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9월 이후 처음으로 식구들과 함께 휴일을 보냈다.
모처럼 시간을 내서 가족들과 함께 전주 소리축제에 간 것이다. 물론 본 행사는 표가 없는 관계로 구경도 못하고,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이들 행사하고, 세계 서예 비엔날레만 만 구경하고 왔다.(그늘에 앉아 쉴 곳 하나 없는데다 오늘 따라 날씨가 무더워 지지리 고생만 했지만)
소리 축제의 현장에 가보고 내가 느낀 점은 소리축제에 대한 어떤 소감보다 전주와 군산 문화시설의 차이가 나도 너무 많이 난다는 점이다. 전주가 전라북도의 서울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공연장, 전시장, 체육시설, 여가시설 등에서 전주와 군산의 차이가 너무 난다. 내가 알고 있는 전주에 있는 공연장과 전시장만 하더라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전북학생회관, 소리의 전당, 전북예술회관 등등 많다. 그러나 군산에 있는 모든 공연장과 전시장을 다 합해도 소리의 전당 반도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차이가 인구 수나 예산만의 차이일까. 아닐 것이다. 전주와 군산은 인구로 따지면 두배 정도의 차이 밖에 안난다. 그리고 군산의 문화적 기반 시설은 인구나 예산 모든 면에서 군산의 3분의 1도 안되는 남원만도 못하다. 결국 이러한 문화적 시설이나 문화적 활동의 부족은 문화적 기반을 갖춰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데 게을리 한 군산시민들의 문화 의식이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먹거리나 유흥이 아니다. 사람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기업체하나 유치하는 것 이상으로 문화시설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장은 우리에게 밥을 줄지는 모르지만 정서적인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주는 것은 문화이기 때문이다.
이제야 다른 지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왜 군산을 삭막하다고 하는지, 왜 군산을 떠나 전주로 이사를 가려고 발버둥 치는지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