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수영을 다녀오며 바라 본 하늘은 아주 오랜만에 파란색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이런 날, 그것도 휴가의 마지막 날....
라이딩을 하지 않으면 두고 두고 후회할 것 같아 집에 들어오자 마자 나갈 채비를 챙겼더랬습니다.
에구... 늘 느끼는 거지만, 뭐가 이리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쩝.
준비를 마치고, 지하2층에 주차장에 있는 바이크에 시동을 걸고...
지상으로 나오면 늘 정겹게 인사해 주시는 경비 아저씨들... 목례로 감사인사.
아파트 출입구 차단기가 올라가고... 자~ 드디어, 무조건 고고씽~
머릿 속에는 온통 '오늘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연료탱크 계기판의 시계는 대충 10:30 을 지나고...
동해바다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그렇다', '어렵다' 사이를 반복하는 동안 어느새 도착한 미사리...
BL챠퍼스 카페에 들르는 것이 자연스레 몸에 밴 듯...
바이크를 익숙하게 주차하고는 카페 안에 들어가 매장에서 근무하는 분 들께 인사를 드리니 조금 놀라는
표정이 보이네요...^^
(월요일 오전에 라이딩하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은가 봅니다...ㅎㅎ)
금방 내린 향긋한 원두커피를 한 잔 들고는 테이블에 앉아 담배 한 대 피우며... 또 생각...
'동해바다(대포항)로 갈까 말까...' @@
우선은 홍천까지 가보고 시간이 괜찮으면 동해안까지 나가는 걸로 잠정 결론 짓고나니,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커피를 거의 원샷으로 비우고는 후다닥 출발...=3==33 !!
월요일 오전의 한가로움이란 게 이런걸까??라는 생각을 하게하는, 조용히 뻗어있는 홍천 방면 국도...
차량들도 서로 먼저 가려는 기색이 없이 너무나 여유롭습니다. 게다가 따뜻한 햇살까지... ㅋ ㅑ~
열심히 달려보니, 어느새 홍천 화로구이... 시각은 11:00 경...
오케바리, 동해바다는 보고 올 수 있는 시간은 이미 확보했고... 간단히 점심먹고, 주유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속초 92 km를 앞둔 삼포휴게소에 진입...
휴게소를 둘러보니, 주유소 옆에 기사식당이 있길래 가까이 갔더니만, 영업을 한다고 입간판은 걸려있는데
식당안은 인기척이 전혀 없어 을씨년 스럽기만 하더군요... 걍 무시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넓은 식당엔 손님
두 분(나중에 주유소 아저씨들이란 걸 알았답니다.^^)이 계시고, 주인으로 보이는 부부는 사내아이 점심을 챙겨
먹이느라 정신이 없으십니다.
가장 저렴한 메뉴를 선택해서 주문한 것이 소머리국밥(6천냥)...
사실, 휴게소에 있는 식당이라 별 기대없이 한 숫갈 먹었는데... 와우, 맛이 끝내줍니다...^^
커피 한 잔 들고 가라는 주인아주머니의 따뜻한 말 한마디... 말씀은 고마왔지만...
빨리 출발해야 하는 압박감에 그냥 주유소로 직행...^^
좀 전에 식사하시던 두 분... 기름을 넣어 주시며... 바이크를 두리번 두리번...
요즘 날씨가 따뜻해져서 탈만 할 것 같다는 관심어린 한 마디. 그리고, 이건 뒷바퀴가 티코보다 더 큰데??...ㅋㅋ
주유가 끝나자마자 휴게소를 빠져나와 인제, 원통을 지나 한계령과 미시령으로 나뉘는 갈림길에 있는 휴게소까지
부지런히 달렸건만... 에구... 오후 2:10 경과.
대포항까지 갔다오려면... 족히 한 시간은 넘게 걸릴 텐데... 서울까지 7시 안에 들어가려면 좀 더 서둘러
다녀와야 하는 상황입니다.ㅠㅠ
휴게소에서 5분도 못 쉬고, 바로 출발해서 미시령을 들어서니... 온 몸을 파고드는 차가운 냉기... 그리고, 온통
하얗게 눈이 덮인 산, 산중턱까지 낮게 내려 앉은 구름들... 하늘에선 가는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데... 한편으로
멋지고, 무섭기도 하고,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비경들...
미시령 터널에 다다르면서 부터 도로에는 방금 녹은 눈이 살짝 얼어있는 무시무시한 상태... 바로 정지해서 바이크를
돌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몸이 따라 주질 않습니다... 으으으....
결국, 시속 20~30 km 속도로 아예 브레이크를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진땀을 흘리며 미시령을 간신히 넘어 보니,
저 멀리 눈 앞에 보이는 동해 바다와 보송보송한 도로들... 웬만한 신호대기에서는 노견으로 빠져 선두에 있던 차량
앞에서 신호 바뀌자 마자 출발해 가며 도착한 대포항 휴게소. (참 오랜만입니다... 약 5개월...^^)
사진 몇 장 찍고, 파도가 높게 일고 있는 바다를 한번 흘깃 보고나서 서울로 출발... 시각은 3시를 넘긴 상황.
미시령을 다시 넘을 생각에 불안과 초조가 계속되는 극도의 긴장상태.
다행히도 서울로 향하는 미시령 길엔 햇볕이 내리쬐어 도로가 살짝 젖어만 있는 상태였고, 대충 60~80 km 사이의
속도를 유지하며 원통까지 고고씽~
중간에 주유 한 번 다시하기 위해 들어간 38선 휴게소... 커피 한 잔과 담배 한 대 피우고는 바로 출발...^^
욱신거리는 손목과 어깨를 신호대기 할 때마다 풀어가며 논스톱으로 아파트 지하 주차장까지 직행.
(월요일 오후인데도 양수리 부터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수 많은 차량들로 휴일을 방불케 합니다... 결국, 노견으로 고고씽~)
집에 돌아오니... 온 몸이 욱신 욱신거리지만... 라이딩을 안전하게 마쳤다는 뿌듯함과 동해바다를 보고 오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만족감이 참 뿌듯합니다.
(강원도 쪽은 바람이 강하게 부는 탓에 주행풍의 위력을 실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스트 이승철(터보)님...
첫댓글 마름답구요 라이더의 감성이 전해지는듯 합니다
멋집니다.^^
멋지십니다 ................
라이딩을 즐길줄 아시는 분이군요...멋지십니다..
저와같은 팻보이네용~멋집니다^^ 저도 바빠지기 전에 다시한번 먼길 다녀오고 싶네요
한폭의 풍경화라 말하고 싶습니다.고생 했습니다.^^
외로운 투어를하셨군요 멋 지심니다
멋져부러,,진정한 라이더
멋저여 항상 안전라이딩 하세여.....
너무 멋집니다...사진...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