 총평을 한다면.
A. "초중반에 그렇게까지 좋은 줄 몰랐고 편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았다. 나중에 급소를 많이 당해서 만만치 않아졌다. 양딩신 선수가 초읽기 몰려 갑자기 착각한 장면에서는 확실히 좋았다."
Q. 승부처라면 어디였을까.
A. "승부처는 중앙이었던 것 같다. 백이 흑집에 수를 내러 온 장면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
Q. 대국을 앞두고 신경 쓴 점이 있었다면.
A. "중국 기사들은 누구와 대국하더라도 어려운 상대이다. 특히 상대전적에서 밀리기 때문에 좀더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포석 등 준비를 많이 했고 그래서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Q. 다음 상대가 이치리키 료 9단인데.
A. "최근 세계대회에서 자주 보이는 기사이고, 전투가 워낙 강해서 급박한 전투바둑은 피하고 싶은 상대이다. 평소처럼 포석 공부를 하고 상대 연구를 하겠다."
Q. 상대전적에서 2승으로 앞서 있다.
A. "오래된 기억이고 AI도 없던 시절이라서 큰 의미가 없다. 이치리키 선수가 최근 들어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저도 열심히 두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 3연승을 거두고 2승을 남겼다.
Q. 연일 대국을 벌이고 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어 좋은지.
A. "둘 다 있다. 그래도 1시간 대국이라서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초반에 나와서 오래 대국하면 체력적으로 부담될 수 있는데 마지막쯤에 나와서 계속 대국하는 것은 괜찮은 것 같다."
Q. 국가대항전에 대한 부담감과 마음가짐은.
A. "평소 같으면 세계대회 개인전이 가장 비중이 큰 시합인데 농심배는 좀 특별하다. 단체전이지만 굉장히 부담되고 신경을 쓰는 기전이고 애착이 가는 기전이라서 항상 세계대회 준결승, 결승처럼 준비하고 있다."
Q. 3연승을 올렸는데 새로운 목표가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A. "목표는 처음부터 다 이기는 거였다. 목표를 이루기까지 산이 두 개 남았기 때문에 소감 같은 것보다는 다음 판을 열심히 준비하겠다."
Q. 지난대회에서 보여준 박정환 9단의 고군분투가 연승에 원동력이 됐을까.
A. "세 번째 출전인데 첫 번째는 민준 형과 김지석 사범님께 얹혀 갔고, 두 번째 출전에서도 한 판도 못 이기고 박정환 사범님을 많이 힘들게 했는데 이번에는 더 열심히 준비했다. 아직 두 판 남았으니까 더 잘하겠다."
Q. 대국을 앞두고 박정환 9단이 해준 말이 있었는지.
A. "특별히 그런 것보다 농심배 조금 전에 바둑도 두고 그랬다."
Q. 팬들에게 한마디.
A. "엄청 중요한 대국에서 준우승도 몇 번 하고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응원 덕분에 힘도 났고 지금 다시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응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 국가대표 훈련실에서 컴퓨터로 승부처 장면을 살펴보고 있다. 서 있는 사람은 목진석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