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사토 다카코 저 / 이규원 역 / 노블마인 / 2007.10.25
이 책은 총 3권으로 일본의 고등학생 육상부 이야기를 쓴 책이다. 육상부이야기라서 생소한 용어들도 있고 처음에 1권을 읽으면서 내용이 이해가 안 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그런 육상에 대한 용어들은 그렇게 많이 나오지도 않고, 내용상 뜻이 이해가는 용어들이 많아서 읽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솔직히 읽으면서 요즘 많이 말하는 목표의식과 그리고 그 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 타인과 선의의 경쟁, 포기하지 않는 정신 이런 말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 빤히 보이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지 않는 나에게 경각심을 주었다.
책을 덮으면서 과연 지금 내가 목표로 한 것을 이루기 위해 난 무슨 노력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봤더니 무엇 무엇을 하고 있다고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순간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그래도 이제 성인이고 스스로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시기인데 목표를 정해놓고 내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일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것이 부끄럽고 이때까지 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다 보낸 것인지 어이없고 허무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의 내용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내 경험은 고등학교시절, 짧지만 연극을 했었던 것.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라는 작품으로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학교가 신설이라 학교대표로 연극대회에 나가는 것도 당연히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들이 “그냥 경험삼아 한번 나가보는 것도 좋을거야.” 라고 말씀들을 하셨지만 의상이나 여러 가지 필요한 곳에 들어갈 예산을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것을 보고 ‘아...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구나.’ 라고 느낄 수 있었다.
당시 3학년이었던 나와 내 친구들은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1학년 아이들에게 엄하게 대했다.(2학년이 없었다.) 그렇게 연습을 하면서 1학년 아이들과 많은 마찰이 생겼다. 마찰이 생길 때마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미 예산을 받아 여러 가지 필요한 준비물들을 사버렸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우리가 학교대표로 연극을 나간다고 학교의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간다고 말해놓고 이미 예산도 받아서 쓸 만큼 예산도 다 써 놓고 포기해버리면 내가 안 좋은 말들을 듣는 것은 물론이고 같이 하는 사람들까지 안 좋은 말을 듣게 된다. 그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준비해서 우리는 대회에 출전해 3등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이렇듯 세상은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 혼자서는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없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 모두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내가 가야할 길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내가 정한 길을 가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이다. 즉, 타인과 살아가지만 타인이 내 인생을 살아주지는 않는다. 내 인생은 내가 살아야 한다는 것.
타인과 같이 살아가면 타인과 나는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행동패턴도 다르기 때문에 많은 마찰을 동반하게 된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마찰을 극복하면 그 후에 오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같이 꿈을 이룬 사람과 기쁨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행복함을 느낀다.
앞으로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릴 것이고, 또 달리면서 힘든 일들이 생기면 그 상황이 왜 힘든 것인지 생각해보면서 포기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지 않고 조금만 더 타인을 이해해보자, 어떻게 극복하면 될까. 라는 생각을 먼저 해야겠다.
첫댓글 멋진 서평이네요^^
감사합니다^^
뭔가 사적인 얘기가 담긴 서평은 기억하고싶고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싶어져요, 3권이나 되는 긴 책을 읽으셨다니 멋있으세요 ㅠㅠ...
감사합니다~~ ^^
저도 처음에는 1권만 읽고 재미없으면 안 읽어야지... 했는데
읽고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다 읽어버렸어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