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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곁에 멈춰서 위로하는 원범스님 |
지난 11일 저녁 부산 동의의료원 7층 중환자실. 뇌경색 치매 등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중증 병동에 스님들이 병실을 일일이 돌며 환자와 가족들의 손을 잡고 빠른 쾌유를 빌었다. 준비해간 떡과 음료수를 일일이 건네주며 눈을 맞추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자인스님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
병실을 방문한 사람들은 생명나눔실천본부 부산본부 본부장 원범스님(선암사주지)과 부본부장 목종스님(대광명사), 강서구 길상사의 자인스님과 생명나눔본부 직원, 그리고 이 병원에서 매주 환자를 돌보는 포교사단의 동의마하연 이수임 팀장 등 10명의 팀원들이었다. 저녁 7시에는 생명나눔 본부에서 마련한 작은 음악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병실을 도는 스님과 봉사자들은 음식과 함께 음악회 참여도 권했다.
스님 손을 잡고 반가움을 표시하는 환자 |
불심이 깊은 도시 답게 환자와 가족들은 스님을 반겼다. 단주를 차고 스님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가족, 조카가 부산의 큰 스님이라는 환자는 누운 상태에서 따뜻한 눈길로 한참이나 스님을 바라보았다. 간호하던 아들은 같은 승복을 입은 스님을 본 것 만으로도 어머니가 금방이라도 일어날 듯 들뜬 목소리로 “우리 스님과 같은 곳에서 오신 스님”이라며 어머니를 불렀다. 스님도 말문이 막히는지 한참을 침대 곁에 서서 환자를 바라 보기만 했다.
환자 말을 들어주는 자인스님 |
“생명나눔운동본부에서 환자분들의 완쾌를 기원하기 위해 떡과 음료수를 들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거동하기에 몸이 불편하겠지만 음악회도 참석하셔서 귀한 시간을 보내십시오”라며 병실 방문 목적 중심으로 인사하던 원범스님은 환자와 가족들의 힘겨운 모습을 거듭 보면서 말수가 줄어들고 환자의 상태를 묻는 병문안 인사로 바뀌어 갔다. 그냥 손만 잡고 얼굴을 쳐다보기도 하고 “어디가 아프시냐”고 묻기도 했다. 병실을 도는 것이 혹시 환자와 가족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은 아닌지 “쉬시는데 방해 해서 죄송하다”고도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씻으러 가거나 산책가 침대가 빈 곳에는 음식을 두고 나왔다. 아니나 다를 까 병실을 비웠던 가족들은 “병실을 비웠는데”하며 걱정하다 “두고 왔다”는 직원들 대답을 듣고 안심했다. 원범스님이 7층 병실을 도는 동안 자인스님과 목종스님도 4층과 6층을 맡았다.
문안을 마친 스님은 “어떻게든 고통 속에서 빨리 빠져나와 건강회복해서 가정에 빨리 돌아가는 것이 소원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이렇게 문안을 오는 것이 좋은 생각을 갖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큰 보람아니겠는가”라며 “아주 극소수 외에는 대부분 환영하고 좋아해서 우리 직원들도 힘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수임팀장은 “우리 동의마하연에서는 매주 월요일 법회를 열고 있으며 이번에 생명나눔의 음악회와 병문안을 지원하게됐다”며 “생명나눔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시간의 병실 위문이 끝나고 7시 부터는 병원 강당에서 환자와 가족들이 동참한 가운데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 |
2006년 창립한 생명나눔 부산본부는 그동안 장기기증 등록 및 캠페인, 환자 치료비 지원, 자살예방 등 주력 사업 외에도 자원봉사자 및 생명나눔 활동가를 위한 생명나눔 강좌, 난치병 소아암 돕기 자선음악회, 부산의 주요 병원을 돌며 환자 쾌유를 위한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는 활발한 사업으로 모범 지부로 평가받고 있다.
첫댓글 몇 년 전에 저도 생명나눔실천본부에 시신 기증을 했습니다. 홀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