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개월 11일간의 마음고생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약 70여 일간의 심한 감기 등으로 아마 내 몰골이 바짝 늙었나 보다.
얼마 전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는데 나이를 묻는데 어디 나이를 기억하고 다니나 그래서 몇 년도 생이라고 말해 주었더니, 그 간호사 왈 “60이 넘으셨네요.” 아니 이게 웬 날벼락!
내가 그렇게 나이가 들어 보인단 말인가.
그 때는 그 간호사가 착각을 하였을 것이라고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다.
그런데!
며칠 전 총 동문 산악회 시산제로 모교 운동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모두들 등산복을 입고 나타났는데 나는 사정상 평상복으로 갔었고 그 차림으로 산마루 회원들과 인사를 하였다.
그런데 이럴 수가 우리 산마루 이광모 대장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는데 그가 나를 못 알아보는 것이 아닌가.
나의 신분을 밝히고 나니 이광모 대장이 하는 말,
“아니 웬 꼰대인가 했네.”
오! 이럴 수가 이는 분명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간호사도 그리고 산마루 대장까지 나를 늙은이로 만들 줄이야.
정말로 내가 이제 중늙은이 측에 속하는 것인가.
충격일 수밖에 없는 것이 불과 2년 반 전만해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30대 후반 정도로 여길 정도였는데 말이다.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기냐고?
2004년 다른 카페에 올렸던 나의 글을 퍼다 아래와 같이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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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리산 문수골 산장을
2004년 8월
일정에 없던 휴가 여행
여름휴가가 이번에는 좀 긴 편이다.
보통 4일정도의 여름휴가인데 금년에는 회사의 창립기념일과 격주 토요휴무제 등으로 8월 2일부터 8월 7일까지 6일간이다.
일요일인 8월 1일과 8월 8일까지 포함하면 장장 8일간을 쉬어야 한다.
온가족이 모두 이빨에 문제가 있어 치과를 다녀야 하겠기에 별다른 휴가 계획은 잡지 않았다.
동남아, 방콕, 방글라데시 및 네팔을 설렵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하기로 하고 휴가 기간 첫날인 8월 1일부터 인근의 모락산에 가서 약수를 떠오고는 집에서 밀린 자료들을 정리하기로 하며 느긋한 휴가를 보낸다.
하지만 매일같이 치과에 가서 지갑을 톡톡 털리고 온다.
그러던 중에 8월 4일에는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 같은 아파트에서 이웃에 살았던 어린이 모델인 초등학교 1학년생이 우리 집 황태자와 놀려고 와서 함께 치과에 따라 갔다가 나중에 그 아이의 엄마까지 합류하여 5일까지 나의 고향을 다녀왔고 이것으로 휴가는 대신하였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8월 6일 치과를 다녀온 오후에 갑자기 우리 집 내무부 장관이 지리산 문수골을 가자고 한다.
휴가의 막바지라서 거리마다 차량행렬로 몸살을 앓고 있을 듯싶어 손수 운전을 하는 것을 피하여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보려고 저녁 시간대에야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한다.
대한항공에 마일리지 공제 조건으로 우선 7일에 김포 - 여수간 편도 비행기 예약을 한다.
그러나 돌아올 비행기 편은 자리가 없다.
철도청으로 옮겨서 8일의 돌아올 기차와 좌석을 알아보나 입석 외에는 표를 구할 수가 없다.
굳이 입석이라면 예매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밤늦게 짐을 꾸리기 시작한다.
2004년 8월 7일
문수골 가기
고생하러 가자.
온 가족이 7시 반에 집을 나서서, 마을버스를 타고 전철역이 있는 곳까지 간다.
4호선 1호선 5호선을 이용하여 김포공항으로 향한다.
남들은 힘든 출근길인데 나는 반바지에 반팔 그리고 샌들을 신고서 서있는 것이 여간 부조화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모두들 곱게 차려입었을 뿐만 아니라 곱게 단장하고 일터로 향하는데 나는 집에서 입는 옷과 수염을 며칠째 깍지 않은 모습으로 마치 이방인인 듯 전철에서 심각한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4호선과 1호선을 이용할 때는 앉을 곳이 없었으나 5호선은 좌석이 많이 비어있다.
우리 집 내무부장관은 집에서 새던 버릇 지하철에서도 새기 시작한다. 즉 우리 집 황태자에게 책 읽으라고 윽박지른다. 좌석이 텅 비어있음에......
비행기 출발은 10시이다.
공항에 적당한 시간에 도착하여 마일리지 공제에 대한 서류를 작성 제출하고 좌석 배정을 받는데, 어린이를 동반한 까닭에 항공사에서 메는 가방을 우리 집 황태자에게 건네준다. 물론 다른 아이들에게도 하나씩 나누어 주는 것이지만 우리 집 황태자는 이를 받아 메고는 기분이 마냥 좋기 만하다.
