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죽변항
울진의 북쪽 관문이자 해산물의 보고이며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의 옛 이름은 '죽진(竹津)'이다. 낙동정맥이 동쪽으로 뻗어 이룬 동해안 천혜의 항구이다. 죽변항을 에돌아 감싸고 있는 죽변곶 일대에는 청동기시대 유물인 패총무지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또 삼국시대 당시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죽변성 유적과 당시 사용했던 '전죽(箭竹; 대화살촉을 만든 시누대의 일종) 숲'이 해풍을 머리에 이고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동북아 수탈의 현장'인 죽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 '노'와 '목재선박 목편'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울진 죽변항 일대가 동해연안 고대사의 단초를 제공해주는 중요한 역사고고학적 유적지임을 확인시켰다.
지난 2010년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죽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출토된 목재 유물이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BC 5500년 전)에 낚시 도구를 싣고서 물고기잡이에 쓰인 '목재 선박'과 '노(櫓)'로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죽변지역이 동해연안 고대사의 현장임이 재확인됐다.
'전죽' 숲은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군사용 대숲이다. 울진군은 전죽 군락지를 '대숲길'로 조성하고 '용의 꿈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죽변등대를 품고 해안절벽을 끼며 조성된 하늘을 덮은 대숲길에 들어서면 세상은 고요하고 오로지 절벽을 부딪는 푸른 파도소리뿐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전죽이 울진지방의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어, 이의 군락지인 '대가실(죽변항 북동쪽 나들목)'은 국가적 요충지이자 외세 저항의 역사적 현장임을 보여준다.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전죽(箭竹) 숲을 돌아 나오면 SBS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과 '하트 해변', '죽변 등대'로 이름난 '죽변대가실' 해변을 만난다. 대가실 해변의 '하트 해변'은 청람빛 바다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울진바다의 정수이다. 두 발을 담그면 청람빛 바다가 금세 온 몸을 물들이듯 가슴 속엔 어느새 울진의 바다가 출렁인다.
바다 바람 속으로 '죽변항 스카이레일'이 흰 포말로 부숴지는 파도 위를 느릿한 속도로 지난다. '죽변항 스카이레일'은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과 봉개포구(봉수동, 烽燧洞), 후정해변을 잇는 '바다 위 레일'이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죽변항의 관광명소이다.
죽변항은 우리나라 동해안 항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울릉도와 직선거리상 가장 가까운 곳이다. 동해안에서 호미곶을 제외하고 바다로 가장 많이 튀어나와 있는 곳이 바로 죽변곶이다. 이에 따라 죽변 등대공원이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파도소리와 울창한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죽변곶에는 죽변 등대가 동해를 바라보며 우뚝 솟아 있다. 등탑의 높이는 16m로 백색의 8각형 콘크리트구조로 되어 있고, 불빛은 20초에 한번 반짝이며, 약 37㎞까지 불빛이 전달된다. 등탑은 2005년 9월 경상북도 지방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 등탑 내부 천정에는 태극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원래는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고 전한다.
죽변항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