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럴림픽 특사단 출국… “한국의 장애인권리 약탈 알리고 오겠다”
파리 패럴림픽 특사단, 인천공항서 출정식 진행
노르웨이 오슬로로 출국해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순회 예정
각국서 농성, 면담, 영화제 등 진행… “장애인운동 역사에서 중요한 투쟁 될 것”
17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파견하는 ‘파리 패럴림픽 특사단’이 출정식을 진행했다. 사진 김소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파견하는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특사단’(아래 특사단)이 17일 출국했다. 오후 3시, 40여 명의 장애인·비장애인들로 구성된 특사단은 시민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정식을 진행했다. 특사단은 8월 31일까지 14박 15일간 노르웨이 오슬로, 독일 베를린 그리고 패럴림픽이 개최되는 프랑스 파리를 순회한다.
특사단은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을 권리림픽으로, 파리 패럴림픽을 세계장애인권리무대로”라는 기조로 파견된다. 전장연은 “3개국의 한국대사관 앞 천막농성, 출근길 지하철 포체투지(기어가는 오체투지), 각국의 장애인단체와의 면담, 영화제 등 특사단의 투쟁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장애인권리 약탈 행태를 국제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출정식에 참석한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주먹을 높이 들고 있다. 사진 김소영
- “한국 장애인의 열악한 현실, 유럽에 고발할 것”
송가영 경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지난 20년간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외쳤지만 정부는 우리의 외침을 들어주지 않았다. 대신 경찰들이 우리의 저항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폭력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우리는 이 열악한 현실을 유럽에 가서 고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가영 경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조희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활동가는 “특사단은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의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투쟁하는지 직접 확인하러 간다. 한국과 같다면 어떻게 같고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배우고 올 것”이라며 “한국 장애인의 현실을 유럽 사회에 알리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투쟁하고 오겠다”고 전했다.
- 영화제, 인권단체와의 면담… “장애인운동 역사에서 중요한 투쟁 될 것”
김혜인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활동가는 “베를린과 파리에 가서 장애인인권영화제를 연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상영했던 다양한 기획 작품들을 해외에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투쟁하고 기록하는 영화제를 진행하고 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대선 국제앰네스티 대외협력담당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국제앰네스티가 특사단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출정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대선 국제앰네스티 대외협력담당 활동가는 “특사단은 국제앰네스티 독일 지부와 프랑스 지부를 직접 만나 연대활동을 할 예정이다. 올해 10월부터는 전 세계 국제앰네스티 160개국 지부 천만 명 회원들과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장연의 집회·시위의 자유와 장애인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편지쓰기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전장연의 활동에 국제앰네스티도 함께 투쟁하겠다”고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서울에 패럴림픽이 생긴 1988년도, 파리에 직접 가서 패럴림픽을 맞이하는 2024년도.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장애인은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에서 올림픽을 다시 치르겠다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특사단은 오 시장에게 ‘서울에 올림픽을 치르기 전에 장애인권리 약탈부터 멈춰라’고 이야기할 임무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특사단은 3개국에서 19개 단체를 만날 예정이다. 그들에게 한국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고 또 그들의 현실을 함께 배우면서 교류하고 연대할 것이다. 이번 특사단 출정은 장애인운동의 역사에서 중요한 기록이자 투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