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원 구성을 두고 민주ㆍ통합 양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당 상임위와 지역 현안해결이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국회 주요 상임위 의원 배정 수를 보면 국토위가 30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산자위가 29명이고 기재위 26명, 행안위 22명, 법사위 18명, 문체위 17명 순이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 상임위 의원 숫자가 조정되지 않은 상태다. 20대 상임위와 비슷한 규모로 구성될 것이란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와 함께 지역 출신 의원들의 상임위원장 선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최우선 순위는 4선의 통합당 김기현 의원의 법사위원장 가능성이다. 김 의원은 이전부터 여러 차례 법사위원장 희망 의사를 피력한바 있다.
하지만 민주ㆍ통합 양당이 서로 "법사위원장은 넘겨 줄수 없다"며 버티는 바람에 원 구성 법정시한(8일)까지 넘긴 상태여서 김 의원의 법사위원장 가능성은 투명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은 "법사위원장을 바라고 있지만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싹쓸이까지 노리고 있어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라며 "현재로선 뭐라고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여당이 통합당에 법사위원장을 양보할 경우 김 의원이 `0 순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통합당에는 5선 의원 5명, 4선 의원 4명 등 4선 이상 중진의원이 9명이다. 그러나 이중 8명은 이미 상임위원장을 거쳤다. 4선 이상 의원 가운데 현재 김 의원만 상임위원장을 거치지 않은 상태다. 통합당은 상임위원장의 연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을 관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협치 차원에서 대폭 양보할 경우 김 의원의 법사위원장 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편 울산은 도시 특성상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 위원회(산자위)와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를 지망하는 국회의원이 가장 많다. 현재 통합당 남구 갑 이채익 의원, 같은 당 동구 권명호 의원이 산자위를, 역시 같은 당 중구 박성민 의원과 울주군 서범수 의원이 국토위를 희망한 상태다.
20대 국회 후반기 행안위 통합당 간사를 맡았던 이채익 의원은 이번에 산자위를 적극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대 국회 전반기 산자위에 배정됐던 그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또 그동안 남구 지역에 기업투자 유치를 적극 유도해 온 만큼 그의 산자위 선택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태다.
초선의원으로 통합당 원내 부대표단에 합류한 동구 권명호 의원도 산자위를 적극 희망하고 있다. 권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선경기 불황으로 동구 경제가 극도로 침체돼 있는 만큼 반드시 산자위 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당에서도 초선 의원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의미에서 산자위 배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위 배정을 희망하는 통합당 중구 박성민 의원은 `중구지역 도시 특성상 국토위 배정이 곧 현안 해결 지름길`로 보고 있다. 중구가 안고 있는 혁신도시 재개발 문제, 도시재생 사업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토위 배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명촌교 방향의 만성적인 교통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제2명촌교 건설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울주군 서범수 의원도 국토위를 선택한 이유로 지역 발전의 필수요건을 들었다. 서 의원은 "울주군은 도농 복합도시일 뿐만 아니라 한편으론 산업지역이기 때문에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이 절실한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KTX 울산역세권 복합사업, 자연녹지 규제완화 등을 예로 들었다. 경찰출신인 서 의원은 차선책으로 행안위에도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일찌감치 상임위를 결정한 의원도 있다. 민주당 북구 이상헌 의원은 20대 후반기 몸담았던 문체위를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의원은 "울산 주력산업이 쇠퇴할 경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은 결국 문화관광 사업"이라며 "지금이라도 누군가 그쪽을 육성ㆍ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체위를 선택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반구대 암각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임기 내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