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드레이크에 안내를 받아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던 일행은 잠시 냇가에 주저 앉아 여유롭게 물장난을 치고 있었다. 윤기 역시 잠시 소르하노르를 내려두고 망토에서 책을 꺼내 머리를 시키는 중이었고 현진이와 광채는 검과 도가 어우러지는 팽팽가 대련을 펼쳐보여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뭐 검기나 소드 미네랄이 겸해지고 성월검초식과 광염소나타가 정면으로 맞붙는 다면 엄청나겠지만...
드레이크는 오랜만에 만난 옛 동료 진우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은영 역시 낳익은 얼굴에 반가워 하며 수다를 떠는 중이었다. 여자 아이들은 냇물에 발을 담그고 그 무시무시한 수다를 떨었다. 수민이나 우영이는 가볍게 세수나하고 풀밭에 들어누었다.
한가로운 푸름 산맥의 숲 속...
몬스터가 우글거리며 대륙의 1/4아니 영향권이나 고도가 조금 높은 지역까지 합한다면 거희 1/3에 달하는 크기의 푸름산맥, 그 웅장함 속에서도 한가로운 여유가 있다는 것은 빛과 어둠, 흑백논리가 작용하는 양면성이며 세상의 논리가 아닐까?
"으악!"
그 때 여자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냇물가에서 뛰어나왔다. 솟아오르는 넝쿨들... 아닌 식물이라기 보다도... 일종에 뱀?
"스피릿 바인(1)? 확실이 여긴 골치 아픈 동네라니까!"
드레이크는 혼자 중얼거리며 활을 들었다. 겨냥도 하지 않은 체 화살도 거는 듯 마는 듯 부드럽게 시위를 튕겼다. 그리고 이어서 진우가 쏘아내는 파이어 월 공세... 윤기의 아둠 첼린지, 광채의 반월참, 현진의 하늘을 그리는 세레나데 등의 집중 공격으로 수십마리에 달하는 스피릿 바인이 일순간에 섬멸되었다.
"포르세라는 나으리 나오시지요."
현진이가 콘 블러저드 소드를 손으로 돌리며 말했다. 그러자 사방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며 일행의 주위를 포위해 왔다. 그리고 이어 연녹색의 기다란 광선들이 날아들었다. 진우가 사용한 실드가 아니었다면 모두 고슴도치 아니면 통구이, 이도 저도 아니면 고슴도치 통구이가 되었을 상황이었다.
"황궁에서 온 썩어빠진 간신배들아 어서 물러가라!"
호탕한 노인의 목소리, 윤기는 포플라이를 띄우고 소르하노르를 고쳐잡았다.
"프레임 브레스터(2)라... [순결한 얼음의 화신이어. 그대의 차가운 숨결을... 블리자드 브레스(3)."
윤기의 주문이 끝나는 즉시 뻗어나간 새하얀 광선들이 불기둥을 쓸어버리고 주위의 나무들마저 얼려버렸다. 현진과 광채, 수민은 기회다 싶어서 목소리의 발언지를 향해 각자 검과 도, 목도를 들고 달려갔다. 그 때 뒤에서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더니 파이어 월을 이르키며 화살 한가닥이 날아왔다.
"드레이크!"
드레이크는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 진우의 목에 겨누었다.
"이진우... 네 녀석이 아직도 정치판에서 농간을 부리고 있다면 이몸이 저세상으로 보내주지..."
"선생님 놔 드려!"
우영이 불기둥을 뿜어내며 소리쳤다. 드레이크는 살짝 피했으나 사실 우영이 노린 것은 컴포짓 보우였다. 주술력이 더 해진 불꽃은 컴포짓 보우를 사정없이 재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드레이크의 손에는 조금 다른 형상을 지닌 컴포짓 보우가 들려있었다.
"우훗... 이봐 꼬마 재주는 좋지만 내 진짜 무기는 이 캐리어 혼(4)이라네... [순수한 바람을 가르는 칼날. 윈드 소르드 애로우(5)]"
"아둠 첼린지!"
드레이크에 앞서 날아간 윤기의 아둠 첼린지는 윈드 소르드 애로우를 갈라 버리고 드레이크의 손에서 캐리어 혼을 튕겨내었다. 윤기가 승리의 미소를 짓는 순간 뒤에서는 굉장한 폭음이 들려왔다.
"플레어(6)?!"
광채와 수민은 강력한 폭발력에 밀려 튕겨져 나갔다. 처음에는 포르세라는 작자가 데몬을 소환하더니 옆에 있던 키 작은 녀석이 연두빛 매직 애로우 한 방으로 죽여버리는 것이 아니가... 그리고 이어서 시체 폭파 세례에 뻗어버린 것이다. 근대 이상하게도 현진이라는 녀석은 콘 블러저드 소드는 땅에 꽃아 놓고 서서 그걸 잡고 버티는 게 아닌가? 이런 충격에 있어서는 튕겨나더라도 그 힘에 역하여서는 안돼는 법이다. 그랬다가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괴상한 녀석은...
"헤 헤 헤... 이 몸은 원래가 좀 무식해서 말이야. 이봐 꼬마! 할아버지 옆에만 붙어있지말고 나와봐!"
"꼬, 꼬마!"
