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23일 화요일
[백]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루카 8,19-21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혈연의 가족보다 더 깊은 친밀성을 지닌 새로운 가족을 말씀하신다.
곧 “내 어머니요,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들이다.”(21절)라는 선언이다.
이는 단순히 인간적 유대보다 우선하는 영적 친교를 드러내실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의 본질을 밝혀준다.
신앙은 듣는 데서 시작되지만, 실천을 통해 비로소 열매 맺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성모 마리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높이 들어 올리시는 말씀이다.
마리아께서는 말씀을 단순히 귀로만 들으신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몸으로 응답하신 분이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한다.
“마리아는 그리스도를 낳으셨기에 행복하시지만, 무엇보다 말씀을 믿고 실천했기에 더욱 행복하시다.”(De sancta virginitate, 3) 그러므로 우리도 말씀을 받아들이고 실천할 때, 마리아처럼 ‘그리스도를 세상 안에 낳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교리서도 이 진리를 강조한다.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와 깊은 친교 안에 들어가며, 이 친교는 새로운 가족 공동체를 형성한다.”(2233항 참조)
교회는 혈연과 인종, 국적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족이다.
신앙 안에서 형제와 자매가 된 우리는 서로의 짐을 지고, 서로를 주님께로 인도하는 사명을 받았다.
오늘의 복음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나는 진정 예수님의 가족으로 살고 있는가?”
신앙은 단순한 감정이나 전통이 아니라, 살아있는 말씀의 실천이다.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고, 일상의 구체적인 행동 속에서 드러낼 때, 우리는 주님의 어머니요, 형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이기주의와 무관심이 만연한 사회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살아내는 삶은 세상 속에 ‘하느님의 가족 문화’를 세우는 일이다.
이웃에게 관심을 두고, 용서와 자비를 실천하며, 복음을 전할 때 우리는 주님의 가족이 된다.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를 가족으로 초대한다.
그분과의 친교는 단순한 혈연을 넘어서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오늘 우리는 성모 마리아의 믿음을 본받아, 말씀을 듣고 실행하며, 그리스도를 세상 안에 낳아주는 사명을 새롭게 해야 하겠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들이다.”(루카 8,21)
우리의 삶이 이 말씀을 증언하는 살아있는 복음이 되기를 청하도록 해야 한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님
첫댓글 이웃에게 관심을 두고, 용서와 자비를 실천하며, 복음을 전할 때 우리는 주님의 가족이 된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