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옛날에 어느 왕이 이빨이 몽땅 빠져버리는 꿈을 꾸었다.
왕은 불길한 생각에 해몽가를 불렀다.
해몽가는 왕의 꿈을 풀이해 주었다.
“폐하, 불길한 징조입니다. 이빨이 다 빠지는 꿈은 가족이 죽게 된다는 뜻입니다. 폐하의 모든 가족이 폐하보다 일찍 죽게 될 징조입니다.”
왕은 꿈풀이를 듣고 노발대발하여 해몽가를 옥에 가두고 다른 해몽가를 불렀다.
왕에게 불려온 해몽가가 얘기했다.
“폐하, 이 꿈은 행운의 징조입니다. 폐하께서는 다른 가족들보다 오래 사실 것입니다.”
그 말에 기분이 좋아진 왕은 큰 상을 내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신하가 이상해서 해몽가에게 물었다.
“당신의 꿈풀이는 이전의 해몽가와 결국 같은 것이잖소.
그런데 무슨 이유로 그는 벌을 받고 당신은 상을 받는 것이오?”
그러자 상을 받은 해몽가가 말했다.
“맞는 말씀이오. 꿈을 해석한 내용은 둘 다 같지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관점이 다를 뿐이지요.”
미국에서 노예제도 철폐
논의가 한창이던 1800년대의 이야기이다.
두 남자가 군중들 앞에서
노예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연설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 젊은 남자가 연설을 하자 잠잠하던 청중들이 웅성대면서 야유와 함께 계란을 던졌다.
다음에는 연세가 지긋한 노인이 연설했다.
그러자 소란이 가라앉고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설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야유를 받은 젊은 남자는 납득이 가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노인이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젊은이! 그렇게 의아하게 여길 필요 없네.
자네는 ‘이런 이런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고 강한 어조로 말을 했네.
그에 비해 나는
‘이런 짓을 하지 않으면 복을 받는다’고 이야기했을 뿐이라네.”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말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자기 말이 상대방에게 잘 수용되게 하려면 내용뿐만 아니라 포장도 예뻐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부부, 자녀, 친구 등 친한 사이일수록 대충 포장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어떤 이가 당신에게 값비싼 선물을 하면서 오물이 잔뜩 묻은 포장지로 싸서 주면 당신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아무리 선의라고 할지라도 말의 표현이나 방식이 둔탁하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마음이 선의라면 표현하는 말과 행동도 선해야 한다.
그럴 마음이 없다면 애초 시도하지 말라.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