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김포공항에서 지난주 말 민간 비행교육업체의 훈련용 경비행기가 추락해
탑승자 2명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비행기는 이륙 직후 활주로 끝 녹지에 추락했는데 만약 공항 주변 인구 밀집지역에서 사고를 당했다면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사고다.
놀라운 건 훈련용 경비행기들이 지급도 김포공항 여객기들 사이에서 위태로운 이착륙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포공항은 포화 상태다.
항공기 운항이 가장 많은 오전 무렵에는 1.7분에 한 대꼴로 이착륙한다.
그 시간대가 아니더라도 낮에는 평균 1.9분에 한 대가 이착륙할 정도로 번잡하다.
이런 활주로에 훈련용 경비행기가 수시로 끼어든다.
승객 수백 명을 태운 여객기들 사이에서 조종사 훈련생들이 경비행기를 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하다.
더구나 김포공항 주변은 인구 밀집지역이 널려 있지 않은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주요 공항에서는 이런 훈련용 경비행기가 아예 운항 금지돼 있거나 여러 제약을 받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톰브래들리 국제공항에선 훈련용 경비행기를 아예 이륙시킬 수 없다.
미국 캐나다의 다른 공항들도 경비행기에는 여객기와 차별화된 고도와 속도 제한을 두거나
공항 주변에 경비행기용 활주로를 별도로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김포공항 활주로에선 여객기와 훈련용 경비행기가 고도.속도에 대해 차별화된 제약도 없이
뒤섞여서 이착륙한다.
경비행기 대부분은 민간 영세 업체들이 조종사 양성용으로 운용 중이다.
특성상 사고 위험이 높은 게 현실이다.
2013년 11월에는 경북 울진에서 경비행기가 추락해 3명이 숨졌고,
2014년 3월에도 영덕에서 경비행기가 추락해 교관이 숨졌다.
이번에도 사고 원인을 놓고 무리한 교육 스케줄, 정비 불량, 부적절한 장비 등을 놓고 논란 중인데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제 김포공항을 다시 보자.
국내 비행교육업체는 16곳 중 8곳이 이곳에서 조종사 훈련비행을 하고 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지적이 절로 나오는 현실이다.
여객이 이착륙이 적은 지방 공항으로 비행 전용 훈련장을 건립하는 것과 같은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최경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