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떠올릴때면 봄밤 산책 나갔다가 따듯한 등에 업혀 돌아오던 어릴 적 기억이 겹쳐
생각난다. 이윤학은 시 '대문 앞' 에서 할머니의 채온이 등을 통해 손주의 가슴으로 흐르는 정겨운 모습을 노래했다 '뒤로 돌 려 손가락 깍지 낀 할머니/팔 그네 위에 앉아 잠이 든 아이//대문 앞까지 찾아와/환하게 바닥에 깔린/햇별위에서 할머니/느린 스텝을 밞는다/' 영화 미나리''가올해 아카데미상 후보 6개 부문애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 후보가 된 재미교포 정이삭 감독은 ''할머니께서 물가에 심었던 미나리가 자라서 나를 축복해 준 것'' 이라며 감격애 겨워했다 정 감독의 할머니는 6.25 때 스무살 나이로 남편을 잃었다. 그 후 고된 갯벌 노동을 견디며 딸을키웠다. 정 감독은 어느 인터뷰에서 그런 할머니의 삶을 생각할 때마다 율컥 감정이 요동친다고 말했다
배우 윤여정이 '미나라' 에서 연기한 순자는 정 감독이 기억하는 할머니에 윤씨 스스로가 생각하는 할머니를 합친 캐릭터다
. 심장이 약한 손자와 함께 물가에서 미나리를 심으면 "미나리는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 고 말하는 순자는 정 감독 기억 속의 할머니다. 영화에서 순자는 귀한 손자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자신은 바닥에서 잔다.
윤씨가 정 감독에게 그렇게 표현하자고 권했던 한국 할머니 이미지다. 지금까지 '미나리"가 받은 각종 상이90개 넘는다. 이중 30여개가 윤여정에게 돌아갔다,
윤여정표' 할머니가 그들을 매료했다는 뜻일 것이자. 그래미상을 받은 한국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어머니는6.25전재고아로 미국에 입양됐다. 머리를 다쳐 장애를 입은 어머니 대신 파란 눈 양조부모가 그를 보살폈다. 손자에게 악기에게 악기를 가르체려고 왕복 200km를10년 동엉 운전한 양할머니 지극정성이 우리네 할머니들과 다를게 없다.
용재오닐은 그런 할머니가 "오로지 도전하는 모습만 보여주었다"고 했다.
악기 살 돈이 없을만큼 가난했다는 할머니의 삶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없었을리
없다.손주에게 상처줄까 힘든 내색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16일자 아침 신문에 한국계 연예인들의 눈부신 활약을 전하는 뉴스가 쏟아졌다
그 스타들의 뒤에있는 할머니들이 보인다/ 6.25로 지독한 가난으로 고통 받았던
우리 할머니들이다.
픞푸타르코스는 "할머니는 향기를 풍기려고 해서는 안된다" 고 했다.
자신의 향기를 지우고 헌신한 할머니들이 없었다면 그들이 지금처럼 우뚝 서있지 못했을
것 같다.
ㅡ 조선일보 3월 17일자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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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올려주셔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