자신의 책과 그림 그릴 도구를 그 가방에 넣고는 공항 청사를 걷는 꼴이 마치 황새 같다.
전에 가족을 등록하면서 우리 집 황태자의 Junior Sky Pass Card를 신청하였는데, 집으로 배달을 하여준다고 한 것이 아직도 배달되지 않아 창구에서 이를 문의하니 접수가 되어 있다며 해당 전담 창구로 옮겨 가서 발급 받으라고 한다.
창구를 옮겨 카드의 발급을 요구하니 쉽게 발급을 하여주면서 나의 카드를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나의 Sky Pass Card를 새것으로 다시 발급하여 준다.
검색을 마치고는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탑승구로 간다. 휴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탑승객들이 그리 많지 않다.
비행기에 올라 좌석을 찾으니 맨 앞줄이다.
우리 집 황태자에게 창가에 앉으라고 하니 복도 쪽에 앉겠단다. 그래서 창가 쪽은 나의 자리..
비행기 안에서
날씨가 좋아서 구름도 별로 없고 작은 조각구름만 비행기를 스쳐지나간다. 덕분에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아본다.
그리고는 심심하여 지나가는 구름과 아래에 보이는 지형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본다.
서해안을 따라 내려가던 비행기는 금강을 지나면서부터 내륙 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해안을 따라 비행을 할 때는 대강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겠는데, 산 위로 날아갈 때는 어디쯤을 날고 있는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짐작으로 지리산 근처에 가서야 비행기가 우측으로 선회를 하며 여수공항으로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김포-여수간 비행기는 거의 200여회를 타고 다녔으니 잠을 자다가도 비행기가 선회하는 것으로 이제 다왔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그렇게 자주 다니지 못하였는데 이번에 그 감이 새롭게 잡힌다.
여수에서 구례까지 그리고 문수골
여수 공항 도착하여 여수 순천간 셔틀 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향한다.
내무부 장관의 제안으로 순천에서 택시를 타고 구례구까지 가자고 한다. 본래의 계획은 버스를 이용한 구례까지의 이동이었는데, 그리고는 공항 셔틀버스 여기사에게 택시 이용에 따른 비용 등을 문의하니 그 기사 아주머니가 자신이 잘 아는 택시 기사를 소개하여 주겠다며 전화를 한다.
버스 기사의 친절로 터미널 앞에 도착하니 이미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택시로 순천에서 구례구역까지 가기로 하고 가다가 결국 문수골까지 택시로 가기로 한다.
지리산 문수골로 가는 동안 택시 기사의 착각이 너무 심하다. 어린 우리 집 황태자를 보고서 하는 말이겠지만 내 나이를 서른이 조금 넘은 것으로 생각을 하니 말이다. 실제 나의 나이를 알고는 거의 기절 수준.
꽉 잡아!
문수골에
택시를 이용한 덕분에 문수골 삼거리 상회 근처까지는 편하게 잘 갔는데, 삼거리에 서로 뒤엉켜있는 차량들로 움직일 수가 없다.
하지만 택시 기사의 기지와 차량 정리로 차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곧 우리는 문수골 숲과 사람의 휴식처에 당도한다.
우리가 도착하자 먼저 온 사람들은 떠나가려 한다. 겨우 서로 인사만 하고 무엇이 바쁜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서둘러 문수골 숲과 사람 터를 빠져 나간다.
같은 안양에 살면서도 안양에서는 만나지 못하다가 그곳에 가서 잠시 만날 수 있었으니 지근거리가 얼마나 먼 곳인가?
우리가 문수골 숲과 사람의 휴식처에 도착하여 주인장의 거실에 자리를 잡으니 곧이어 산지기의 형님 가족이 합류한다.
곧 이어 군산에서 아는 이가 뒤따라 도착.
점심 식사를 마친 후에 사진기를 들고 산장의 주변의 모습과 꽃들 그리고 멀리 산자락의 모습 등을 담는다.
우리 집 황태자는 몇 마리의 잠자리를 잡아 주니 그것이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된다.
햇볕이 좀 누그러진 다음에 그래서 우리 집 황태자와 함께 계곡에서 흘러 내려온 앞 시내에 마련된 평상 근처에서 물돌들을 주워 다가 쌓기도 하면서 따가운 햇살을 잠시 피하여 본다.
따가움이 좀 덜해져서 우리 집 황태자와 함께 아래로 더 내려가서 물놀이를 한다.
시내를 건너는 다리로 인하여 생긴 웅덩이가 제법 수영장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곳에는 제법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까지 물에 들어가 물놀이를 한다.
