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동 갈등 전세계 번져
병원으로 대피한 가자 주민들 10월 1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병원 폭발로 부상을 당한 주민들이 인근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으로 대피해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3개월 가까이 이어지며 가자지구에선 2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AP 뉴시스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1200여 명이 숨지며 촉발된 전쟁에 중동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하마스는 당일 인질 240여 명도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대규모 폭격과 지상작전 등으로 보복에 나섰고, 가자지구에서 현재까지 민간인을 포함해 약 2만 명이 숨졌다. 친이란 성향 중동 무장단체들이 국지적 공격에 가세했고, 세계 곳곳에서 반(反)유대주의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됐다.
[2] AI 열풍 부른 챗GPT, 허위 정보 등 논란도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이 한 해를 뜨겁게 달궜다. 챗GPT는 2022년 11월 30일 출시 두 달 만에 월간 사용자 1억 명을, 최근 주간 사용자 1억 명을 넘어섰다. AI는 영작(英作)을 하고 코드를 개발하며 발표 자료를 만드는 등 산업 지형을 바꾸기 시작했다. 빅테크 간 AI 기술 개발 경쟁도 치열해졌다. 하지만 학습용 콘텐츠 저작권, 허위 정보, 개발 독점 같은 문제도 낳았다.
[3] 러 프리고진, 의문의 추락사… 우크라戰 장기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 무장반란을 일으킨 지 두 달 만인 8월 23일 의문의 전용기 추락으로 숨졌다. 최근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측이 ‘제거 작전’을 기획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군 주력이던 바그너그룹의 철군에도 우크라이나 대반격은 정체돼 있고, 미국의 추가 지원은 난항을 겪으면서 전쟁은 3년 차를 맞고 있다.
[4] 튀르키예-시리아, ‘21세기 최악의 지진’ 피해
중동에서 강진으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2월 6일 튀르키예 동남부,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대에선 ‘21세기 최악의 지진’으로 꼽히는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5만6000여 명, 이재민은 200만 명에 육박했다. 9월 8일 모로코 아틀라스산맥과 대도시인 마라케시 일대에서 규모 6.8의 지진으로 약 3000명이 숨졌다. 시리아, 모로코에서는 정치적 환경 탓에 구호 손길이 제대로 닿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5] 日 후쿠시마 오염수, 12년 만에 바다로 방류
오염수 방출 시작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섞인 오염수가 12년 만인 8월 24일 처리 과정을 거쳐 바다로 방류되기 시작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지만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우려를 완전히 없애진 못했다.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오염수 완전 방류 및 후쿠시마 원전 폐로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6] 역사상 가장 더웠던 7월… 전세계 기상이변
유서 깊은 교회 삼킨 하와이 산불.
8월 8일 96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100년 만의 미국 최악의 화재로 기록된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은 기상 이변의 위협을 일깨웠다. 올여름 미 남서부와 유럽 일대에선 50도가 넘는 폭염에 ‘지구 열대화’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기상 이변의 양상은 예측 불허로 펼쳐져 이탈리아와 스웨덴에는 같은 시기에 폭우가 쏟아졌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7] 3년 인플레 전쟁 끝에… 美연준, 내년 금리 인하 예고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3년간 이어진 고물가와의 전쟁 끝에 ‘2%대 물가상승률 달성’이라는 승리를 눈앞에 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 9월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0%까지 올리며 물가의 고삐를 잡았다. 연준은 올해 모두 4차례 금리를 동결했고, 12월에는 내년 금리 인하로 피벗(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시장에선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8]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전쟁… 보조금-자원 무기화
주요국 핵심 산업으로 부상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를 두고 각국 정부발(發) 공급망 재편이 거셌다.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의 기업들이 미국 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배터리·소재 기업들도 미국 내 합작공장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유럽 주요국들과 일본도 투자보조금 지원에 나섰다. 중국은 게르마늄과 갈륨, 희토류 등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자원을 무기화했다.
[9] 동북아 긴장 고조… 한미일 공조 vs 북중러 밀착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전략경쟁은 동북아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으로 물꼬를 튼 한미일 협력은 4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 따른 ‘워싱턴 선언’과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새 시대를 열었다. 반면 중국과 ‘제한 없는 우정’을 선언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받는 대가로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로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0] 트럼프 기소의 역설, 더 커진 재집권 리스크
뉴욕 법원서 재판받는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월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기소됐다. 미 역대 대통령 중 첫 기소다. 6월엔 기밀문건 불법 소지 혐의로, 8월엔 ‘1·6 의사당 난입 사태’ 공모 및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선거 개입”이라며 지지층 결집 계기로 삼았다. 그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 안팎에선 ‘트럼프 리스크’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