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팔려고 해도 팔 수 없고, 행복은 사려고 해도 살 수 없다. 내 마음대로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만한 대가를 치르고 받아야 한다. 그만큼 수양하며 덕을 쌓아야 한다. 피할 수 없는 것이 있고 넘볼 수 없는 것이 있다. 평생 두고도 풀 수 없어 짊어지고 가야 할 각자의 몫이기도 하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을 남의 탓이라고 미루며 벗어날 수 없다. 줄 것은 기분 좋게 주고, 받을 것은 기분 좋게 받으면 된다. 사자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 주어진 직업의식도 매우 필요하다. 까다롭도록 하나하나 제외하고 예외로 하다보면 남을 것이 없다. 마음에 쏙쏙 들어올 만큼 완전한 것은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 받아들이면 그것도 문제다. 욕심에 짓눌려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래서 양심과 소신이 필요하다. 할 일은 하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책임질 일은 기꺼이 책임을 져야 한다. 하고 싶은 일만 골라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고 싶어도 못하는가 하면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하여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으면 그래도 괜찮지 싶다. 대개는 선택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방적이었다. 그런 일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만한 여력이 없었다. 그래도 몸 건강하게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어 고맙다고 여기면서 감사할 일이다. 그래서 말년에 가까워지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꿈이면서 행복이라고 한다. 누군들 그러고 싶지 않으랴만 어디 마음처럼 된다던가. 누가 시기라도 하듯 가로막으며 방해하는 것처럼 좀처럼 안된다. 그 고비를 뛰어넘어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뒤틀어진다. 본의 아니게 어깃장이라도 놓듯 엉뚱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좀은 아쉽고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엇비슷하거나 가까운 일만 해도 다행으로 여기며 위안 삼는다. 그마저도 희망으로 끝나면서 허탈하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한계를 느끼고 야속하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현실이며 사실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