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문제는 논의의 집중을 위해 공간을 '유로파'로 한정합니다.(다른 커뮤니티에서 '앙망'이란 단어를 쓰는 것이 도덕적이면서, 유로파에서만 부도덕할 수도 있다는 것) 다른 커뮤니티의 예시는 드실 수 있겠지만, 그것이 토론의 핵심이 되버리지는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 '부도덕'이라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으며, 그러한 단어의 사용으로 분쟁이 일어났을 경우 그 단어의 발언자가 책임의 많은 부분을 짐'을 의미합니다. '부도덕'한 것이 꼭 카페의 '제제' 대상이 될 이유는 없습니다. 예컨대, 제가 '아빠새끼 개새끼 아 존나 용돈 만원만 달라니까 존나 안쳐주네'라고 하면 엄청난 패드립이지만, 이런 글 올린 것 자체로 제제가 될 이유는 없습니다. 이 '앙망' 단어의 경우도 저는 유로파 기준에서 '제제' 대상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일베어의 도덕성에 대한 이론]
* 아론파크에 3주 전쯤에 쓴 글입니다.
<사실적 영역>
1. 단어에 어떤 본질적 뜻이 있다는 명제는 형이상학적 것으로 배제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단어를 어떤 고정된 뜻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고 여러 용례를 통해서 배우며
(즉, 자신이 접하는 용례에 따라 그 단어의 뜻에 대해 약간씩 이해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단어의 뜻 자체도 시대의 흐름, 지역, 계급 등의 요소에 따라 다양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 단어의 뜻은 <그 단어가 실제로 사회에서 어떤 용례로 쓰이는가>에 의하여 결정된다.
어여쁘다의 본질적 뜻이 있는 것이 아니고, '불쌍하다'라는 뜻으로 쓰는지 '예쁘고 사랑스럽다'라는 뜻인지 어느 뜻으로 많이 쓰는지에 의해 그 뜻이 결정된다.
(추가) 단어의 뜻은 단지 용례의 갯수로 결정되진 않는다. '운지'란 말이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걸 99번 봤더라도, '노무현 대통령 비하' 의미로 쓰이는 걸 3~4번 보고 거기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면, 그 사람은 '운지'라는 말을 다시 쓰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의) 용례는 단순히 '사용 예'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보빨'이란 말을 '여성에 대한 과도한 찬사'로만 알고 쓰다가, '보빨'이 사실 여성 성기에 대한 비하적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이후로 쓰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단어의 뜻을 밝히는 논변' 역시 모두 '용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앙망'을 부도덕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결코 '앙망'을 다른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논리적으로 증명하려는 논의 자체를 봉쇄하진 않는다. (추가)
그러나
3. 단어의 뜻은 <사회적>으로 결정되지만, 결국 '용례'를 수집하는 것은 개인들이다. 다시 말해, 개인에 따라 '용례'가 다르면 뜻 역시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의 단어의 경우 그 뜻의 차이는 크지 않다. 철학이나 문학 등의 단어의 뜻에 천착하는 분야가 아니면, 사소한 뜻 차이는 중요한 장벽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몇몇 단어의 경우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문제삼는 <일베 출신 언어>들도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나만 해도, 몇달 전까지는 '운지'를 단지 '노무현 대통령 비하'로 이해했지만, 새로운 용례를 많이 접하면서 지금은 그와 별개의 '낙하한다'라는 의미 역시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의미상 차이가 큰 단어들을 그대로 쓴다면 상당한 혼란이 야기될 것은 분명하다.
(추가) 아래의 1,2의 규칙이 없다면, 비속어를 쓰면 안될 이유도 찾을 수 없다. 욕해놓고 '난 그런 의미로 쓴 거 아니다'라고 발뺌하면 뭐라고 할 건가? 아니, 그런 의미로 쓴 것 맞더라도 쓰면 안 될 이유는 또 뭔가? (추가)
그래서
<당위적 영역>
1. 어떤 단어가 부도덕한 어원 및 의미를 갖고 있거나, 문제 없는 단어라도 부도덕한 의미가 추가되었다면, 가급적 대체가능한 다른 단어를 활용한다.
라는 규칙을 도입하여, 혼란의 여지가 적은 단어를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부도덕한 의미가 아니더라도 애매한 의미를 가지거나 사람마다 다른 뜻으로 이해하는 단어는, 가급적이면 비슷한 의미의 명확한 단어로 대체해야한다.
까지는 다들 동의할 것 같은데
그런데
2. 단, 부도덕한 의미로 읽힐 여지가 없는 경우(부도덕한 의미가 아닌, 다른 의미로 읽는 것이 보편화된 커뮤니티)에는 사용해도 된다.
1의 법칙이 도입된 이유가 언어 사용 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그러한 우려가 없는 경우는 개인의 자유에 맡기는 것이 옳을 것이다.
(추가) 마찬가지로 부도덕한 의미로 읽힐 여지가 없는 다른 경우에도 사용해도 된다. 다정다감한 분위기에서 자기집 강아지한테 '아휴 우리 개새끼 귀엽다'라고 할 때, '개새끼'는 욕보다는 애칭으로 읽힐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6~70 먹으신 어르신 분들이 자연스러운 문맥에서 '앙망한다'라고 써도 마찬가지로, 부도덕하게 읽힐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것을 부도덕하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왜 그 단어가 부도덕하지 않은가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하는 쓰지 않거나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추가)
라고 생각합니다. 끝.
