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월 동안은 주말마다 밭 농사하느라 바삐 지냈다. sd 16 바이콜릭스(Bikeholics)가 쉬는 날을 틈타 모처럼 라이딩을 즐겼다. 아침 7시 20분에 집에서 출발하였으나 도로는 비교적 한산하였다. 굴포천 자전거길로 접어들면 시원한 나무 숲이 펼쳐진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자전거 도로를 점령하고 있어 조심스러웠다. 굴포천 둑길은 자전거 도로만 있고 보행로가 없기 때문이다. 굴포천 공기주입기와 흙먼지 털이 장소에서 자전거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바로 아라뱃길을 향해 내딛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페달링하는데 어느 20대 날씬한 아가씨가 MTB를 타고 나를 추월하여 비호같이 내달리고 있었다. 그 때 내 속도는 25km이었다. 쫓아가지만 뱀새가 황새 따라가는 격이었다. 잠깐 사이에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늙어가는 나이는 속일 수 없다. 젊은 시절이 그리웠다. 집에서 아라뱃길까지는 약 13km이며, 계양대교 쉼터까지는 15km이다. 계양대교 쉼터에서 처음으로 수유지휴하였다. 그 때 노인 바이커를 만났다. 영등포에 사시는 분이었다.
내 나이 정도로 보았는데 80세라고 하여 깜짝 놀랬다. 헬멧 쓰면 젊게 보이지만 그래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였다. 자전거 여행한지는 20년이 넘었으며, 매일 20km를 주파한다고 하였다 아내를 일찍 여위고 자전거 여행하면서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나한테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푸른하늘에 비행기가 하늘을 날으고 아라뱃길 다리 주변에 금계국꽃들로 가득 수놓고 있어 무척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이시네요.
멋진 사진 보여주어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인사하고 헤어졌다. 계양대교 쉼터에서 출발하고 나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대였다. 바이크 손대장이었다. 중랑천 노원교까지 달리고 복귀하는 도중이라고 하였다. 날씨가 더워 새벽에 일찍 나왔다고 하였다. 바이크 손대장은 홀로 라이딩할 때마다 전화를 항상 한다. 반갑게 전화를 통하고 정서진을 향해 내달렸다. 아라뱃길 천변을 따라 금계국꽃들로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자전거를 멈추고 금계국꽃과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름다운 풍경이였다. 오늘은 왠일인지 다리가 가벼워 보였다. 날개달린 새처럼 가쁜하게 달렸다. 시속 25km 이상이었다. 정서진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9시 15분경이었다. 29km를 2시간만에 주파하였다. 쉬는 시간까지 포함한 시간이다. 정서진은 바이커들이 뜸하였으며 평온한 편이었다. 서해바다와 맞닿은 곳이라 경치도 훌륭하였다. 나는 어릴적 바닷가에 살아서 바다만 보면 언제나 수구초심(首丘初心)이 떠오른다. 추억과 낭만이 깃든 곳이기 때문이다.
소꼽친구들과 함께 기어다니는 게와 뱀장어, 망둥이 등을 잡곤 하였다. 66년전 이야기다. 그 시절이 그립다. 정서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멋진 풍경들을 담았다. 명수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여 전화하였다. 명수는 마라톤도 하고 자전가 타면서 힘든 고갯길도 거뜬히 올라갔는데 천식을 앓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나는 2년 전에 한달간 천식을 앓아 보아서 천식이 얼마나 고통스럽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천식을 한 번 앓은 사람은 평생 몸에 지니고 산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조심하고 있다. 천식에 좋다는 아몬드, 호두, 연어, 고등어, 래몬, 키위 중에서 주로 아몬드와 키위를 먹었다. 명수는 6월19일에 CT 촬영 결과가 나오는데 정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서진을 뒤로하고 오던 길로 뒤돌아 갔다. 복귀할 때 시속 25-27km로 달렸다. 꽁무니 바람이 불어와 페달링하는데 한결 수월하였다. 시천교 쉼터에서 휴식하면서 배고품을 달랬다. 쉼없이 달려온 터라 에너지 보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계양대교 쉼터에서 휴식하고 굴포천을 따라 이동하다가 한번 더 쉬고 집에 도착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안도의 한숨과 기분이 상쾌하였다. 나는 자전거 타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15,000보 이상을 걷는다. 매일 운동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하여 배길 수 없다. 운동하고 나면 몸이 가벼워서 좋다. 그래서 매일 운동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다. 오늘 자전거 여행은 58km로 충분한 운동량이었다. 비록 홀행하면서 고독을 삼켰지만 유쾌한 하루였다.
계양대교와 금계국꽃
수향원
다문교
인천 서해갑문
정서진의 풍경(노을종)
정서진의 아라뱃길 인천 터미널
정서진의 아라빛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