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예상을 깨고 1위를 달렸다.
인구가 약 10만명인 작은 도시에서 시장을 지낸 것이 정치 경력 전부인 38세 젊은 후보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노회한 70대 정치인에게 일격을 가한 셈이다.
1982년생인 부티지지 전 시장은 하버드대 출신으로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쳐 미 해군 정보관으로 군복무 했다. 제대 후 29세에 사우스벤드시장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시장 재직 중이던 2015년에는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고 재작년 중학교 교사인 남성과 결혼했다. 부친은 지중해 몰타 이민자 출신으로 대학교수였고 모친은 인디애나주 토박이였다. 특이한 성 때문에 아직도 미국인 중 상당수는 그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할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부트-에지에지`라고 놀렸지만 부티지지 캠프는 오히려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아 지금도 유세장에 간판으로 내걸고 있다.
이런 기세가 최종 경선과 11월 대선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언론들은 이미 그를 ‘백인 오바마’로 부르며 트럼프의 유일한 대항마로 치켜세우고 있다. 여차하면 미국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요, 이슬람 대통령이었던 오바마에 이어, 최초의 동성애자 대통령과 남자 영부인이 탄생할 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청교도 신앙 위에 세워진 미국에 남자를 부인(남편?)으로 둔 유력한 대선 후보까지 등장했으니, 지금이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한 롯의 때인 것만은 분명한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