많이들 일베어 쓰지 말자고 하는 이유가, 출신이 일베라서 그렇다는 건데
그건 맞는 측면도 있고 틀린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단어의 선택이라는 것이 개인의 '소속 의식'을 드러낸다는 점에서는 '일베와 동류에 속하기 싫다'고 생각하면 그 뜻을 피하는 것이 자연스럽긴 하지만
동시에 단어를 단순히 '도구'로서 보는 견해에서는 '그러한 의식 없이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위안부'라는 말이 본래 일본의 입장, 남성 중심적 시각이 담긴 단어이지만, 아시아의 위안부 대책 운동가들이 그 단어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면서 고유의 역사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고 설명하더군요.(천황 같은 단어처럼요. 우리가 그 단어에 담긴 왕권신수설 내지 제국주의적 성향에 동의하진 않지만, 고유적 역사적 의미가 부여되었다고 인정하기에 그대로 쓰는 것이겠지요.) 단, 그러한 역사적 의미 부여 과정이 없는 서구에서 번역할 경우는 본래 뜻을 살려 sexual slave라고 하는 게 맞다고 하구요.
이러한 경우 '위안부'라는 말을 쓰는 게 '소속 의식'을 나타내지 않을 수도 있고, 나타낸다 해도 그것이 꼭 그 단어를 처음 만든 '일제'에 대해 소속의식을 느낀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필요도 없죠.
물론, '위안부'라고 할 때에 '일제에 대한 소속감'을 나타낸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일베어'의 경우 '일베에 대한 소속감'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많고, 따라서 이러한 차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원래 뜻이 나쁜 뜻이었으니까'라는 말은, <사실적 측면> 1~3에서 말한 단어의 '원래 뜻'이라는 것의 형이상학적 스탠스 때문에 거부할 수밖에 없을듯 합니다.
[추가 결론]
앙망이라는 글은 일베에서 '앙망문'을 비꼬면서 민주투사에 대한 비아냥, 독재자(전두환) 옹호적인 의미가 추가되었고, 이러한 용법이 인터넷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앙망'이란 단어를 실제로 썼든지, 아니면 일베의 '앙망문 드립'을 스샷 떠서 비난하는 글을 보면서 그랬든) 이러한 용례로 인해, 적어도 온라인 공간에서는 '앙망'이 그러한 의미를 추가적으로 획득하였다고 볼 만하다. 따라서 1에 따라 다른 단어로 바꾸어 써야 한다. 유로파에서 '앙망'이란 단어가 2의 지위를 획득하지 못하였음은 분명하므로 예외가 될 수 없음은 당연하다.(안분명하면 투표라도 해봐도 될테고)
닉네임은 자유주의잔데 하는 행동은 완전 ㅋㅋㅋㅋ
지 말에 안맞으면 무조건 좌좀이래 ㅋㅋㅋㅋㅋ
(null)
'자유주의자' 님께서는 '앙망'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민주 인사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는 말을 부정하시는데요. 사어화가 진행 중이던 말이 인터넷상에서 퍼지게 된 계기와 현상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객관적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앙망'이란 말이 민주 투사로 유명한 고 김대중 씨가 군사 독재자인 전두환 씨에게 보내는 극존칭의 사죄 편지에서 추출되었고 이 사죄 편지가 고 김대중 씨를 조롱하는 소스로 충분히 쓰인다는 점, 시발점이 극우 성향으로 유명한 dc인사이드 정사갤이라는 점, 실제로 용어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극우 성향이란 점을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지 않나 합니다.
22222
보는이에따라 혐오스럽게 느껴지는건 배척해야하는게 당연하지않겠습니까? 어제 토탈워에서 본거네요.
일베충씨는 그리 생각 안할 것 같아서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심층면접 해보려 했으나
그냥 깽판치고 나가네여
쯔업...
워 앙팡? 하고 들어왔다가 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모두까기 인형 아니긔;;
저 분이 앙망 쓰시길래 쓰지 마시라 캤다가 키배 부튼 거임
" 예컨대, 제가 '아빠새끼 개새끼 아 존나 용돈 만원만 달라니까 존나 안쳐주네'라고 하면 엄청난 패드립이지만, 이런 글 올린 것 자체로 제제가 될 이유는 없습니다." >> 잘 아시네요... 제제는 아닌데 욕은 먹겠죠 (사람자식으로 안볼지도)
일베용어들이 애초에 원래의 뜻을 (긍정의 방향과 달리 반대로) 왜곡, 비하하고 기존의 어휘에서 "달리" 쓰이는걸 뻔히 아실꺼니, 쓰면 욕먹으면 됩니다.
민주화, 앙망, 운지, 홍어 등등 일베용어들 중 왜곡 비하 아닌거 있으면 예시 좀 부탁드립니다
근데 대체 글 왜 적으신거죠?
앙망 쓰시면서 제가 문제시하니까 이해 못하겟다고 해서
1:1 토론 신청한 건데여
일베는 일베일베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