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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근태 전 의원, 제2회 '진실의 힘 인권상' 수상 | ||||||||||||||||||
6월 26일, 혜화동 흥사단 강당에서, 부인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 대리 수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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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타계한 김근태 전 의원이 6월 26일 고문 피해자들이 만든 재단법인 ‘진실의 힘’에서 주는 제2회 인권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오후 7시 서울 혜화동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UN 고문피해자 지원의 날 기념대회’를 겸하여 열렸고 고인의 부인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신 상을 받았다. 시상식에 앞서 열린 기념대회에서는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기 위한 ‘진실의 힘 치유학교’를 졸업한 고문 피해자 김양기, 김장호, 김태룡, 박동운 씨가 정신의학 전문의 정혜신 박사와 함께 단상에 올랐다. 진실의 힘 치유학교는 고통을 견디며 살아남은 고문 생존자들이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대면하고, 치유 받는 과정에서 깨닫게 된 치유의 본질을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전달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치유자 양성 과정’이다. 총 7주 과정을 마친 이들은 평택 와락 센터에서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여의도 언론노조 파업 현장,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 등을 찾아 연대의 힘을 보내기도 했다. 치유학교를 마친 박동운 씨는 18년간의 감옥살이와 간첩 낙인으로 인한 사회적 차별 등으로 고통받다가 28년만인 2009년 11월 재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다른 고문 생존자 10여 명과 함께 국가 배상금의 일부를 내놓아 재단법인 진실의 힘을 설립했다. 단상에 오른 박 씨는 치유학교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쓰러져 죽는 사람 내가 안아 주고, 내가 그 사람 대신 맞아 주고, 그것이 함께하는 것이다. 전국 어느 곳이든 어느 때든 가서, 마음에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대하고 더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은 이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권상 심사위원 중 한 명인 권인숙 명지대학교 교수는 고 김근태 전 의원이 “19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23일간 고문을 당해 온몸이 망가졌지만 이후에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을 고문했던 이들의 정체와 고문의 실상을 세상에 낱낱이 알려냈다”며 “인간의 삶은 폭력보다 강하다는 진실을 일깨워준 그를 기억하고자 이 상을 그에게 바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고 김근태 전 의원을 대신해서 인권상을 수상한 인재근 의원은 “32년 전 이 자리에서 수배 중이던 남편과 결혼식을 올려서인지 감회가 남다르다”며 눈물을 흘렸다. 수상 연설에서 그는 김 전 의원이 반독재 민주화운동 기간에 고문 받고 심지어 목숨마저 잃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데 대해 늘 미안해 했었다며 “살아 있었다면 이 상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분들에 비해 김근태 자신은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인 의원은 김 전 의원의 파킨슨 병을 감춘 것이 후회된다며 “병을 감추자 병의 원흉인 고문 후유증도 감춰지게 되고 결국 고문을 국가나 사회가 아닌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치부하고 말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또 “하느님께서 이 일을 위해 자신을 부르신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 “김근태의 이름을 걸고 진실의 힘과 함께 고문이 없는 나라, 고문의 상처가 없는 나라를 만드는 길에 매진하겠다”며 19대 국회에서 ‘고문방지 및 고문피해자 보상 및 치유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상 상금을 고문치유센터 설립기금으로 전액 기부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