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요, 지랄이 일상화돼 있는 망발을 일삼는 원수라고 해서 지.망.언이라고요.” 전편에 오대수는 술 좋아하고 떠들기 좋아했던 반면, 지망언은 맨 정신에 헛소리를 즐겨하는 남자이다. 특히 광주항쟁 희생자들을 양아치라고 매도하는가 하면, 태평양 전쟁 피해자 할머니들을 ‘왜 이렇게 건강해?’라는 말로써 또 한 번 겁탈하는 이 남자는 실체를 알 수 없는 웹사이트의 운영자이다.
어느 날, 그는 본인을 비방하는 글을 혹여 올랐을까 싶어 동네 PC방에 들어가는데, 존재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화장실에서 똥 싸던 도중 납치, 사설 감금방에 갇히게 된다.
언뜻 보면 싸구려 호텔방을 연상케 하는 감금방. 일식집에서 배달 온 유부초밥만을 먹으며 8평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십수년전 보급됐던 하이텔 단말기를 통해 전화 모뎀으로 PC통신에 접속하는 게 전부. 그렇게 1년이 지났을 무렵, ‘GO YONHAP' 명령어를 통해 접속한 연합뉴스 사이트를 통해 아내의 살해소식을 접하게 된다.
충격적은 대목은 아내의 살인범으로 자신이 지목되고 있음이었다. 지망언은 자살을 감행하지만 죽는 것조차 그에겐 용납 되지 않는다. 지망언은 복수를 위해 체력단련을 비롯, 자신을 가둘만한 사람들, 사건들을 모조리 기억 속에서 꺼내 ‘악행의 자서전’을 기록한다.
15년이 지난 어느 날 웬 최면술사가 들어온다. 그러더니 그를 최면 속으로 몰입시킨다. 그 후 지망언은 여행 가방에 넣어져 허름한 아파트 옥상에서 버려진 자신을 발견된다. ‘고이준미’라는 부성 고씨와 모성 이씨를 따 이름을 지은 한 여자가 원숭이를 안고 울부짖는다.
자기는 죽어야 한다고. 왕따를 이겨낼 힘이 없기 때문에. 그러자 지망언은 ‘구라로도 산다. 학교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다구리를 당해도 살려고 마음만 먹으면 산다’라며 설득한다. 결국 옥상에서 몸을 던져 세상을 등진 고이준미의 시신을 뒤로 하고 지망언은 복수의 길을 걷는데...
우연히 들른 일식집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어버린 지망언은 보조 요리사 선화의 집으로 가게 되고, 선화는 지망언에게 연민에서 시작한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게 된다. 한편 감금방에서 먹던 유부초밥에서 나온 ‘다케시마’란 전표 하나로 찾아낸 7.5층 감금방의 정체를 찾아내고...
마침내, 첫 대면을 하는 날 복수심으로 들끓는 지망언에게 자신을 감금했던 주인공 김구라는 너무나 냉정하게 게임을 제안한다. 자신이 가둔 이유를 588시간내에 밝혀내면 스스로 죽어주겠다는 것. 지망언은 이 지독한 비밀을 풀기 위해, 사랑하는 연인, 선화를 잃지 않기 위해 588시간의 긴박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야 한다.
도대체 김구라는 누구이며? 왜 김구라는 지망언을 15년 동안이나 감금한 이유는 뭘까? 밝혀진 비밀 앞에 두 남자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제물포고등학교 재학 시절 김구라에게는 옆집에서 자신을 수양해준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 할머니는 과거 태평양 전쟁 피해자 할머니였던 것이다.
수요일만 되면 일본대사관 앞에 가서 시위를 벌이셨다. 그러나 그 할머니는 모진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힘으로, 당당하게 돈을 벌어 비교적 많은 재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지망언!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에 ‘그 할머니는 정신대가 아니라 영업용 창녀였다. 종군위안부가 아니었다. 거 봐라, 얼마나 많은 남자들을 상대했는지, 통장이 수십개 되더라!’라고 말이다.
이러한 소문은 갈수록 커져 할머니가 이제는 일본인들을 상대로 한 성매매 사업을 하고 있다는 헛소문으로 변했다. 할머니는 치욕감에 힘들어 자살을 하게된다. 김구라는 ‘말이 많은’ 지망언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그렇다면 지금 동거하는 선화와 지망언은 어떤 관계인가. 그런 둘 사이에 김구라는 어떤 복수의 시나리오를 개입시킨 것일? 김구라는 지망언과 선화로 하여금 연인의 관계가 되도록 최면을 걸었다. 결국 둘은 격렬한 성관계까지 가졌다.
지망언 앞에 나타난 김구라. 쓴 웃음을 짓더니 사진첩을 하나 건네준다. 사진첩을 천천히 넘겨보는 지망언, 그사진에는 자신의 어린딸의 사진들이 가득했다, 사진첩을 넘길수록 성장하는 딸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지망언. 그러나... 15년만에 보는 아이는 성장해갈수록 낯이 익는 얼굴로 변해간다, 그아이가 바로 선화!
지망언은 그때야 김구라가 자신에 대해 복수한 것임을 알수가 있었던 것이다.
한편 그 시간 선화에게 같은 사진첩이 전달된다. 지망언은 자신의 혀를 잘라가며 ‘두 번 다시 망언을 안할테니 제발 선화가 사진첩을 보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사정을 한다. 과연 선화는 이 사실을 알게되었을까?
제일 마지막 신에서 이러한 대사가 한마디 나온다.
눈 밭에 서 있던 선화는 '사망해요 아저씨'라고 말하고는 지망언에게 한 발, 자기에게 한 발 쏘며 자살한다. <올드보이II>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P.S: 만약 이 영화가 시나리오로 채택돼, 촬영까지 들어가게 된다면, 나 김구라는 이 시놉시스에 대한 보상은 일체 고사하고, 무료 출연까지 수락할 용의가 있음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