우리 집 황태자는 산장에 있던 튜브를 가지고 와서 깊지 않은 곳에서 스스로 혼자 재미있게 논다.
우리 집 내무부장관과 논산댁 그리고 산장의 안주인과 함께 시냇가의 돌에 모여 앉아 그간 밀렸던 일들로 입방아를 찧고 있다.
날이 저물 무렵까지 물가에서 지내다가 산장의 잔디밭에 가보니 산장지기의 형님 가족은 이미 삼겹살과 새우를 구워 오붓한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권유로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몇처럼의 고기를 먹는데 그 가족이 배드민턴으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배드민턴 경기를 하다가 마친 후에 우리 팀의 아낙들이 한참동안 배드민턴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준비한 먹거리를 가지고 산장 주인장의 형님의 가족이 자리 잡은 곳에서 조금 떨어진 잔디밭에 자리를 마련하고 고기 냄새를 산골짜기에 진동하게 한다.
모기에 시달리면서 삼겹살 파티를 하였다.
모기 회식을 시켜가며 우리는 삼겹살 회식을 마친 다음 유산각에 자리를 잡는다.
나와 우리 집 황태자는 비치볼로 잔디밭에서 축구를 하며 더 늦게까지 휴가를 즐기다가 샤워장에서 몸을 씻고 유산각으로 가니 이미 그곳에서는 여인들 셋이서 왁자지껄 시끄럽게 목청을 높여 이야기하며 동양화를 감상하고 있다.
Go!
이런 잡기에 별 취미가 없는 나는 유산각 한쪽의 방으로 가서 시끄러운 소리에도 불구하고 우리 집 황태자와 함께 잠을 청한다.
그 시끄러운 수다와 모기를 쫓기 위해 피운 모기향의 지독한 냄새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피곤에 의해서 어느새 잠들다.
첫댓글 나이라는 숫자가 무에 그리 중요하겠는가? 내 마음이 십대면 내 나이는 십대고, 내 마음이 육십대면 내 나이도 육십인것을 --- . 그저 마음은 항상 청춘으로 사세 !!!
그려 마음이 중요한 것이지, 그래도 늙다리 취급을 받으면 섭섭하더라구.
긴 글~ㅎ 머릿속에 맴도는 건 태어나서 딱 한번 타본 뱅기를 수백번 탔다는거.....흐아~ㅎ
그렇게 많이 탔다는 것은 그많큼 고생하러 다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네. 허리가 휘도록.... 에구 끙~~~
이런~ 나이들어보인다고? 하지만 그건 보는사람의 관점이지 내가 젊은데 누가 뭐라면 어떄. 자신감으로 살아가는거야 그런거야....
불과 2년 반만에 30년의 차이가 난다고 생각 한번 해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젊게 살려고 더 노력하여야 하겠지!
거 왜그러지 양복을 쫙 빼입은 모습이 한 10년은 젊게 보이드만...
한 객체를 두고 최소한 20년이라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 불가사이하단 말일세. 어렵다 어려워....
멋쟁이 강하사 모습을 못본게 아쉽군 항상 우리덜 보다 젊고 싱싱한데 산행을 안하니 농담으로 한거지 오해말게 앞으로 우리팀을 잘 이끌어주게..ㅎㅎ
오해를 하였다면 여기에 이런 글을 올리지도 않고 속으로 끙끙 앓고 있었겠지. 하하하.. 웃어 보세나. 모두들....
내가 보기엔 그렇치 않은데... 광모대장은 눈이 좀 침침해서 그렇다 치더라도 그 간호사는 완전 눈이 삐부린기라 ㅋㅋ 항상 상큼하고 말쑥하고... 얼마나 멋쟁인데! 안그런가 칭구덜?
맞다! 광모 대장이 사업으로 얼마나 골몰하였으면 나도 못 알아보았을까. 광모대장 힘내시게. 아자~. 간호사가 이쁘기만 하던데. 내 아들이 컸다면 며느리 삼고 싶던 걸. ㅎㅎㅎㅎ
나이 는 숫자 에 불과하네,외모 가 뭐 그리중요한가, 마음 을 젊게 갖고, 행동 하면 되지, 아자 ! 한양 화이팅!
그래 이런 엉뚱한 화제로 설왕설래하는 것도 삶의 활력이 되겠지? 그래서 한 번 더 웃게 되고 그러면 또 그 웃음 만큼 더 젊어질 것이니 말일세. 우리 많이 웃자고. 하하하~
공연히 이글을 올려서 우리 산마루 광모 대장님 심기를 건드린 것이 아닌지 모르겠네? 설마 그럴리야 없겠지.
우후퓨하 살다보믄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