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기 :
너무 급하게 수술일정이 나와서 며칠간 정신 없이 보내다가 입원날이 되었지 뭐에요…너무 급한 나머지 입원 전날 도저히 안되겠어서 잠자러 들어갔다가 벌떡 일어나 때를 혼자 밀었다는…ㅎㅎ 앞으로 한동안 목욕 못한다는 생각이 제일 신경쓰였던 것 같아요…
4월 15일 일요일
입원하는 날이었어요. 7살 딸램에겐 수술 결정된 후 이틀 후에 알렸구요. 엄마가 건강검진 받아야 하는데 며칠동안 입원해야 되서…그동안 이모랑 아빠가 도와줄거야…하고 안심시켰는데두 딸램이 뭔가 낌새가 이상했는지 제 무릎에 고개를 푹 묻어버리더라구요. 마음이 아팠지만 어쩌겠어요…친정식구들이 다 근처에 살아서 급번개로 모두 모여서 점심을 함께 했구요. 입원수속 하러 병원으로 고고~~입원하니까 실감이 조금 나더라구요…환자복 갈아입고 수액도 꽂고 담당의 선생님과 면담도 했구요. 절재 범위 여쭤보셔서 반절제로 알고 있지만 <?xml:namespace prefix = st1 />홍석준선생님께 모든 걸 믿고 맡긴다고…그런데 마트법 때문에 지하에 H 마트가 문을 닫은거에요. 마트서 이것저것 사야하는데…그점은 너무 아쉽더라구요. 병원 같은 곳에선 일반 법률 적용 안하셨음 좋겠어요. 넘 불편해요. ㅜㅠ
반나절이 금방 가버렸어요. 이제는 밤…딸램 때문에 남편은 집으로 보냈지요. 가뜩이나 엄마 없어서 우울할텐데 아빠라도 곁에 있어줘야겠기에…전 괜찮아요. 강하니까요 ^________^
드디어 내일이면 수술 받는구나…그런 생각에 잠못 들어야 하겠지만! 사실은 그런 생각에 잠 못들지 않았구요. 옆의 환자분 덕택에 잠 못 들었답니다. 굉장히 예민하신 분과 2인실을 쓰게 되었는데 답답하시면 숨을 못 쉰다고…내내 불을 켜놓으셔서 그만 잠을 설쳤지 뭐에요. ㅜㅠ 여튼 밤새도록 거의 잠을 못 잤던거 같아요. 밤 12시 이후부터 금식이라서 11시 조금 넘어 혼자 편의점으로 가서 쵸콜렛바를 우적우적 먹어두었는데 그래도 새벽되니 배가 또 고프네요. 배고픈건 못참아해서…수술보다 금식이 더 무서워여…어흐흑…
4월 16일 월요일
날을 꼴딱 샜어요. 뭐 그래도 괜찮아요. 곧 수술 받고 건강해지면 푹 자주면 되죠. 원래는 12시 30분에 수술 예정이었는데 9시 30분으로 당겨졌어요. 나이 순으로 밀렸다고 했는데(제 나이 만 41) 갖고 있는 지병이 있는지라 앞으로 당겨졌나봐여..
웨메~~~8시 넘으니 갑자기 마구 긴장이 되네요. 가슴이 쿵쾅 거리는게…저 솔직히 딸램 하나 있는거 자연분만해서 낳았구요. 수술 경험 한번도 없답니다. 갑자기 겁이 막 나더라구요…아주 잠깐 도망갈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쳤었나봐여…어떻게 잡은 수술인데…금방 정신 차리고 다시 대기…8시 반 넘어서 남편이라도 마중가자 싶어 지하로 내려갔는데 남편 만나서 마트에 들러 빨대컵이랑 생수 주스 등 간단히 사고 있는데 병동에서 전화가 왔어요. 어디 계시냐고…수술 받으셔야 하는뎅…ㅎㅎ 급히 올라갔더니 9시도 안되었는데 내려가서 대기해야 한다고 하시네요. 아저씨 오시고 이동침대에 옮겨지고…수술실까지 내려가는데 별 생각이 안들더라구요…오히려 이때가 더 담담했던 것 같아요. 수술실 앞에서 남편 배웅받고 드뎌 수술실 입장! 와…수술실이 디게 넓어요. 서관수술실 동관수술실 막 이렇게 있었던 것 같아요. 여튼 넓은 수술실 한참 지나 드뎌 수술방에 입장. 잠시 대기하는동안 보니 먼저 수술 받으셨던 분 끝나고 뒷정리 중이었더라구요…별게 다보여…으흐흐…곧 저 입장. 수술침대로 이동하고 간호사님께서 시트랑 이불 덮어주셨어요. 이쯤 되면 울법도 한데…신기하게도 울음이 안나와요. 그냥 어벙벙 했던 거 같아요. 홍쌤은 보이시지 않고…마취샘이 입에다 마스크 씌워주시고 호흡하세요…이러셔서 호흡하는데 한번 두번 호흡하다보면 점점 시야가 흐려질 줄 알았는데 호흡 세번까지는 말짱해서 뭐야 이러다가 한방에 훅 가네요.
