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등반가 겸 사진작가 사이먼 카터가 최고의 바위 명소로 다섯 곳을 영국 BBC에 1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그는 1994년 Onsight Photography를 창립했다. 이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세계 최고의 등반 여행지들을 많이 소개했다. 여러 사진 관련 상을 수상했고 네 권의 책을 펴냈다. 밴프 산악 도서 축제에서 산악 이미지 상을 수상했다.
세상의 끝이란 느낌을 안기는 곳으로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태즈매니아의 태즈맨 페닌술라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페닌술라는 포트 아서(Port Arther)로 알려져 있는데, 유럽인들이 처음 정착한 1800년대부터 감옥 식민지로 유명했다. 그러나 등반가들에겐 쥐라기 휘록암( dolerite)이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바다 위 300m까지 곤두선 곳으로 인상 깊다.
태즈매니아 수도 호바트로부터 자동차로 한 시간 가량 떨어져 있는 태즈맨 페닌술라는 기둥 "3부작"(trilogy) Totem Pole, Moai, Pole Dancer(위 사진)로 유명한데 숙련된 등반가들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모두 적어도 2시간은 하이킹해야 기둥에 달라붙을 수 있다. Moai (22m)는 중간 정도의 모험을 할 수 있다. Pole Dancer(40m)는 적어도 5시간 하이킹에다 두 차례 상승과 여러 피치를 올라야 하며, Totem Pole(65m)은 밑의 폭이 4m 밖에 안돼 기술적으로 매우 난해하다. "그냥 큰 성냥개비 같다. 이게 난바다에 우뚝 솟아 있으니 믿기지 않는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쿵'한 곳에서 기술적인 등반을 해야 한다."
크레타, 코르푸, 산토리니, 미코노스 등은 그리스를 아끼는 휴가 여행자들이 찾는 6000개 섬들을 대표하는 섬이다. 도데카네스 제도의 코스와 레로스 사이에 있는 칼림노스 섬은 덜 유명하지만 등반가들에게는 전설 같은 곳이다. "칼림노스는 등반가들 사이에 더 유명해질 수 없는 곳이다. 바위 섬이라 미학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그리스 섬은 아니다. 하지만 등반가들에겐 천국이다. 벼랑과 크랙, 동굴이 도처에 널려 있다. 지금 현재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단일 암벽 등반 목적지일 것이다. 칼림노스 전체와 이웃 텔렌도스섬들에 석회암이 4000곳 넘게 널려 있다. 가장 쉬운 등반부터 믿기지 않게 어려운 등반까지 모든 등급이 있어 모두에게 뭔가를 안기는 곳이다."
미국 오리건주 스미스 록스 주립공원은 현대 미국의 스포츠 클라이밍이 태어난 성지로 여겨진다. 카터는 이곳에서 등반이 1960년대와 70년대 인기를 끌기 시작해 80년대 진정한 도약을 이뤘다고 설명한다. "수직의 깨끗한 벽들은 크랙도 없어 영구 고정된 안전 볼트가 박힌 루트를 따라 오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등반가들은 등반의 물리적, 체력적 요소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스포츠 클라이밍으로 알려져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주도인 포틀랜드에서 330km 떨어져 있으며 오리건 중부 높은 평원에 자리하고 있다. "사행천이 그 아래 흐르고 중간에 작은 오아시스도 있다. 목장들과 농장들도 있다.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곳에서 갑자기 오렌지 빛깔의 바윗덩이가 솟구쳐 올라와 장관을 이룬다. 와일드 웨스트 느낌도 안긴다." 2000개가 넘는 다양한 루트가 펼쳐져 있다. 위 사진 뒤쪽 배경을 이룬 스미스 록스 그룹은 Christian Brothers, Dihedrals, Aggro Gully, Monkey Face로 이뤄져 있다. 프랑스 등반가 장 밥티스트 트리뷰가 1986년 초등했는데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어려운 루트였다고 털어놓았다.
프랑스 남쪽 해안은 등반가들이 즐길 만한 석회암이 널려 있는 곳이지만 마르세유 외곽 깔랑끄 국립공원은 전 세계 모험가들을 끌어 당기는 중심이다. "깔랑끄는 바위 등반가들에게 아주 역사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1900년대 초 프랑스 산악인들은 기술적 담금질을 해야 하는 산의 날씨가 좋지 않으면 그곳에 갔다. 숙련된 등반가에게 정통적이고 쉬운 루트를 자주 밟게 됐다. 1927년에 초등했다. 깔랑끄(calanque)는 대략 "돌로 된 주입구(inlet)"을 뜻하는데 26개나 된다. 520평방km에 하이커와 보트족, 수영하는 사람, 자연 애호가, 등반가들이 혹할 만한 것들이 널려 있다. 마르세유에서 버스나 자동차로 30분 밖에 안 걸리며 작은 항구 마을에 묵으며 기지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지중해 물빛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베트남을 즐겨 찾는 이들에게 너무 유명한 북동부 관광지인데 이렇게 멋진 바위 명소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석회암 카르스트가 바다 위에 솟구쳐 있으며 몇몇은 400m 높이가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며 카약과 스쿠버다이빙, 하이킹, 암벽 등반 등 다양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미치게 아름다운 곳이다. 크루즈하면 여러분이 본 것에 꽂히게 된다. 어딘가 독특하고 모험 가득한 곳을 여행했다고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만에서 가장 큰 섬 캇 바는 등반가들에게 메인 허브가 된다. 캇 바 국립공원과 유명한 절벽 버터플라이 월이 있다. 카터는 이곳이 초심자들에게 권할 만하지 않다면서 The Face와 Turtle Cave를 추천했다. 그는 아울러 로프 없이 암벽에 올랐다가 그냥 바다로 뛰어들어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극강의 체험을 해보라고 권했다. Turtle Cave는 바다에서 불과 10m 위에 동굴이 있어 로프 없이 올랐다가 바다로 풍덩 뛰어드는 짜릿한 체험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