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모든 이의 이름은 존엄하게 불려야 합니다. ⠀ 2024/2/29/사순 제2주간 목요일 ⠀ 루카 복음 16장 19-31절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 각자의 이름 오늘 복음에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라자로’라는 이름입니다. 예수님의 많은 비유들 가운데 등장인물이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오늘 복음의 라자로가 유일합니다. 가장 가난한 이로 대표되는 ‘라자로’만이 그 이름을 가지고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얼마나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셨는지, 특별한 애정을 갖고 어떻게 그들을 앞자리에 세우셨는지를 우리에게 잘 보여줍니다. 때때로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 이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단순화해버리고 맙니다. 가난한 이들, 불쌍한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그들을 평면적으로 만들어버리고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지워버립니다. 우리 자신의 고유성은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그들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인격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결코 우리처럼 보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고유하고 특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의 얼굴을 아시고 각자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특별히 세상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게 하십니다. 우리 또한 예수님께서 ‘라자로’의 이름을 부르시듯 그들의 이름과 존재를 호명하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이승복 라파엘 신부(글라렛선교수도회) 생활성서 2024년 2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