정신이 들어 보니 회복실…어떤 남자분이 계속 으으으 비명을 지르고 계셨는데 전 비명도 안나오더라구요. 생각보다 참을만 했던 거 같았어요. 근데 배워둔게 있어서 호흡 열심히 하고 간호사님께 토할거 같다고 주사놔달라고..진통제도 추가요…ㅎㅎ 간호사님 알아서 놔주시는데 조금 더 정신 들어보니 왼편에 시계가 있는데 4시 반을 넘었더라구요…분명히 9시 넘어서 수술방에 들어갔는데…갑자기 막 절망감이 들면서...아…전절제 했구나…(사실 홍쌤께 다 맡겼기 때문에 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얼마나 심하게 전이되었으면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을까…암담하더라구요…시간은 계속 지나 조금씩 더 회복되는데…목소리는 잘안나고 해서 손으로 침대가드를 탁탁 쳐서 간호사를 불렀어요.. 저 수술받은지 얼마 된건가요…간호사님 뭔말인지 잘 몰라서 그러시다가 이제 오전 11시 반이라고…ㅜㅠ 그럼 저 시계는 도대체 뭡니까라고 물어보진 못했어요. 잘못봤는지 시계가 잘못 된건지 아직도 모릅니다…마취가 다른 분보다 빨리 깨는건지 어쩐지 제침대를 앞으로 죽죽 끌어다 놓으시더라구요. 아…근데 어째요…정말 어린 아가가 울고 있는거에요…얼핏 보니 두돌쯤 되었을까…옆에 할머니가 계시고(왜 엄마가 아닌지…) 아가는 울고 있고…설마 아가가 갑상선 수술을 받은건 아니겠지…받았다면 저렇게 울어도 될까 걱정되더라구요. 회복실에서 빠져나오면 엘베 앞에서 남푠이 기다리고 있을줄 알았는데 아저씨가 바로 엘베 타시더라구요…아니 뭐야…기다리지 않고 어디갔어…입원실에 도착해보니 남편, 시엄니 이렇게 기다리고 계시는데 들어보니 아산은 가족대기실이 없다고 하네요. 없어진건지 원래 없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여튼 계속 열심히 쉼호흡하니 조금씩 어지러움이 없어지는 듯 했어요. 목소리는 쉰소리로 나왔는데 말을 하면 안될거 같아서 손짓으로 핸폰으로 의사 전달하고…시엄니와 남편은 점심드시라고 보내고 나니 울부모님들과 형제들이 오네요…어우 웃으면 안되는데 주루룩 식구들 앉아있는 모습에 웃음이 빵 터질뻔 해서 혼났어요. 빨대컵 요긴하게 잘 사용해서 별문제 없었네요. 얼음찜질하며 금식시간 풀리고 고대했던 밥시간…남편이 사온 죽 맛나게 먹었어요. 수술 받고 나오니 같은 병실 썼었던 환자분이 6인실로 옮기시고 새로 환자분이 오셨는데 저랑 같은 갑상선암. 같은 처지에 위로라도 해줄까 싶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손님 이렇게 세분이서 펜션 놀러오신 마냥 어찌나 떠드시면서 드시는지…9시 반까지 떠드시길래 도저히 안되겠어서 간호사님께 꼬질렀는데 간호사님도 별 힘이 없으시더라구요..환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지라…이해되어서 제가 가서 직접 말씀드렸어요. 저 오늘 수술 받았다고…쉬어야 한다고…3분도 안되 모임 해체시키고 10시 안되서 불끄고 잠들었어요. 그래도 전날보단 잘 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4월 17일 화요일
퇴원하는 날이에요. 어제보다 컨디션이 훨씬 좋아졌고 목소리로 넘 잘나왔어요. 원래 고음불가라서 고음은 테스트 해보지 못했구요. 이번에 갑상선 수술 받으면 목소리가 좀 섹시해질까 약간의 기대도 가졌었지만 제목소리 그대로네요…홍쌤 대단하쉽니다!! ㅋㅋ
홍쌤 아침에 회진 도시는데 워낙 잘 알고 있었던지라 좋습니다 네네 하고 휙...전 그래도 좋아요. 담주에 진료볼 때 궁금한거 여쭤보면 되지요…뭐…간호사님, 담당쌤께 궁금한거 여쭤보고 그리고 퇴원했습니다. 워낙 짧게 입원했었기에 정말 시간 금방 가는 것 같았구요. 병원비가 총 140만원 넘게 나왔어요. 2인실 이틀에 메피폼 2박스, 다음 진료비까지 모두 포함해서요.
