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민선 8기 후반기 의장 선출 논란이 경이로울 정도다. 전국 광역시의회 역사상 무효표 논란으로 의장 선출이 4개월 이상 공전(空轉)된 적이 있었나. 전국 지방의회 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이러다 자칫 후반기 전체를 제1 부의장이 의장 대행하는 전국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같은 여당 내 자리다툼으로 광역시의회 의장 자리가 1년 이상 공석이 된다면 전국 망신살이다.
진행되는 상황을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이성룡 전 의장과 안수일 시의원 간 앙금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안 의원은 이성룡 전 의장의 의장 당선 유효표 가운데 한 표가 법원에 의해 무효로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본인이 당선자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반면 이성룡 시의원은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안 시의원이 탈당한 만큼 다수당인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자신을 지지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만일 국민의힘 시의원 19명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여당 단일 후보에 반대표를 던지면 해당 시의원에게 다시 당명 불복 굴레가 씌워질 게 틀림없다. 앞서 이성룡 전 의장과 안수일 시의원 간 갈등 밑바닥에도 당명 불복이 깔려 있었다. 이럴 경우 여당 시의원들의 자율적 선택에 하자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
울산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오는 11월1일 의총을 열고 의장 후보를 단일화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단일 후보를 18일 열리는 올해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장으로 최종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여당 내 계획이 얼마나 주효할지 의문이다. 앞서 여러 번 이런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려 했지만 李-安 양측 지지자들의 이해관계, 요구주장에 밀려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도 의총에서 쌍방 간 주장과 요구가 엇갈려 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의원 2명의 다툼으로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자리가 1년 이상 겉도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 안수일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법대로 하면` 내년 말까지 울산시의회 의장 선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의장 자리 다툼을 벌였던 두 사람을 향후 후보 단일화에서 배제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한 일이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11월 의총에서 이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고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건 어떨까. 울산시의회 의장 선출 문제가 다 이상 시민들의 비판 도마에 올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