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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 탑팸,그들을 말한다.
우리, 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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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여기 카페오레 없어요?"
10월이고 이제 슬슬 쌀쌀해져야하는데 덥지도 춥지도 않은 어정쩡한 날씨에 슈퍼에 들른 두리는
평소에 즐겨먹던 아이스크림을 찾았지만 아쉽게도 두리가 찾는 그 아이스크림은 없는 듯 하네요.
결국에는 먹고 싶지 않았던 커피우유를 들고 슈퍼에서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커피우유가 오늘따라
맛은 없고 달기만 하죠. 아이스크림을 대신해서 같은 커피맛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산 커피우유는
역시나 였습니다. 사람은 가끔 변화도 좋다지만, 그래도 두리는 여전한것이 더 좋은가봐요.
"5시.."
아직 안갔겠지. 집으로 가던 두리의 발이 틀어집니다. 조금 전 서점에서 질러버린, 고가의 책을 지금 당장
개운하게 씻고서 다리를 쫙 펴고 보려했던 계획이 산산조각이 나버린 두리의 속은 타들어가고만 있죠.
그만큼 두리는 영일이가 무척이나 싫은 모양입니다.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거 보면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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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A 2동 놀이터.
놀이터로 온 두리는 계획대로 다리를 뻗고 앉아있어요. 푹신한 침대가 아닌 딱딱한 미끄럼틀
위라는게 문제라면 아주 큰 문제죠. 그렇게 웃고 떠드는 아이들 사이에서 책을 읽는 두리의 핸드폰이 울리네요.
하지만 두리는 받지를 않죠. 지금 두리는 책에 너무 빠져버려서 핸드폰 벨소리를 듣지 못했거든요.
그런 집중력 때문에 이런 시끄럽고 정신없는 곳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거구요.
"..배고파."
한참 후, 날도 좀 어둑해지고 두리가 읽던 그 두꺼운 책이 양쪽으로 반정도 나눠졌을때
그제서야 두리가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꽤 오랜시간 책을 보느라 목이 많이 뻐근해졌거든요.
좌우로 목을 움직이다가 주무르고, 그러다가 다시 두드리기도 해요. 아무래도 내일 아침에
많이 힘들어 할 두리가 눈에 훤하네요. 그에 호들갑을 떨며 정신을 쏙 빼놓을 우리의 모습도요.
두리가 아주 시원하게 기지개를 쭈욱 폈을때였어요. 다시 한번 두리의 핸드폰이 울립니다.
하지만 받는 타이밍을 놓쳐 또 부재중으로 남는 전화예요. 현재 시간도 확인할 겸 폴더를 열면
똑같은 발신자로 온 부재중 전화는 무려 7통이였어요. 두리가 그대로 통화키를 누르면 곧
잔잔한 컬러링이 흐릅니다. 두리가 제일 싫어하는 팝송이네요.
"여보.."
-"야! 넌 뭐하는데 전화를 안받아??"
아직 전화받는 첫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상대편에서는 줄줄줄 소나기 내리 듯 터져나옵니다.
뭐 소나기가 내리는 이유야 전화를 안받았다는거 하나죠. 일부러 안받은것도 아닌데,
자꾸 듣다보니까 두리의 얼굴에는 억울함으로 가득해지고 있습니다.
-"재희야. 그만하고 두리 여기로 오라고 해."
-"김영범 넌 조용히 하고. 홍두리 너 지금 뭐하는데.?"
"책 읽고 있었다 왜."
자리에서 일어난 두리가 흙이 묻은 엉덩이를 털어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차피 지금가든 나중에 가든
영일이는 우리의 방에서 공부하고 있을텐데 안들어가고 뭐하러 버텼을까요.
평소라면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갔을 영일이지만 오늘은 일요일 밤이고 내일은 공포의 월요일이니까
평소보다 일찍 갔을거라는 희망을 갖은 두리의 발이 집으로 향합니다.
게다가 계속 이렇게 밖에 있어봤자 두리만 손해이니까요. 두리가 집에 있어도 영일이는 두리만큼
아니, 전혀 신경쓰지 않을테구요. 두리가 있어도 있는지 모를거예요 아마.
-"홍두리. 여기 올래? 와라."
