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아 방안에 오래 있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내마음 만큼이나 흐렸습니다
주인아주머니가 준 잘보지도 않는 달력을 무심코 보았더니 오늘이 10월의 마지막 날이었군요
" 아이고 삭신이야 경현동 저수지 길을 따라 산책이나 하자 걷는 것이 보약이야"
가을비가 잠시동안 왔다가 나를 살짝 위로해주곤 가버리더군요 좀더 내려도 되는데..
요맘 때면 낙옆도 제법떨어지고 조금은 쌀쌀해지고 또 얼마 안있으면 겨울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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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그때는 좀 시대적으로 암울했다고나 할까요 보는시각에서는 다를지 모르지만
캠퍼스엔 사복경찰과 전경들이 아주 상주해 있을때였습니다
같이 자취하던 선배 권유로 야학을 한지 이년이 되었을 1982년
봉제 공장을 다니거나 또 철공소에서 열심히 일하거나 신문 배달을 하면서 열심히 사는
제또래 학생들은 저녁도 굶은체 면목동 성당 지하실로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러 왔습니다
밤 10시반 수업이 끝나면 같이 손을잡고 그밤길을 걸어가서 내일 다시보자 하는
지금 생각해보니 참 행복했던것 같습니다.
같은 또래 동생 형들이랑은 교사 학생을 떠나서 마음씨 좋은 술꾼 아저씨가 하는 포장마차가서
돼지 곱창에 소주 한잔 하는것도 즐거움 이었습니다
그리곤 어깨동무 하면서 같이 불렀던 노래가 상록수 사노라면 이었습니다 순수했을 때 였습니다
그 맑았던 사람들은 지금 모두들 아이들 잘키우고 좋은 아빠 좋은 엄마가 되어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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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별로 안좋았지만 82년 이용이라는 신인가수가 박건호 작사 이범희 작곡의 "잊혀진 계절"
이 큰 히트를 쳤습니다 당시 조용필씨의 인기가 대단했지요 .
나중이야기지만 야학수업을 마치고 미술을 가르치는 남준이 형님 화실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주당들이 모여서 밤새도록 그시대의 현실에울분도 토하고 돌아가며 노래도 부르던 왕십리 남준이 형님 화실
술이 떨어져 가게로 술을 사러 가는데 지금은 국회의원인 변웅전씨가 "가수왕 이용"이라고 외치더군요
전 못찾겠다 꾀꼬리 를 히트친조용필씨를 응원했는데요 허허
노래는 참 좋았습니다 특히 "잊을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늘 주옥같은 가사를 써 시인이어야 될 고등학교 선배 박건호 씨가 작사한 잊혀진 계절
추억을 생각나게 하고 사랑했던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노래 였습니다.
적어도 사람들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한테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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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반을 밤에 모여 공부하고 싸우기도 하고 같이 울기도 했던 같이 공부했던 누나 동생 형을
보내야 할때 였습니다 졸업인것입니다
소풍도 같이하고 추석에 고향을 못간 사람들과 같이어울려 용마산에서 보름달을 보며
강강 수월래도 한 추억도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노래가사랑 졸업식 분위기가 같을수가 있을까요
담임을 맡았던 저가 눈물을 보이니 모두 눈물 바다가 되었습니다
인증 못받는 졸업장이었지만 문집도 만들고 학예회도 하고 연극도 하고
그때가 10월 마지막 이었던 같습니다.그때 제가 불렀던 노래가 잊혀진 계절이었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뒤돌아 봅니다 저는 그들처럼 정말 치열한 삶을 살았을까요
"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가사처럼 어느날 난 낙옆지는 소리에 갑자기 텅빈 마음을 보았습니다
이제 10월이가면 올해도 두달 남았습니다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후회없이 살아야 겠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느 시인처럼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때 그시절 같이 했던 그 사람들 잊을수가 없습니다 정말 다들 잘되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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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서 이영주씨를 만나면 전 기분이 좋습니다 탁구를 한시간 더칠수가 있거든요 (영주씨 차타고 오니까)
꼬마 소녀같은 이영주씨는 늘 차에서 음악을 틀어줍니다
곰세마리가 아빠곰 엄마곰 이노래만 아는 줄 알았던 이영주씨가 음악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작년 10월에 틀어준 음악이 마지막 잎새 였던것 같습니다
10월의 마지막밤을 하루앞둔 밤 운동을 마치고 들려준 음악이 마이 웨이 였습니다
소년의 마음으로 참 좋았습니다
집앞에 내려주고 5분도 안되서 전화가 왔습니다
"박샘님 찰밥드실래요 저의 애기아빠가 박샘 갖다드리래요"
거절할수가 없었지요 마음이 따스한 신랑을 두었기 때문에 떡과 찰밥과 김치를 감사히 받았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밤에 전 이영주씨 신랑이 가져다 주라던 그찰밥에 기아자동차 다니는 공보선이가 준 매실주
한잔 하겠습니다 마음이 따스한 사람들이 같이 있는 10월의 마지막 밤은 쓸쓸하지 않습니다
금호식구 여러분 10월의 마지막 밤 잘보내시고 환한 아침이 오는 11월 첫날 나주 시장배 승리하세요
첫댓글 추억만을 찾아서는 안되겠습니다 퇴행이니까요 그러나 과거 없는 미래는 없습니다 다시금 글을 읽으면서 나를 뒤돌아보게 되고 희망을 찾게되고 그러면서 산다는것은 참 아름답다고 느낄수 있는것 바로 여러분들 입니다
기억하고 싶고 아름다운 기억이 추억이라는데 참 좋은 추억의 글 잘읽고 가네 홍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