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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주엔 호랑이가 세 마리
'寅인'하면, '말발'이 떠오르는데
그런 寅인이 3개나 있는 조수미는 다른 성악가와 무엇이 다를까요?
소프라노 조수미를 만나다
지난달,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위한 앨범 '마더'를 낸 소프라노 조수미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진작 쓰기 시작했던 글인데, 피치 못할 개인적 사정으로 늦어져 이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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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나요?
저희 어머니는 성악가를 꿈꾸셨어요. 그런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하셨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가족이 생긴 후에도 자신을 원망하시면서 사신 분이에요. 그래서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플랜 B'가 없었어요. 성악가라는 어머니의 꿈을 이뤄야만 하는 딸로 성장해야만 했죠. 그래서 연습 시간도 굉장히 많았고, 어린아이로서는 너무 힘든 시간도 많이 보냈죠.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제가 어머니의 꿈을 이뤄드렸다기보다는, 어머니의 꿈이 결국은 제 꿈이더라고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음악적인 활동이며 사회 활동이며 이런 것들이 사실은 저희 부모님들께서 하고 싶으셨지만 못했던 일들이거든요. 제가 그 꿈을 잠재의식 속에서 하나씩 하나씩, 최대한으로 재능을 발휘하고 노력하면서 이뤄내며 이 자리에 온 거예요. 과정이 쉽지는 않았죠. 어머니를 원망한 적도 있었고, 미워한 적도 있었고, 오해를 푸는 시간이 상당히 걸렸어요.】
진짜 조수미 이야기1 : INTERVIEW
[BY 객석] 6월 26일,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독창회에서 조수미는 7개국어로 바흐ㆍ퍼셀ㆍ헨델ㆍ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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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이탈리아에 처음 갔어요.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굉장히 힘들었어요. 영양실조로 길에서 쓰러진 적도 여러 번이었죠. 상상을 초월할 만큼 외롭게 지내왔어요. 그 텃세 강한 오페라의 나라에, 처음부터 유명해지겠다는 생각으로 간 건 아니었어요. 단지 제가 가진 재능에 자신이 있었고, 또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고, 게다가 남한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을 뿐이에요. 최소한 유럽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잘해야 하니까 늘 긴장 속에 있었죠. 스스로를 증명해야만 했어요, 부모님과 조국,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연습 시작할 때부터 "쟤 누구야? 동양 여자?" 하며 구경거리가 되고, 시선이 집중됐어요. 그러니 첫 연습 때부터 완벽해야 했죠. 팽팽하게 당겨진 줄 위에서 거의 처절한 정도로 살았어요.
한편으로는 행운도 많았어요. 다들 어려워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에 레퍼토리가 집중돼 있었고, 게다가 카라얀 선생님을 만났죠. 세계적인 음반 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것도 그렇고요. 지금까지 50장이 넘는 음반을 내고 여전히 음반 작업 중이에요. 매일 전쟁같이 살았고, 지금도 그래요. 저는 어지간한 일에는 별로 놀라지도 않아요. 난관을 극복하는 것도 잘해요. 타고난 성격 탓도 있을 거예요.
늘 아무도 없는 길을 향해 문을 열었고 스스로 길을 내면서 왔어요. 힘들었던 반면 성격에도 맞았던 게, 저는 누가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건 별로예요. 가다가 큰 장애물이 있으면 오히려 도전하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다행히 재능이 있었어요. 당시 '코리아 헤럴드' 기자였던 어머니께서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해주셨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처음 찾아뵈었던 이경숙 선생님께서 오디션을 봤을 때부터 껴안아주시면서 축복의 말씀을 해주셨죠, 이탈리아 도착하자마자 어디서 배웠느냐며 내일 당장 무대에 서도 되겠다 할 정도로 한국에서 이미 발성·음악세계·가치관... 이런 걸 다 제대로 배웠어요. 유럽에 와서 배운 건 좀 더 깊은 음악적 표현, 문화나 언어적인 측면이에요.
