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센터 법제화 한계 우려, ‘자립생활권리 강화’ 장애인복지법 개정 추진자립생활지원조례 상위법 기능, 국가·지방자치단체 지원의무 내용
“장애인 동료성 기반해 주체적인 자조옹호 하는 IL센터 정체성 확립”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22일 국회소통관에서 공동으로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장애인복지법 제4장 강화 개정) 발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IL센터) 법제화 내용이 담긴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동법 개정안이 발의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과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는 22일 국회소통관에서 공동으로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장애인복지법 제4장 강화 개정) 발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은 IL센터 법제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제58조 ‘장애인복지시설’ 조항에 ‘장애인자립생활지원시설’을 신설하고 장애인 자립생활 역량 강화 및 동료상담, 지역사회의 물리적·사회적 환경개선 사업, 장애인 인권의 옹호·증진, 장애인 적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로 정의하고 있는 내용이다.
IL센터 법제화 내용이 담긴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을 두고 IL계 양대 단체인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와 한자협은 첨예한 입장 차를 보여왔다. 한자협은 IL센터 운영철학과 방식은 타 복지시설과 매우 선명한 차이를 지니고 있고, 장애당사자성 훼손 등을 우려하며 IL센터의 복지시설 진입에 대해 반대해 왔다.
22일 국회소통관에서 개최된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장애인복지법 제4장 강화 개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선민 의원은 “지난해 통과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은 IL센터가 센터의 고유하고 차별적 속성들을 발전시키기 위함이 아닌 ‘관리되지 않는 서비스 제공기관’이라는 왜곡된 저평가에 근거해 추진됐고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에 대한 논의는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존하는 IL센터를 장애인복지시설로 모조리 편입한다는 것은 IL센터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방향성을 약화하고 기존 장애인복지시설이 가진 한계를 답습할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서미화 의원은 “장애인 당사자 권리옹호 지원체계인 IL센터는 활동 그 자체가 권리로서 보장돼야 한다”면서 “장애인복지법 제4장 강화 개정은 장애인의 동료성에 기반해 주체적인 자조 옹호를 하는 IL센터 정체성을 확립하고, 21대 국회에서 통과한 장애인복지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만간 발의될 예정인 개정안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관한 전반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복지법 제4장 장애인자립생활지원을 자립생활권리보장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주요 내용으로 제53조 자립생활지원, 제53조-2 자립생활지원 신청, 제53조-3 시설퇴소 및 전환지원, 제53조-4 자립생활주택제공을 추가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미 시행 중인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조례’의 상위법의 법적 기능을 하게 했다.
또한 제54조 명칭을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에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수정하고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고유역할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의무를 법률로 규정했다.
22일 국회소통관에서 개최된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장애인복지법 제4장 강화 개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장애여성공감 고나영 활동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장애여성공감 고나영 활동가는 “IL센터는 장애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운동을 독자적으로 만들어왔다 하지만 IL센터가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시설로 규정되면서 (시행시기가 남았음에도) 지자체들은 이미 IL센터의 시설화를 언급하며 관리·감독을 강화하려고 압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운영 현황 파악을 하는 것을 보면 IL센터의 활동 지속성을 확인하려는 것이 아닌 자격과 검증을 하려는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면서 “IL센터는 국가가 방치한 장애인들이 서로가 돌보며 배제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활동해 왔다. 전문성을 명분 삼아 우리의 활동을 깎아내리지 말라. 이번 개정으로 자립생활의 이념이 유지될 수 있도록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피플퍼스트 박현철 서울센터장은 “2021년 기준 전국 251개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그중 8개 센터가 발달장애인 또는 발달장애인특화센터 유형이다. 7개의 센터가 발달장애인 동료상담가를 두고 있고 6개 센터가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리더로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서비스 양질화와 전문성 같은 것을 명분 삼아 센터를 구성하면 더 이상 발달장애인 센터장이 나올 수 없을까 우려스럽다”며, “장애인자립생활권리보장법을 통해 발달장애인 당사자로 리더로서 활동하고 자립을 꿈꿀 수 있도록 보색돼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