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시대가 문턱을 넘어 이제 일상과 산업현장에 깊숙이 들어왔다. 편리한 세상이 왔다고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전은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것 이면에는 부정적인 면이 많다. 그중 하나가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특히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전통산업이 집중해 있는 우리 울산의 경우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한 산업 자동화로 인해 멀지 않은 장래에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막연했던 추측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노동집약적 자동차공장, 조선소에서 근로자들이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비약적인 상상일진 몰라도 울산은 더 이상 부자 도시가 아닌 옛날의 중소 어촌도시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스스로 진화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공장으로의 전환에 나섰다. 국제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라는 대전제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를 책임지는 노동 당국 관점에서 눈여겨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로봇과 자동화 등 신기술을 대거 도입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신속하게 반영한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22일부터 24일까지 의왕연구소에서 스마트팩토리 혁신 제조 기술을 공유하는 `이(E) 포레스트 테크 데이 2024`를 열고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SDF란 데이터 연결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장이다.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수많은 데이터를 토대로 실제 공정을 최적화하는 개념이다. SDF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의사결정과 공장 운영이 가능한 공장으로 공장 스스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혁신 기술이다.
얼마 전 울산상의가 주관한 울산포럼에서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이 제안한 울산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울산 전체산업이 참여하는 빅데이터 연합체들 만들자는 개념과 그 결이 같다. 최 회장의 생각은 인공지능 기술의 급진전을 위해 울산의 모든 산업군이 자신들의 축적된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고 개발하여 상호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처럼 산업과 일상 모든 곳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의 등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우리 산업 깊숙이 들어오면 올수록 그만큼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리라는 것은 이제 명약관화하다. 울산시 노동 당국은 이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인공지능과와 로봇이 울산의 자동차공장과 조선 현장에 도입되는 만큼 일자리도 그만큼 위협받는다는 것과 울산의 인구절벽을 더욱 가속하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