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제야 행사 10만명… “새해엔 모두 빛나길”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7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자정의 태양’ 공연 리허설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시가 일출 모습을 도심에서 구현하기 위해 지름 12m, 무게 2.5t 규모로 설치한 이 조형물은 1일 0시 보신각 타종과 동시에 15m 상공에서 화약 1000구를 터뜨리며 웅장한 빛을 발산했다. 이날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보신각 일대에는 약 10만 명의 인파가 운집해 갑진년 새해를 함께 맞이했다. 최혁중 기자
“3,2,1! 올해도 다들 행복합시다!”
2024년 갑진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0시 경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시민들이 새해를 맞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 서울 종로구 보신각. 2024년 갑신년 새해 첫날을 약 10초 남긴 채 보신각 일대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각자 휴대전화 플래시로 하늘 위를 비추기 시작했다. 2024년 갑신년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여기저기서 시민들의 환호 소리가 튀어나왔으며, 보신각에서는 시민대표 등 22명이 함께 모여 33차례 타종을 시작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도 카운트다운과 함께 초대형 조형물 ‘자정의 태양’이 화약 1000구를 터뜨리며 웅장한 빛을 발산했다. 폭죽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함께 온 가족을 껴안으며 “올해도 건강하자” “원하는 거 모두 다 이루자” 등의 덕담을 나눴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꺼내고 영상 통화를 하며 멀리 떨어진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보신각 타종 행사을 함께 보기 위해 온 가족이 모였다는 김여주 씨(52)는 “우리 가족 모두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4년 갑진년 새해를 알리는 ‘2023 제야의 종‧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가 1일 0시 서울 보신각과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개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스크 없이 맞이하는 첫 신년 행사였던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는 약 10만 명이 모였다. 지난해(약 6만 명)의 2배 수준의 인파가 몰린 것이다.
● 용띠 청년들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
1일 오전 0시 경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진행된 ‘2023 제야의 종·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에서 시민들이 타종 행사를 보기 위해 모여 있다. 한종호 수습기자
지난해 12월 31일 오후부터 세종대로 일대는 신년 행사를 보기 위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보신각 앞도 가족이나 친구와 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아버지의 손을 잡은 채 보신각을 방문한 조하준 군(8)은 “오늘 밤 종이 울릴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여자친구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용띠’ 군인 김종환 씨(23)는 “청룡의 해라고 하니 올해는 정말 ‘우리의 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확히 1년 후인 12월 31일 제대인데,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사회로 복귀하고 싶다”고 밝혔다. 같은 용띠인 여자친구 윤지원 씨(23)도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인 만큼, 안 해봤던 걸 시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1일 0시 정각에 시작된 보신각 타종 행사에는 온라인 공개 추첨으로 선정된 시민대표 12명과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 오세훈 서울시장 등 22명이 참여해 33번에 걸쳐 종을 울렸다. 시민 대표로는 △서현역 ‘묻지 마 칼부림’ 피해자를 구한 의인 윤도일 씨 △매장 밖 쓰러진 노인을 구한 안경사 김민경 씨 △교통사고로 타계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부인 김정명 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자 김정자 씨 등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선 세종대로 사거리에 서울시가 설치한 ‘자정의 태양’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름 12m, 무게 2.5t 규모로 설치된 이 조형물은 타종 소리와 함께 대형 크레인 4대에 의해 솟아오르며 일출 모습을 연출했다. 자정의 태양이 15m 상공까지 올라간 뒤 화약 1000구를 터뜨리며 2분 30초간 웅장한 빛을 뿜어내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 경찰·서울시 안전관리 총력
경찰과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7시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KT빌딩~청계광장 교차로 구간)와 새문안로·종로(새문안교회~종로1가 사거리) 전 차로를 통제하고 행사를 준비했다. 오후 3시부터는 청계천로(청계광장~청계2가 교차로), 우정국로(공평 사거리~광교 사거리), 무교로(시청뒷길 교차로~무교동 사거리)까지 전면 통제가 이뤄졌다.
10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과 서울시는 안전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서울 종로·남대문경찰서 450명, 경찰관 기동대 34개 부대 등 2490여 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2배 규모인 1100여 명을 안전요원으로 배치했고, 행사 현장에 응급 의료 인력이 상주하는 부스 9개 동과 한파 쉼터 6개 동 등을 운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수현 기자, 사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