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파리 간다 “오세훈·윤석열 장애인권리 약탈, 전 세계에 알릴 것”
전장연, 파리 패럴림픽에 ‘특사단 파견’
“파리 포체투지, 패럴림픽 개막식장 노숙 투쟁 진행”
8월 17~30일, 노르웨이‧독일‧프랑스 순회 예정
전장연이 서울시청 앞에서 파리 패럴림픽 특사단 파견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김소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파리에 간다. 전장연은 패럴림픽(국제장애인올림픽대회) 기간에 맞춰 파리에 ‘특사단’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8월 17일부터 30일까지 패럴림픽이 개최되는 프랑스 파리뿐만 아니라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을 제정하여 모든 시설을 폐쇄한 노르웨이 오슬로, 장애인 30만 명을 생체실험한 ‘T4 작전’을 시행한 독일 베를린을 순회한다.
전장연은 “파리 거리에서 포체투지(기어가는 오체투지), 패럴림픽 개막식장에서의 노숙 투쟁 등을 통해 세계 장애인들과 파리 시민들에게 대한민국과 서울에서 일어나는 장애인권리 약탈 행태와 함께 ‘패럴림픽 무브먼트’(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국제적인 스포츠적 움직임)가 가진 제국주의, 식민주의 이데올로기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각자 피켓을 목에 걸거나 손에 들고 있다. 각 피켓에는 “장애인권리약탈자 고발! 장애시민권리 회복!”,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을 해고했다!! 해고하지 말아라!!!” 라고 쓰여있다. 사진 김소영
- “파리 특사단 파견, 장애인권리 쟁취에 대한 ‘절실함’ 때문”
7일 오전 11시, 전장연은 서울시청 앞에서 파리 패럴림픽 특사단 파견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오늘도 오세훈 시장의 지침을 받은 서울교통공사에 의해 혜화역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하던 장애인들이 강제 퇴거를 당했다. 오 시장은 불법적, 폭력적으로 우리들의 정당한 권리의 외침을 막아내며 장애인 권리를 약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석 대표는 “탈시설은 전장연만의 주장이 아니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한국정부에 권고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정부는 2008년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했다. 정부가 체결한 국제조약은 헌법에 따라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된 ‘탈시설권리’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 장애인탈시설지원조례’를 폐지하려 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수립한 ‘탈시설로드맵’을 폐기하고 정책 용어에서 탈시설을 지워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특사단에는 40명 정도가 함께 할 예정”이라면서 “그 많은 비용을 들여서 파리에 가는 이유는 ‘절실함’ 때문이다. 23년을 외쳐도 변하지 않는 대한민국 사회, 이미 만들어진 장애인들의 권리조차 약탈해 가는 오세훈 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서 유럽으로 간다”고 특사단 파견 이유를 밝혔다.
- “올림픽과 패럴림픽,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해 온 유구한 역사 있어”
명희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이너는 “현재 서울시는 집회와 결사의 권리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전장연의 투쟁을 탄압하고 있다. 법원조차 집시법상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전장연의 지하철 집회에 대해 경찰력을 남용하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와 한국 정부에 “장애인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탄압하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1988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0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 2010년 G20 정상회담 등 정부는 국제행사 때마다 홈리스와 노점상들을 숨기기에 급급해 이들을 내쫓거나 판자촌을 철거해 왔다”면서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7월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달까지 추방당한 홈리스가 1만 2천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활동가는 “전장연의 파리 패럴림픽 특사단 파견이 장애인권리를 약탈하는 행태를 폭로하고 국제적인 연대를 모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장애인권리투쟁, 반빈곤투쟁의 힘을 잘 전파하고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파리 패럴림픽 특사단 파견을 통해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장애인들과도 연대할 예정이다. 현재 네팔에서는 활동지원서비스의 실질적 도입을 위해 장애인들이 투쟁하고 있다. 최근 네팔 정부가 단식투쟁과 시위를 이어 나가는 장애인들을 폭행하고 강제 연행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전장연은 “네팔에서 일어나고 있는 장애인들에 대한 폭력적 탄압을 알려내고 장애인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연대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