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동안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겨냥한 정치적 폭력이 없었던 미국에서 두 달 간격을 두고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암살 기도로 보이는 일이 일어났다.
7월 중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괴한의 총격에 머리를 맞을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스무 살 가해자는 저격수에게 사살됐다. 트럼프는 두 달 뒤인 15일(현지시간) 오후 골프 라운딩 도중 다른 암살 시도에 타깃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를 구금해 수사 중이다. 수사관들은 한 남자가 AK 47 스타일의 소총을 들고 덤불 속에서 트럼프가 웨스트 팜 비치 골프 코스에서 플레이하길 기다리고 있었으며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발견하고 총기를 발사했다고 말했다.
미국민들은 과거 몇 년 동안 겉보기로는 규칙적으로 크고 작은 정치에서의 '뉴 노멀'에 적응해야 했다. 국가의 담론은 거칠어지고, 당파적 분열은 날카로워지며, 더욱 고착됐다. 후보들 행동의 기준들은 갈수록 낮아졌다. 국가 전체에 총기 폭력이 넘쳐나 이런 종류의 공격은 아마도 다른, 피할 수 없는 뉴 노멀이 됐다. 그러나 지금 이것은 여전히 충격적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는 플로리다 사고 후 성명을 통해 “미국에서 폭력이 발붙일 곳은 없다”고 밝혔다.
암살 기도로 보이는 이번 일의 상세한 내용, 가해자의 신원과 동기 같은 것이 밝혀지면 미국 정치에 미치는 임팩트를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 부통령의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이런 종류의 폭력은 점점 오늘날 미국의 일부가 되고 있다.
자신의 목숨을 노린 첫 번째 암살 기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것도 그의 속도를 늦추거나 항복하게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런 반응은 그가 "잊힌" 미국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기소와 공격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종종 주장해 온 캠프와도 맞아 떨어진 것이다. 지난 7월 첫 번째 암살 기도 이후 그는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라고 말해 지지자들의 구호가 됐다.
트럼프는 “그들이 날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당신을 따라 하는 것이다. 난 그저 중간에 서 있는 것”이라고 즐겨 말한다. 이제 전직 대통령은 그의 주장을 묘사하는 데 이용할 만한 극적인 사례를 갖게 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지난번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의 총격만큼 감정적 동요를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당시 공격은 대중집회 도중 일어났고, 텔레비전 카메라가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전직 대통령이 피를 흘렸고 저항했다. 한 지지자가 목숨을 잃었고 다른 두 사람은 다쳤다.
이번에는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 코스에서 일어났고 전직 대통령은 즉각적인 위협으로부터 제거됐다. 며칠이고 다시 볼 선정적인 이미지도 없어 이런 점 때문에 대중의 마음에 얼마나 파문을 일으킬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암살 기도는 새로운 헤드라인 제목을 양산해 전 대통령 캠프에 며칠씩 쏟아졌던 시련으로부터 일시적이나마 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지난 주 대선 토론에서 해리스에게 방어적이거나 밀리는 성적을 거뒀고, 음모론을 지피는 로라 루머와 밀착한 데 대한 비판,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를 지지한 데 대해 불만을 넘어 옹졸하게 대응한 것 등인데 옆으로 밀칠 수 있게 했다.
결론적으로 일요일의 드라마는 충격일 수 있겠지만 앞으로 대선까지 7주 이상 남은 시점이라 더한 트위스트(반전)가 올 것이 분명한 것처럼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