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선배님들과 일본여행을 계획하고
비록 패키지여행이지만 틀에박힌 여행에서 좀 벗어난 색다른 여행을 찾다가 아주 맞춤형의 상품을 발견하고 좋아라 한 적이 있다
그 상품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도쿄의 미술관 3-4곳을 둘러보는 상품이었다
건축면에서도 눈여겨 볼 만한 미술관도 있고 야외 조각품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도 있어 기대가 많았었다
가격대가 다른 상품에 비해 높았지만 다 비슷비슷한 신사나 편의점 등 쇼핑센터를 찾아다니는 여행보다 좋을 것 같아서 선택했었다
그런데
부풀었던 미술기행은 하지 못했다
우리 4명 외에 신청자가 늘지 않더니 출국 며칠전까지도 모객이 안되어 결국 여행상품이 취소되었다는 여행사의 안내문자
그래서 어렵게 맞춘 4명의 날짜를 변경할 수 없어 도쿄일대를 돌아보는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 여행을 하고 온 적이 있었다
사실 파리의 오르세나 오랑주리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나 테이트모던 등지에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은 많이 봤지만
자주 달려가 볼 수 없으니 늘 그리울 수밖에
가끔 국내 대형 미술관에서 감질나게 들여오는 작품들이 반가워 달려가곤 한다
사실 도쿄의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이라면 내가 보지 못한 작품들일텐데 하는 마음에 놓친 여행상품을 더 아쉬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가가 날 위로하기 위해 쓴 책인가요?
신작도서 서가에 진열된 이 책을 만나는 순간 빛의 속도로 꺼내들었다
깊이있고 세련된 예술작가다운 글에서도 감명받고 왜 인상파화가들의 작품이 일본에 소장되었는지 그동안 여기저기서 알게 된 나의 토막상식들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준 친절한 안내에 감명받았다
책 속에 담긴 작품들 작가 알아맞추기 놀이도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다
일본이 이런 작품들을 보유하게 된 데는 마쓰카타 고지로의 혜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소로 많은 부를 축적한 마쓰카타는 1916년부터 3년간 런던에 머물며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모네의 집 지베르니에 직접 방문해 모네로부터 18점의 회화를 사들일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가 10 여년간 사들인 작품 수는 3천 점에 이를 정도였다고 하니 보통의 컬렉터 수준은 아닌 것 같다
1927년 경제공항으로 경영난을 겪을 때 일본으로 가져온 미술품들을 경매에 붙여 일본 전역으로 흩어지고
일본으로 귀국하면서 런던 창고에 보관했던 1천여점의 작품은 불이나 모두 잃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파리 뤽상부르 미술관에 400여 점을 맡기고 귀국했는데 전후 프랑스정부는 적대국의 재산이라는 이유로 이 작품들을 몰수하기로 결정한다
나중에 평화조약으로 돌려받긴 했는데 주요작품 14점을 빼놓고 기증반환이라는 애매한 형식으로 돌려주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마쓰카타는 작품이 돌아오기 1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이 책 속에 담긴 많은 그림들과 작가들에 대한 설명이 간결하면서도 재미있다
국립서양미술관, 아티존 미술관, 폴라 미술관, 솜포 미술관, 도쿄후지 미술관 등의 작품들 도쿄에 며칠 묵으며 다 둘러보는 여행 언젠가는 하고 싶네
고흐가 그린 이토록 아름다운 장미도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에가면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솜포미술관에 전시된 고흐의 해바라기는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보았던 해바라기보다 색감이 깊고 완성도가 높아보인다
도쿄는 고흐의 해바라기를 소유한 도시야! 하는 자부심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