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발목에 전자발찌를 찬 이 여인, 애나 델비(33)다. 누군지 모르겠다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애나 만들기'(Inventing Anna, 9부작, 2022)의 주인공 애나 소로킨인데 억만장자 상속녀인 것처럼 행세해 사기 행각을 벌인 과거를 감추려고 이름을 바꿨다.
당연히 세상 사람들의 지탄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유명세를 활용해 거리를 활보하고 버젓이 20년 가까이 명성을 쌓은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즈'에 거액의 대가를 받고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프라임 타임 시즌 시사회가 열려 애나는 다리에 전자팔찌를 찬 채로 자랑스럽게도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오게 된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디즈니 소유의 ABC 방송은 그녀를 “예술가, 패션 아이콘과 악명 높은 뉴욕시(NYC) 사교계 스타”일 뿐만 아니라 “악명 높은 전자발찌 찬 패셔니스타”라고 불렀다. 그녀는 영국 BBC의 스트릭틀리 컴 댄싱 포맷을 살린 미국 스핀 오프 최신 시즌에 미프로농구(NBA) 베테랑, 다양한 리얼리티 TV 스타들, 두 올림피언과 함께 출연해 자웅을 겨룬다.
평론가들은 그 채널이 그녀의 과거 범죄를 영광스럽게 만들어준다고 비난했다. 일간 뉴욕 포스트는 “팝 문화의 새로운 저급함”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일부는독일과 러시아 시민권을가진 그녀가 어떻게 미국에서 살고 일할 권리를 얻었는지 의문을 표시했다.
소로킨의 전자발찌는 2019년 유럽 상속녀로 가장해 세계를 여행하며 은행들과 변호사들, 개인 제트기 회사들을 속여 20만 달러 이상을 편취한 데 대한 유죄 판결에 따른 것이 아니라 몇 년째 이어지는 이민 싸움의 결과인데 그곳에서 그녀는 추방되지 않기 위해 싸우고 있다.
몇몇은 그녀의 끝없는 야망을 존경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아메리칸 드림을 맹렬히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다른 이들은 그녀가 계속해서 자기 홍보에 열심이고 부끄러움이 없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난했다.
토크쇼 '더 뷰'에서 가열찬 토론을 하던 우피 골드버그는 이민 혐의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소로킨이 댄싱 위드 더 스타즈에 출연할 수 있는 능력이 부자나 연줄이 많은 이들을 편드는 "이원화된 이주 시스템"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는 악당이 대통령에 출마하는 이 나라에서 그녀의 죄과를 가볍게 무시하는 일을 보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개탄했다.
소로킨이 처음 악명을 얻은 것은 뉴욕 매거진이 2018년 그녀의 악행을 조사한 기사를 내보냈을 때였다. 그녀의 사기극은 나중에 넷플릭스 시리즈와 BBC 팟캐스트 '가짜 상속녀'(Fake Heiress)로 만들어졌다..
사람들을 혹하게 만든 것은 대담함이었다. 그녀는 뉴욕 엘리트 사회에 들어가기 위해 몇년을 치밀하게 작업했다. 그녀의 목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술재단을 만들기 위해 2200만 달러를 대출받는 것이었다. 상속녀로 행세하는 동안 그녀는 은행 문서들을 위조하고 호텔 청구서 결제를 미루고 음식값을 내지 않고 레스토랑을 나서거나 수표를 부도 내고 회계사들의 가짜 이메일을 만들거나 사치스런 지출을 한 뒤 다른 이들이 돈을 내도록 했다. 소상공인들과 개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뉴욕 매거진의 첫 기사를 써서 '애나 만들기'에 가공의 기자 캐릭터를 만들게 한 제시카 프레슬러는 “그녀는 오랫동안 공인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범죄가 무엇이었는지 그들이 처음에 정말 알았던 것만큼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사람들은 그렇게 멀리 스쳐 지나간 일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런 것이 원래의 사기극을 도왔던 것이란 점을 인정하면서 “댄싱 위드 더 스타즈, 이것은 그 얘기의 자연스러운 확장”이라고 단언했다.
소로킨이 체포된 것은 2017년으로 그녀는 캘리포니아에서 도주 중이었으며 뉴욕 형사 재판에 섰다. 2019년 8건의 절도 관련 혐의에 유죄가 인정돼 4~12년형이 선고됐다. 그것은 그녀가 벌이는 법정 투쟁의 일부였다. 저유명한 라이커섬 교도소를 포함해 거의 4년을 복역한 뒤 그녀는 2021년 2월 석방돼 곧 미국을 떠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녀는 가지 않았다. 일련의 미디어 출연과 독일 회사와 유료 TV 계약을 체결한 6주 뒤 이민 당국은 비자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그녀를 체포했다.
