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도 반해버린 엉뚱한 발명 연구소
김현화ㆍ이종은 외 | P당
체육대회를 맞아 간만에 몸 좀 풀었더니, 웬걸 외려 찌뿌듯하기만하다. 남편(아내)에게 좀 주물러 달랬더니, 스포츠(드라마)에 정신이 팔려 건성건성 할 뿐이다. "아, 거기 말고 거기! 좀 더 왼쪽으로…." 주문을 해보지만, 손힘만 점점 줄어든다. "에이, 하지 마! TV랑 살아라!" 안 하니만 못하고, 짜증만 늘어간다. 이럴 때 알아서 척척 뻐근한 곳을 찾아 시원하게 안마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궁하면 통하는 법. 여기 벌써 만들어져 있다. 그것도 기특하게 우리 고등학생들이 생각해냈다. 꾸벅꾸벅 졸다가, 화들짝 놀라 깨면 어깨며 목이며 아프기 마련. 젊다고 안마가 필요 없겠는가? 친구끼리 주고받지만, 역시 꼭꼭 짚어서 주물러 주는 시원함은 없었다. 그러다가 이들이 본 것이 바로 부두인형. 알다시피, 부두인형이란 바늘로 찌르면서 특정 대상자를 저주(?)할 때 쓰는 인형이다.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을 전개시켜 나갔는가. 이들의 핵심 아이디어는 압력 센서가 부착된 인형을 안마 기구나 저주파 치료기기가 부착된 안마 조끼에 연결해 인형을 누르면 해당 부위가 안마되는 원리, 그리고 압력의 세기를 단계적으로 감지해 원하는 강도만큼의 안마를 가능하게끔 하는 원리였다.
이것은 혼자서도 원하는 부위를 정확하게 안마할 수 있다는 기본적 강점 외에도 어르신 등이 리모컨 등의 복잡한 기능을 익힐 필요가 없고, 휴대가 가능하며, 부피가 작아 별도의 공간이 필요없다 등의 추가적 강점을 지니고 있었다.
학생들은 먼저 시중 안마기에 대한 사전 조사를 실시했다. 그들이 알아본 건 저주파 진동기와 솔레노이드 모터를 장착한 안마기. 저주파 진동기는 피부에 일정한 리듬을 가진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마사지 효과를 얻는 것이고, 솔레노이드 모터는 코일 속에 금속 막대를 넣어 코일에 전류를 조절하면 자기장에 의해 금속 막대가 당겨졌다 놓아졌다 하면서 안마 효과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저주파 진동기의 경우 사람 몸에 바로 부착돼야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솔레노이드 모터를 이용한 안마기 연구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결국 이들은 입력장치(압력센서)와 제어장치(마이컴), 출력장치(솔레노이드 안마기)가 장착된 인형 안마 조끼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상의 내용은 '에디슨도 반해버린 엉뚱한 발명 연구소'에 담긴 첫 번째 발명품 '간편 조작 인형 안마기'의 발명과정을 요약한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개최한 '2009 청소년미래상상기술경진대회'에 참가한 39개 팀의 발명 과정이 '발명 동기 및 배경→아이디어 정리→숨은 과학원리 찾기→발명일기→완성품 살펴보기' 순으로 고스란히 담겨있다.
인형안마기 외에도 여러 장의 종이를 흐트러짐 없이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각 맞춤 스테이플러, 빨래통에 빨래를 넣었다 뺐다 할 필요가 없는 빨래통 장착 세탁기,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종이치약, 비오는 날 자동차에 올라탈 때 비에 젖지 않게 돕는 자동차 비 가리개 등 톡톡 튀는 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점점 생명력을 얻어 가는지 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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