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지역에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도 불고, 비도 조금 내린것 같습니다.
[한자 뿌리읽기]<97>태풍(颱風)
颱風은 남중국해에서 부는 큰 바람을 뜻하는 영어 ‘타이푼(typhoon)’의 음역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typhoon’이 중국어에서 건너간 음역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typhoon’은 서양문헌에는 16세기에 처음 나타나지만 중국인들은 그 이전부터 이를 大風(대풍·큰 바람)이라 불렀으며, 大風의 광둥식 발음이 서구로 들어가 ‘typhoon’으로 번역된 것이다.
이후 ‘typhoon’이 중국으로 역수입되면서 臺風으로 번역되었는데 이는 臺灣(대만)의 큰 바람이라는 뜻이었다. 그 뒤 臺가 약자인 台로 바뀌어 台風이 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아직도 台風이라 쓴다. 台는 다시 의미의 구체화를 위해 風을 더해 颱가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颱는 의미부인 風과 소리부인 台로 이루어졌지만, 台가 쓰이게 된 연원을 보면 분명 의미부도 겸하고 있다. 臺는 소전체에서 高(높을 고)의 생략된 모습과 至(이를 지)가 결합되어, 사람들이 가서(至)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높은(高) 건축물을 그렸다.
그래서 樓臺(누대)와 같이 臺는 조망을 할 수 있는 높고 평평한 건축물은 물론 그렇게 생긴 것까지 두루 지칭하게 되었다. 그래서 臺는 ‘높고 크다’는 뜻을 가진다. 예컨대 擡(들 대)는 손(手·수)으로 어떤 것을 높이(臺) 들어 올림을 뜻한다.
風은 의미부인 (충,훼)(벌레 충)과 소리부인 凡(돛·무릇 범)으로 이루어졌는데, 갑골문에서 높은 볏과 화려한 날개와 긴 꼬리를 가진 아름다운 봉새를 그렸다. 그래서 風은 鳳과 같은 글자였으며, 그 당시는 아직 미분화된 상태로 있었다.
봉새를 그린 상형자에 그 뒤 소리부인 凡이 더해져 하나는 鳳이 되었고, 봉새가 다시 (충,훼)으로 대체되어 만들어진 것이 風이다. 그래서 바람(風)은 봉새(鳳)와 절대적 관련을 가진다. 또 凡도 원래는 돛을 그렸고, 돛은 당시 실생활에서 바람을 필요로 했던 가장 대표적인 존재였음을 고려해 본다면 단순한 소리부로 보기는 어렵다.
봉새는 중국에서 바람을 관장하는 신의 상징으로 대단히 신비로운 새로 그려지고 있다. ‘설문해자’에서의 봉새는 이미 전반신과 후반신이 각각 기러기와 기린의 몸이며, 뱀의 목에 물고기의 꼬리를, 학의 이마에 원앙의 볼을, 용의 무늬에 호랑이 등을, 제비의 턱에 닭의 부리를 가졌으며, 오색을 다 갖춘 완벽한 새이자 봉새가 나타나면 온 천하가 태평성대에 드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
출처: 시간과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재휘애비溢空총루
첫댓글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그렇군요~
오호~ 상세한고 해박한 지식의 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