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이어 유럽축구에서도 이변과 파란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여름 포르투갈에서 개막되는 ‘유로2004’ 본선에 와일드카드로 진출할 5개팀이 20일 새벽(한국시간)에 모두 가려진다. 개최국인 포르투갈과 조별 예선리그를 1위로 통과한 10개팀이 이미 본선 티켓을 확보한 가운데 각 조 2위팀끼리 나머지 5장의 티켓을 놓고 벌이는 플레이오프 2차전이 일제히 벌어진다.
무엇보다 지난 16일 1차전에서 복병 스코틀랜드와 라트비아에 나란히 일격을 당한 유럽축구의 거목 네덜란드와 터키가 2차전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할 수 있을지에 세계 축구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4월드컵 8강, 98월드컵 4강, 유로2000 4강 등 90년대 유럽축구의 최강 가운데 하나로 군림했던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반 니스텔루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클루이베르트(바르셀로나), 로이 마카이(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을 보유하고도 독일대표팀 감독을 지낸 바 있는 포그츠 감독이 이끄는 스코틀랜드와의 1차전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져 충격을 줬다.
2002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실패한 네덜란드는 홈구장인 암스테르담에서 복수혈전을 꿈꾸고 있지만 본선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골 이상을 넣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월드컵 본선 탈락으로 사임한 루이스 반갈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직을 맡고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예 이번 2차전에 자신의 ‘목’을 걸 정도로 비장하다.
지난해 월드컵 3위에 오른 터키도 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발트해의 소국 라트비아와의 원정 1차전에서 1-0으로 패했다. 터키의 귀네스 감독은 라트비아의 추운 날씨를 탓했지만 라트비아의 스타르코프 감독도 2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우리는 터키에 놀러 가지 않는다”며 승리를 장담해 결과가 주목된다.
이 밖에도 주로 열세로 지목되던 팀들이 선전해 2차전에서도 파란이 계속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 이후 주요 국제대회 본선에 나가보지 못한 웨일스는 1차전 원정경기에서 러시아와 득점 없이 비겨 2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잔뜩 기대를 품고 있다. 98프랑스월드컵 4강국인 크로아티아도 홈에서 이웃 슬로베니아와 1-1로 비겨 2차전 원정경기에 부담을 안고 있다.
또 스페인은 홈에서 노르웨이를 2-1로 힘겹게 이겨 2차전 원정경기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과연 2차전에서도 이변과 파란은 계속될 것인가. 이변이 있어 더욱 흥미를 끄는 유럽축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