그렇게 3년 이상을 그녀는 여전히 추방 당하지 않으려 싸우고 있다. 그녀는 다시 교도소로 돌아와 복역한 뒤 가택 연금 아래 있다. 2022년 그녀는 뉴욕에서 전세기를 빌어 독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녀 변호사가 개입해 그녀는 날아가지 않았다. 그녀를 추방하려는 기소 절차를 밟고 있다.
그녀가 망명을 주장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러시아 시민권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10대 시절 가족과 함께 독일로 이주했다. 20대에 뉴욕에서 있었을 때는 여행 비자를 소지한 상태였다.
가택 연금 아래 소로킨은 팟캐스트를 시작했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했다. 보그 잡지는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그녀 아파트를 투어하듯 필름에 담았다. 보그 영국판은 '애나 델비는 어떤 것을 읽나?' 기사를 썼다.
프레슬러의 말이다. "우리가 그녀가 한 일을 했더라면 창피하게 죽었을 것이다. 청구된 돈도 내지 않고 호텔에 몇 달씩 묵는 일부터 한 푼도 없이 비행기로 모로코까지 가는 일까지 누구도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태연하게 그 일을 한다. 내 생각에 사람들이 그녀에게 갖는 존경심은 딱 그 정도에 국한되는 것 같다. 그들은 이런 일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그녀가 해낸 일들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통 사람은 스스로를 굳게 믿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처음 가택연금을 당했을 때는 엄격했는데 오랜 법정 다툼 끝에 그녀의 보석 조건은 지난달 완화됐다. 그녀는 이제 소셜미디어도 다시 쓸 수 있고 '댄싱 위드 더 스타즈' 촬영을 위해 로스앤젤레스까지 여행이 허용됐다. 소셜 시큐리티 번호도 갖고 있다.
소로킨은 최근 몇 년 많은 변호사를 고용했다. 그 기금은 미디어 계약과 옥중 예술작품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믿어진다. 넷플릭스는 소로킨에게 '애나 만들기' 판권을 사들여 무려 32만 달러를 지급했다. 주 정부가 개입해 그녀는 이들 수입 일부를 절도 피해자에게 배상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돈이 원심 때 변호인에게 넘겨졌다.
넷플릭스는 그 시리즈 때문에 촉발된 명예훼손 재판을 앞두고 있다. 소로킨의 한때 친구인 레이철 윌리엄스가 원고인데 드라마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윌리엄스는 짧은 교우에 대해 '내 친구 애나'(My Friend Anna)란 제목의 책을 썼는데 모로코의 호화 리조트에 6만 2000달러 청구서를 남기고 흔적 없이 사라져 얼마나 상처 받았는지 묘사했다. 소송은 넷플릭스가 허락도 받지 않고 본명을 함부로 썼고 전기에나 나올 법하게 상세하게 묘사했으며 "사악하고 경멸할 만한 사람"으로 불공정하게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잡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소송을 기각시키려는 시도로 윌리엄스에 대한 서술은 “literary licence”에 열려 있으며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된다고 주장했다. 소로킨은 이 소송에 연루돼 있지 않지만 증인으로 재판에 소환돼 있다. 윌리엄스의 변호사 알렉산더 루퍼스아이작스는 그 재판이 내년에나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소로킨을 '댄싱 위드 더 스타즈'에 기용한 것은 “그녀가 저지른 범죄를 미화하거나 작게 만드는 것이며 그녀가 다치게 만든 이들에 대한 임팩트를 작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법정에서 소로킨은 모로코 여행에 관련된 혐의에서 무죄가 인정됐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윌리엄스에게 환불해줬기 때문이다. 그녀는 오랜 기간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몇몇 사람은 소로킨을 기성 체제에 반대하는 영웅, 부유한 이들을 당황하게 만든다고 보는데 윌리엄스는 그런 식으로 보지 않았다. 그녀는 이전에 BBC에 “애나가 훼손하려 했던 그 시스템, 그녀는 약간의 이타적인 고귀함에서 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것의 일부가 되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최근 후폭풍에 대해 '댄싱 위드 더 스타즈' 보스 콘래드 그린은 버라이어티에 "그래, (소로킨은) 이슈가 많지. 하지만 우리는 과거에도 범죄 이슈가 있는 다른 사람들을 쇼에 출연시켰다. 그녀는 징역을 살았다. 내 생각에 그녀를 쇼에 내세우는 것은 완벽하게 타당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