전 어쨌거나 만족합니다. 함께 병실 쓰셨던 분들 때문에 조금 아니 많이 불편했지만 전반적으로 모두들 친절하시고 좋았어요.
남은 반쪽을 지키기 위해서 뭘 해야 할까요 여쭸더니 담당쌤 없다고 하시네요…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살아오면서 나빴던 습관이나 식성, 성격등 고칠 것 있다면 고쳐나가야 겠죠. 사실 전 커피를 좋아하고 과일 귀찮아서 잘 챙겨먹지 못하고 피곤해도 낮잠 자는거 굉장히 싫어했거든요. 심지어 울딸 임신했을때에도 낮잠이란걸 자본적이 없어요. 그리고 밤잠도 놀다가 늦게 자는거 좋아했구요. 이젠 잠도 충분히 자고 과일도 잘 챙겨먹고 급한 성격도 조금 고치려구요…이런 습관이 영어학원 강사 생활을 11년 하면서 생긴 것들인데 이제 조금씩 고쳐나가보려구요.
제 친구가 그러더라구요…하루에 100번씩 웃으면 암도 이긴다고…우리 앞으로 많이 웃어요. 더 좋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파이팅하시구요!
[질문] 수술 후 몸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병원서 나눠준 안내문에는 먹는거 생활하는거 다 평소와 같이 하라고 하는데...산후조리도 아니고 잘 모르겠어여...
저와 같은 반절제, 같은병원 다른샘께 10일 늦게 수술하셨는데 아주 생생하게 후기를 쓰셔서 잼나게 잘 읽었고 쾌활한 성격 부럽습니다. 목소리는 수술하고 병실에 옮겼을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신기하게 그전과 같아 안도의 한숨을 쉬고 퇴원후 2주간의 병가끝에 출근하여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빠른 쾌유 축하드립니다.
첫댓글 고생하셨군요.. 이제 건강생활만 남았습니다.....행복하세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해내셨군요.얼른회복하세요.
네엡 해냈어요! 얼른 회복하겠슴당!
ㅎㅎㅎ 좋습니다 네네~ 에서 팡!!
잘 캐치하셨네요....^_^
말씀대로 저희는 계속 좋습니다~~ 였습 좋겠어요~~~
그니까여..ㅎㅎ 앞으로도 계속 좋습니당만 들을수 있으면 진짜 좋겠어여..ㅋ
웃을라 하는데 크게 웃을 수가 없어요^^ㅋ 미소만
말하다가 급해지면 목소리가 안나오네요
담당샘 그러네요.. 소리가 난다는건 돌아오는 거라구 ㅋㅋ
집에가서 아그들 못 혼낼거 같아요ㅋ
소릴 못질러서~~~ㅋ
늘 행복하세요~~~~^^^
아..저처럼 수술 받은지 얼마안되셨나봐요..얼른 회복하시고 함께 웃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아산은 반절제하면 3일만 입원시기는 모양이죠??
넹..반절제는 2박 3일 전절제는 3박 4일로 알고 있어여~~
고생많으셨습니다 이제 회복만 잘 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치 제가 현장에 있는듯한 생생한 투병기네요 ^^*
감사합니당..수술 받은지 딱 일주일 되었네요..아무렇지 않은듯하여 주말에 놀러갔다왔더니 급 피곤 ㅠㅜ 수술받은걸 실감하게 되었어요..ㅎㅎ
투병기 잘 읽었습니다.
놀러도 갔다오셨다니 정말 환자입니까?
몸조리 잘하시고 쾌유하세요~
아..지난 일욜날 날이 정말 좋아서 잠깐 외출했는데 생각보다 추워서 조금 고생했어요..ㅎㅎ 멀리 다녀온건 아니구요..^^
저와 같은 반절제, 같은병원 다른샘께 10일 늦게 수술하셨는데 아주 생생하게 후기를 쓰셔서 잼나게 잘 읽었고 쾌활한 성격 부럽습니다.
목소리는 수술하고 병실에 옮겼을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신기하게 그전과 같아 안도의 한숨을 쉬고 퇴원후 2주간의 병가끝에 출근하여 일상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빠른 쾌유 축하드립니다.
글쵸~~저도 마취깬 후 목이 많이 붓고 아파서 걱정했는데 마취풀리면서 방언 터졌어여..ㅋㅋ 넘 무리하시지 말고 살살 적당히? 일하시구요~~
수고많으셨습니다.
남은 치료도 잘 하시고 원래 삶의 질로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힘들어도 운동 꼬박꼬박 챙겨서 열심히 하려구여~~오늘도 홧팅하세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