(중략)
내일 샤틀레 극장에서 7개국어로 연주하는 건 저도 무척 떨려요. 외국어에 재능이 많은 건 아니지만, 도전을 좋아하고 판에 박힌 레퍼토리를 반복하는 건 자존심이 상해요. 창법도 벨칸토를 배웠지만 모차르트·초기 바로크·요한 슈트라우스·프랑스 샹송과 아리아도 좋아해요. 언어도 에스퍄냐어·포르투갈어까지 계속 연습하고 있고, 그 언어들에 서린 정취를 제 것으로 만들어가는 게 재미있어요.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 드라마나 가곡도 열심히 불러요. 종종 선배님들 가곡 음반을 듣다 보면 가사 전달이 되지 않아 이해하는 게 좀 힘들어요. 물론 우리말이 힘들긴 해요. 저는 딕션에 정말 신경을 써서 발음이 과장되게 들릴 정도로 불러요. 가사를 못 알아들으면 그건 노래가 아니죠. 작곡가를 만날 수는 없지만 그의 의도를 상상하고 제 것으로 만들어가면서 중간자 역할로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흥미롭고 거기서 책임감도 느껴져요.】
‘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가 속삭이는 음악 이야기
대한민국 국민들 중 조수미란 이름 석 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세계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그 작은 몸 어디서 그런 끼가 나오는지 일단 무대에만 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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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한국에서 하는 콘서트는 너무 이벤트성이 강해요. 그러면서도 한국 관객들은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클래식 콘서트라면 어떠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거든요. 근데요, 이건 제 자랑 같지만, 제 경지에 이르면 사실 어떤 것을 하라고 해도 다 잘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도 평소에 안 하던 걸 했지요. 제가 자신이 없으면 하겠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조수미가 그런 걸 하면 평소에 클래식음악을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조수미라는 개인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나아가 클래식음악을 접하게 되는 길을 터준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대중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 시대의 거장, 스승을 말하다 - “카라얀의 호흡과 손길이 내 노래 빚어냈다”
소프라노 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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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경숙 교수는 고3 시절 레슨을 받으며 처음 만난 은사다. 당대 최고의 소프라노로, 그는 조수미의 음악 인생을 향도했다. 이 교수는 조수미가 세계 정상의 성악가로 성장할 가능성을 일찍부터 예감했다. 서울대 1년을 마친 조수미에게 이탈리아 유학을 권유하고 성사시킨 배경에도 이 교수의 선견지명이 있었다.
“프리마돈나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주 고귀한 아우라와 컬러풀한 개성을 가진 분이었죠. 그러나 정작 이 교수에게 배운 것은 음악에 대한 겸허함이었습니다. 음악이란 절대 재능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셨지요. 그 분에게는 음악이란 결국 노력의 결정체라는 평범한 진리를 배웠습니다.”
처음 오디션을 받을 때 형형한 눈빛으로 자신의 노래를 꼼꼼히 들었던 이 교수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노래를 마치고 잔뜩 긴장한 조수미를 꼭 안아주며 그 놀라운 재능을 칭찬했다.
“선생님은 늘 가사가 가진 중요성, 자연스러운 발음과 발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부지불식간 입에서 나오는 말처럼 자연스러운 가사가 리듬을 타고 몸 밖으로 흘러야 한다는 것이죠. 지금도 가장 중요한 노래의 원칙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에 수석으로 입학한 뒤 학업과 레슨에 충실하지 않은 저를 엄하게 꾸중하셨죠. 광적인 ‘첫사랑의 늪’에서 제가 헤어나지 못했거든요. 어떻게든 바로잡으시려 했는데, 쉽지 않았을 겁니다. 태만한 태도로 레슨을 들어갔을 땐, 노래를 그만두라며 연구실에서 쫓아낸 적도 있었습니다.”]
조수미를 만나다 1편에서 이어집니다. 새로운 외국어 배우기를 마다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레퍼토리에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프로페셔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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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 가곡이나 오페라도 있지만, 성악가는 외국어로 노래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외국어 공부는 어떻게 하시는지?