"거기가 어딘데."
-"토모토."
"오늘은 촬영없나봐? 데이트하는거 보면."
-"끝내고 온거거든?! 올겨? 올거지? 와. 와야돼 넌."
이건 오라고 묻는건지, 강요를 하는건지. 늘 이런식인 그녀를 상대할때마다 진절머리가 나는 것은 왜일까요.
이런 그녀의 모습에 옆에서 안절부절해 하고 있을 범이의 모습이 안봐도 눈에 훤한 두리예요.
그와 그녀를 알고 지낸지 한두달도 아니고 속끝까지 꿰뚫고 있으니까 말예요.
"니들 데이트에 나 안낀다고 했잖아."
-"지금 우리 단둘이 데이트하고 있는거 아니거든!!"
어느새 두리는 집으로 데려다줄 엘레베이터 앞에 서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바로 집 앞에 있는 놀이터에
있었으니 엘레베이터까지 오는데 뭐 얼마나 걸렸겠어요. 1분이나 걸릴지 의문이네요.
-"오늘 임이랑 퇴원했잖아! 축하해주러 오라구 이년아."
"..벌써 퇴원해? 오늘 아니잖아."
-"너 보고싶어서 당겼덴다. 기특하지 않냐?"
보고싶어서 퇴원을 앞당겼다는 녀석은 오늘 하루 연락이 없었습니다.
퇴원일을 뒤로 미루던 더 앞당기던 어쨌든 연락하지 못했을거예요. 왜냐구요?
거야 지은 죄가 많으니까요. 켕기는게 많은거죠 뭐.
-"홍두리? 끊었냐??"
"안가."
-"야. 진심.?"
"책 읽어야된다고 전해줘. 끊는다."
그렇게 정신없던 두리와 재희의 통화가 끝났습니다. 재희에게서 두리가 안온다는 얘길 전해들었을
이랑이는 충격에 쌓일겁니다. 책만도 못한 인간이 되었으니 말예요. 아마 몇시간 안남은 오늘은
답답해도 연락하지 못하겠죠. 테이블에 엎드려 징징대로 있을 이랑이의 모습이
순간 두리의 뇌리를 싹 스쳐 지나간 그때. 핸드폰 밧데리가 만땅인 그런 핸드폰을 꺼버렸을때
그와 동시에 땡 하고 엘레베이터 문이 열립니다. 그럼 그 문 사이로 영일이가 나오네요.
그렇게 영일이와 두리가 스쳐 걸었는데 영일이는 두리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키 큰 영일이가 키 작은 두리를 보지 못한 걸까요. 가끔씩 두리의 일기장에 등장하는 영일이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이예요. 두리가 제일 싫어하는 타입 중에 속해 있는 사람이죠.
그나마 우리의 친구여서 아무말도 안하는겁니다. 게다가 대놓고 무시하는 상대에게 따져봤자
화만 나는것도 두리일테구요. 이런 홍두리는 은근히 계산적입니다.
'땡. 12층입니다.'
둔해 보이고 멍해보이고 단정해보이고 또, 모범생 스타일로 뵈는 두리도 알고 보면 여우예요.
악랄한 면도 많구요. 은은하게 꼬아내죠. 그건 오빠인 우리도 인정한 사실입니다.
본인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지만 말예요.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선 두리는 그대로 쇼파 위로 쓰러집니다.
"홍두리 씻어야 돼.."
반정도 남은 책을 마저 읽어야 하는데 그게 맘처럼 되질 않나봐요.
두리는 많이 피곤했는지 어느새 코를 골기 시작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두리의 모습과
코골이 소리는 영 아닙니다. 참으로 언밸런스하죠. 홍두리 그녀는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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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았습니다. 다음날이 되었죠. 공포의 월요일이요.
"야 홍두리!!!"
공포의 월요일답게 공포스럽게 일상이 시작됩니다. 삐뚤어진 머리를 바로하는 두리가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매섭게 쏘아대는 목소리가 있어요. 아침부터 남의 반에 와서
무슨 소란을 피우려는건지. 두리의 미간이 좁혀졌습니다.
"아침부터 왜 또."
"어제 오지도않고 잘쳐잤냐?"
