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들'이 돌아왔다.
첫 앨범을 발매한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주먹 쥐고 소림사', '불후의 명곡')을 종횡무짐했고,
드라마와 영화 OST 작업에 분주했다.
3년 사이 인기도 상황도 달라졌다.
멤버 육중환은 TV('나혼자 산다', '주먹 쥐고 소림사') 출연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밴드의 이름을 알렸다.
임경섭(드럼)만이 유부남이었던 밴드는 이젠 모두가 유부남이 됐다.
육중완은 '품절남'을 예약한 상태다.
'팬심이 흔들릴까 걱정'이라고 한다.
긴 시간만큼 적지 않은 변화를 거치고 '장미여관'은 무사히 두 번째 앨범 발매(3월15일)를 앞두고 있다.
1집 '산전수전공중전' 이후 3년 만에 발매ㅈ할 2집 '오빠는 잘 있단다'는 멤버들이 심혈을 기울인 앨범이다.
'앨범 준비는 1년 6개월 전부터' (강준우) 시작했다.
작업 기간 중엔 '섭외가 들어온 것도 모두 사양했다.'고 한다.
'음악은 진솔하고 진지해야 한다'는 것이 장미여관의 생각이다.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새 앨범엔 멤버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스몄다.
'40~50곡 가운데 열 곡을 추려' 앨범을 채웠다.
어렵게 고른 열 곡 중 새 앨범의 타이틀곡을 정하기 위한
쇼케이스가 지난 달 27일 서울 마포구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진행됐다.
대다수의 가수들이 앨범 발매 이후 얼론사를 초청해 쇼케이스를 갖는 것과는 달리
장미여관은 새 앨범을 발매하기 전팬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중 앞에 선 90분 분량의 공연 형식의 쇼케이스였다.
티켓값 9900원.
장미여관은 애초 이날 쇼케이스는 쿠료공연 형식으로 꾸미고 싶은 마음이컸다고 한다.
하지만 '장소 여건상 사람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고 안전 문제도 있을 것 같아 가격을 정했다'(임경섭)고 한다.
대신 지난달 24일 공개한 새 앨범 수록곡 '옥탑방' 싱글 앨범과 세면도구, 장미여관이 새겨진 수건을 증정했다.
'1000원 이상의 공연을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임경섭)'에서 나온 배려였다.
파격적인 가격 덕에 이날 쇼케이스 티켓은 오픈 3분만에 매진됐다.
공연에 입장하는 관객들은 '타이틀곡 선거 투표'라고 적힌 종이에 스티커를 붙여
장미여관의 신곡 선정에 힘을 보태게 됐다.
'장미여관'의 첫 번째 타이틀곡엔 이날 함께 한 관객들의 '지분'이 더해진 셈이다.
이날 쇼케이스를 관람한 방송인 오정연 역시 '타이틀곡을 팬들이 뽑아서 정한다는 것이 무척 신선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으로 뽑히기 위한 홍보와 공약도 적극적이었다.
'평상에 누워 기타를 잡았는데 멜로디가 절로 나왔다'는 '옥탑방'을 홍보하며 육중완은 '타이틀곡으로 선정되면
옥상에서 팬들과 파티를 열겠다'는 공약을 걸어 열띤 호응을 끌오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멤버들은 신곡과 더불어 1집 수록곡인 '서울살이', '봉숙이', '내 스타일 아냐', '부비부비',
'청춘남녀' 등을 선보이며 90분 공연을 뜨겁게 달궜다.
유쾌한 웃음과 톡톡 튀는 입담이 끊이지 않았고, 오랜만이기에 더 반가운 한층 숙성된
장미여관의 음악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관객들의 투표로 타이틀곡을 선정하면 오는 15일 장미여관의 두 번째 정규앨범이 발매된다.
4월 24일엔 '장미다방' 콘서트를 통해 다시 한 번 팬들과 만난다.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