별안간 그 키작은 녀석은 포르세의 만류도 뿌리치고 활 시위를 재빨리 당기기 시작했다. 현진은 콘 블러저드 소드를 뽑아들고 여유 있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요상한 연두빛 매직 애로우는 끝까지 현진을 따라 붙었지만 여유 있으면서도 정확한 칼날에 허공에 흩어져 버리고 있었다.
"만검법을 쓰는 가? 아니!"
포르세는 순간적으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현진은 여유있는 만검법으로 소년의 화살 세례를 받아치다가 순간적으로 쾌검으로 공격법이 돌변한 것이다. 그 것도 포르세가 격은 적이 있는 검법...
"광염光廉 소나타!"
소년은 당황하여 실수로 활을 놓쳤고 소드 미네랄이 소년의 목 주위를 스쳐갔다. 그리고 푸른 빛이 일렁이는 칼날이 소년의 목에 닿아 있었다. 포르세는 당황하여 소리쳤다.
"썩 비키지 못할까! 그 분은 현 황제 폐하의 아드님이신..."
"네프칼 카르타 바일로너라는 정신 나간 가출 소년 따위에는 관심없으니까 입 좀 다물지 그래 할배..."
현진의 능청떠는 솜씨에 기가 질린 광채와 수민은 할 말을 잃었다. 포르세는 펄 펄 뛰며 프레임 브레스터를 갈겼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블리자드에 막혀버렸다.
"그만 하시지요. 궁정 마법사 포르세 님..."
윤기는 드레이크를 여유있게 포박해서 우영이와 함께 끌고 오고 있었다. 여자아이들과 진우, 은영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흥, 제루스란 놈이 보냈지!"
포르세는 고집불통 꽉 막힌 시골 영감같은 목소리로 외쳤다. 윤기는 씩 웃으며 말했다.
"시르크 가문의 자제이자 현 순백의 위저드 제9연대를 맞고 있는 브리칸 시르크라고 합니다. 오해가 있는 것 같군요. 포르세 님."
포르세는 가늘게 늘어진 눈을 동그랗게 떴다. 현진이 역시 검을 거두며 외쳤다.
"황실기사단장 레이논 크리스티앙이요. 어이 가출 소년 언제까지 집에 안들어갈꺼냐?"
소년은 말없이 툴 툴... 포르세는 까물어치려는 듯 입까지 벌렸다.
"칫, 나는 푸름시 영주 파일론 레비던트..."
포르세는 기어이 쓰러지고 말았다. 오랜만에 거물급 인사들을 만났다는 것이 앞서 그 자들에게 마법세례를 퍼부었다는 것... 그 것이 충격이리라... 윤기는 그런 모습에 망연히 중얼거렸다.
"아버지가 포르세 님이 충격받지 않게 조심하라고 하신 것 같은데... 어째 일이 좀 꼬이네..."
"그러게 말이다."
우영이 역시 맞장구를 쳤다. 현진에게 호되게 당하고 쓰러진 황태자는 아이들을 흥미로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아무튼 푸름산맥에도 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용어풀이]
(1)스피릿 바인
영혼의 넝쿨? 뭐 그런 말이다. 식물계 몬스터가 흔하지 않아 본인이 창작한 몬스터로 본래는 무덤가에서 풀처럼 자라나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흡하여 자신의 에너지로 이용하는 꺼림칙하고 사악한 몬스터다. 실제로 이 몬스터에게 당한자의 영혼은 이 몬스터의 먹이감이 된다. 때때로 살아 있는 것의 생명력을 빨아드리기도 한다.
(2)프레임 브레스터
사방에서 불기둥을 솟아오르게 하는 기술로 약 3~4클레스... 꽤 강력한 화염계의 파워로 파이어 월이나 메테오 이상의 파워를 발휘한다.
(3)블리자드 브레스
냉기를 머금은 블리자드를 브레스와 같이 쏘아내는 마법으로 사방으로 동시에 쏘아져 나간다는 점에서 화염계 마법에 대응책이나 상대를 얼리는 데 이용한다. 아무리 냉기에 대한 저항이 강한 몬스터라도 얼려버린다. 얼음으로 이루어진 아이스 골램도 얼린다면 어떻겠는 가?
(4)캐리어 혼
드레이크의 활, 레드 드레곤의 뼈를 중심으로 레드 드레곤의 가죽을 감아 강도를 강화시킨 컴포짓 보우의 일종이다. 시위는 드레곤의 힘줄을 이용했으며 아주 오래전부터 푸름 산맥에 봉인되어 있던 4가지 무기들 중 하나.
(5)윈드 소르드 애로운
포스 마스터들이 이용하는 마법 화살로 토네이도나 윈드 소르드와 맞먹는 돌풍을 휘감고 쏘아져 나간다. 본래는 쾌검을 쓰는 검사들에게 잘 먹히는 기술이지만 드레이크의 솜씨라면 어느 클레스에게라도 적지 않은 피해를 준다고 봐야겠다.
(6)플레어
대기의 원소를 반응시켜 폭파시키는 기술로 7~8클레스의 해당하는 초고급마법, 소설상에서는 윤기가 착각한 것이지만 실제로 강한 폭발음과 함께 엄청난 진동을 뿜어낸다. 하지만 소설과 같은 상황에서 플레어를 이용한다면 그 반경 10킬로미터 이내는 불바다가 될 것이다. 플레어의 폭발이 일반 시체 폭파 수준이 되는 때는 그에 상응하는 마법과 붙이쳤을 때이다. 그래서 마법사들은 거희 방어 마법이나 반격용으로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