얼씨구. 저거 말하는것 좀 보세요. 나름 이름있는 모델이면서 입이 저렇게 거치니 원.
안그래도 그 입때문에 온갖 루머는 물론 친한 연예인도 지인도 없으면서
왜 주의하지 못하는 걸까요. 아주 천성입니다. 말끝마다 욕이 붙어있는 건.
"임이랑 학교 왔는데 안볼거.?"
"보고 싶으면 지가 오겠지."
"너도 참 독하다 독해."
가방에서 책을 꺼내는 두리를 보며 재희는 혀를 찹니다.
대체 저 고집은 누굴 닮았고 어디서 나오는건지 알수가 없다니까요.
"똥고집. 맘대로 해 이년아!"
별 반응없이 책만 읽는 두리를 찌릿, 노려보던 재희는 획하니 교실을 나섭니다.
그럼 오늘도 여기저기서 웅성이기 시작하죠.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모델 남재희가
말하는 말본새하며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선머슴 저리가라인데 두말하려니 입아프네요.
인터넷 비리 카페에 오르내리는 루머의 기사들중 첫 시작은 아마 열의 아홉중에서 이 학교의 학생들일거예요.
물론 내숭도 없고 숨김없이 꾸미지않고 포장되지 않은 모습이 좋다는 팬들도 많긴 하지만
그에 비례할 수 있는 안티팬도 많거든요. 매번 안티팬이 늘어나는 이유는 지금과 같은 재희의
본 모습 때문일거예요. 내숭이 없어 좋기는 하지만 버릇없고 개념없어 보인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죠.
당당하고 솔직한게 요즘 대세라지만 재희는 그 선을 조금 넘었달까요. 어떻게보면 그게 또 매력인데 말이예요.
"두리 안녕. 일찍 왔네?"
"응. 너도 안녕."
책을 읽는 두리의 옆으로 단정한 교복차림의 영범이가 와 앉습니다. 영범이 역시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어요.
몇일 전 두리가 빌려준 책이네요. 두리에 비해 책읽는 속도가 느린 영범이는 아직 반도 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영범이의 꼼꼼한 성격을 돋보이게 해주죠.
"범아."
"어?"
"...."
"두리야.?"
"어 아니야. 책읽어."
두리의 두꺼운 책이 덮여졌어요. 그에 범이의 시선이 두리에게 향하죠.
하지만 두리는 창밖만 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범이도 창밖을 보지만
창밖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중인 학생들이 전부였죠.
이내 두리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에 영범이의 시선이 다시 두리에게로 향하구요.
"왜그래 두리야? 뭐 봤어?"
"화장실."
걱정이 가득한 범이의 물음이 민망할 정도로 아주 태연한 두리의 목소리예요.
교실을 나서는 두리의 뒷모습이 사라진 후에 범이가 다시 책을 읽지만 집중이 되질 않나봅니다.
그에 결국 다시 창밖을 보지만 역시나 변화없는 등교길 풍경이죠.
범이 역시 읽던 책을 덮고 눈을 감습니다. 하지만 교실을 나서는 두리의 뒷모습만 아른거리는건
왜일까요. 그렇게 두리가 없는 교실에서는 0교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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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요ㅠㅠ..
자러가고싶은데 되는데 H양 기다리느라 잠도 못자고 있습니다.
쉬는날인데 오히려 일했을때보다 더 피곤한거 같다는..^^;
이제는 쉬는날이라고 늦게까지 컴퓨터하지 않을거예요. ㅠㅠ
그럼 여러분 다음편 갖고 올때까지 안녕히계세요.(__*)
첫댓글 기다렸대놓고 걍 가시네요^^?? 그건 그렇고 두리 뭐하러간거죠?? 궁금해!!
재밌어요/ㅁ/♡ 난 두리같은 아이좋아요~ 왠지 매사에 나긋나긋(?)할 것 같은아이예요! 나긋나긋의 의미는 정체불명이지만..<- 이번편도 재밌게 읽었어요..* 작가님 힘내세요!!
뭐죠. 뭐 어디로 간거죠ㅋㅋㅋㅋㅋㅋㅋ아 이거 재밌는데요?
꺄울........뭔가....끌리는소설이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