성악가에게 외국어란 필수예요. 사실 언어는 외국인, 특히 아시아 출신 성악가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부분인데요, 방법은 딱 하나예요. 언어를 익힐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어요. 언어를 개인적으로 배워야 하고, 그 나라에 가서 배우면 더 좋고요, 어떤 노래를 하든 그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
제가 올해 모차르테움에서, 그리고 로마 오페라하우스 같은 곳에서 오페라 데뷔하는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여러 개 하고요, 콩쿠르 심사위원도 많이 맡고 있는데요, 언어에 약점이 있는 성악가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약점이 있다는 걸 잘 모르는 성악가도 많아요. 소리만 잘 내고 테크닉만 좋으면 바로 데뷔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죠. 그런데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오페라의 한 역을 맡더라도, 자기가 맡은 역뿐만 아니라 그 오페라가 쓰인 배경도 문화도 다 익혀야 되는 게 전문 성악가들이 할 일이거든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저는 그저 무조건 그 나라 사람들과 많이 대화를 하려고 했고, 하다가 틀려도 창피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오히려 찾아가서 가르쳐달라고 했어요. 창피하다, 두렵다, 이런 마음은 버리셔야 해요. 우리는 언어를 익히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Q. 처음 외국어를 배울 때 어떻게 시작하시나요? 녹음된 음원 같은 거 들으시고 그렇게?
좋아요. 그것도 좋고요. 저는 사실 학교를 다녔어요. 제가 포르투갈어를 지금 A2까지 땄거든요, 1월에. 포르투갈에 거의 한 달 반을 살면서 언어학교를 다녔어요, 제가 러시아 음반 다음에 하고 싶은 게 브라질 음악이거든요. 브라질 음악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언어 익히려고 연주 없는 시간을 미리 딱 빼놓고 학교 다니면서 공부했어요.
이제 러시아 앨범을 준비해야 되는데, 러시아어는 사실 저에게 굉장히 생소한 언어예요. 그래서 벌써 러시아어 공부 계획을 짰어요. 매일 세 시간씩 러시아 친구들과 함께 공부할 거예요. 앞으로 몇 달은 러시아어 공부가 저의 최우선 목표예요. 러시안 앨범 녹음할 때는 최소한 두 명의 코치가 따라붙어 줘야 하겠죠.
그런데 저는 언어 공부가 재미있어요. 강제로 해야 돼서, 필요해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 걸 좋아해요. 새로운 걸 배우고 내가 잘 못할 것 같은 것도 한 번 해보는 거요. 해보다 안 되면 할 수 없지 뭐. 하지만 한번 시도해 보자. 그렇게 하니까 저는 언어가 재미있더라고요.
Q. 언어가 음악세계를 넓혀나가는 중요한 수단이군요.
네, 그렇죠. 성악가들에겐 언어가 너무 중요해요. 우리 한국인들이 하기 힘든 발음이 굉장히 많아요. 신경을 굉장히 쓰셔야 돼요. 노래를 아무리 잘해도. 외국인이 와서 우리나라 노래를 하는데 발음이 조금 이상하다, 그러면 그냥 이해하면서 들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불리는 독일 가곡, 프랑스 가곡, 이탈리아 가곡은 발음이 정말 정확해야 돼요. 딱 눈 감고 들었을 때 쟤는 외국인이구나, 이런 생각이 안 들도록 열심히 하셔야 돼요. 그건 아시아 사람들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하진 않아요.】
[연합인터뷰] 서울공연 앞둔 소프라노 조수미
9월 바로크 음반 도전, 내년 데뷔 20주년 "제 인생의 모토가 `아름다운 도전`이거든요. 늘 새로운 모습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어요." 내년이면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는 소프라노 조수미. 스스로 "참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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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해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스스로 '엔터테이너'라 부르셨던데.
한국에서 '엔터테이너'라는 말이 어떤 의미로 들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래뿐 아니라 의상, 세팅 등 아티스트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는 만능 음악인이라는 뜻이었어요. 늘 새로운 음악으로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펼치는 것 말입니다. 제 삶의 모 토가 '아름다운 도전'이거든요. 실력도 중요하지만 '퍼스날리티'가 있어야 해요. 무대 위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카리스마로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걸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전 평범한 성악가가 되기는 싫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바라는 건 한국인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아티스트로 남는 거예요. 20년 동안 무대에 서면서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는 게, 최선을 다 해왔기 때문이에요. 제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요. (때론 정통 성악에서 벗어난 '외도'에 대 해) 보수적인 분들은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지만 20년간 정말 자신감을 갖고 했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결과는 어떨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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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