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 인류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배에 탑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순항을 할 것
이냐, 아니면 다가오는 파고에 산산이 부셔져 버릴 것이냐의 문제만 남았습니다. 온
세상에 퍼져있는 걸 다 모아도 한주먹도 되지 않을 질량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To be or not to be. That's question.
1. 경제에 대하여
WHO에서 ‘판데믹’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판데믹’에 접어들었습니다.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여행의 제한이 시작되었고, 운송 수단의 부족 특히 비행기운항
이 어려워짐으로써 교역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판데믹’ 선언을 통해 조기에
공동대응을 했어야함에도 각국 정치세력과 환경에 따라 미적거린 것이, 이번 사태의
시간차 확산을 초래하였으며, 그 결과 수습할 수 있는 기간을 엄청나게 연장시켰습니
다.
지난번 공지에서 거시경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만, 이제 다들 알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우선 국가 간 무역거래가 위축됩니다. 원유 등 에너지 관련 원자재
거래는 지속될 것이므로 전기공급에 문제는 생기지 않는 것은 불행 중 다행입니다.
나머지 전 품목들의 교역량이 일정량 줄어듭니다. 그 중에는 식량도 포함이 됩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물자가 부족한 사태가 도래합니다. 지금 마스크를 사러 다니듯이, 발
품을 팔아야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오를 것이고, 돈의 가치는
떨어지게 됩니다.
이 시대를 일컬어 ‘금융자본주의의 시대’라고 합니다. 이는 금리와 신용(부채)을 기반
으로 하며, 지난 30년 동안 세계를 이끌어 온 이념입니다. 우리 생활에서 익숙한 증
권, 펀드, 파생상품 등의 모태적 이념에 해당됩니다. 직전 ‘산업자본주의’의, 비윤리적
이지만 어느 정도 정직했던 부분을 도려내고, 오로지 금융공학이라는 수학에 기반 한
생경한 사기술입니다. 은행원, 증권사 직원, 애널리스트, 심지어 유튜브 경제 전문가
들은 모두 각자의 지식을 무기로 이 사기술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이 복잡한 사기술
의 최종 피해자는 누구이겠습니까? 이 사기는 복잡해 보이지만 수단은 단순합니다.
‘버블’을 확대하고 축소하는 걸 반복하는 것입니다. ‘버블’을 일으키고 키울 때는 금
리인하, 신용(대출, 부채)확대, 재정확대(추경 등)등을 통해 유동성을 높입니다. 이게
과해서 물가가 너무 높다 싶으면(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신용회수, 축소재정을 통해
풀린 돈을 회수합니다. 피조정자인 일반인들은 ‘버블’ 시기가 되면 대출을 통해 증권,
부동산, 사업, 주색잡기 등에 골몰하고, 버블의 축소기에 들어가면 풀어놓은 대출을
회수당합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게 거시경제의 전부입니다. 간단하죠? 버블의 확대
와 축소를 결정하는 이는 자본가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반인들은 100을 받고 300
을 뺏깁니다. 차액 200은 그들의 수중으로 들어가고 남는 것은 고난뿐입니다. 나쁜
놈들이죠?
그런데 그들이 구축해 놓은 시스템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폐에
만 기생하는 것이 아니었던지, 이 단순한 금융시스템 작동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지난
주 그들의 대장격인 FOMC에서 0.5% 금리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미국의 다우와 나스
닥 지수가 추락했습니다. 이 시스템의 작동을 방해한 것은 바로 ‘패닉’입니다. 그리고
패닉의 이유는, 그들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처럼 전격적이며 광범위한 검진과
투명한 업무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초 발생국인 중국에서부터 WHO, 일본,
미국, 유럽 등 영향력 있는 정치세력들이 각자의 입지와 손익 때문에 불신이 깊어졌
고, 패닉은 제어할 수 없는 규모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불신을 없애고 공포심을 줄이
는 길은, 모든 선진국들이 한국 정부의 대처방식을 따르는 길뿐입니다. 다음 주부터
봉인이 풀리는 국가의 순서대로 어마어마한 감염자가 나타나면 ‘음~그렇군.’ 하고 고
개를 끄덕이면 됩니다. 주요국이 봉인을 풀지 않으면?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폭파한
것쯤으로 비유할 수 있겠네요. 아마 그들도 당황하고 있을 겁니다. 통제가 안 되면
개인만 신용불량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타격이 클 테니까요.
2. 종교에 대하여
이번에 ‘신천지’라는 기독교의 한 종단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기독교
단에서 신천지를 이단이라고 하고 사회 통념상 사이비로 규정하기도 합니다. 어떤 종
교든 반드시 갖춰야 할 것이 경전과 교리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양대 축인 불교와 기
독교는 각각 불경과 성경을 경전으로 합니다만 두 종교 모두 여러 교단이 있습니다.
여러 교단이 생긴 이유는 경전을 해석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
람들은 성경을 읽어도 그 뜻을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아주 오래전에 구전
되어 오던 것을 각자의 입맛에 맞게 ‘말씀’을 헤아려 적었고, 또 적는 사람의 깨달음
과 의식이 ‘예수’에 이르지 못한 체 자기 나름대로 기록하였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후
세에 ‘말씀’들을 정리하면서 기독교라는 교단을 이끌기 위해 유효한 내용들을 묶었다
는 얘기도 있습니다. 여러 개의 언어가 개입되고, 말씀의 깊은 뜻에 대한 정확한 전
달이 안 되다보니 한글로 번역된 성경을 읽어도 도무지 알 수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하물며 불경은 더 심해서 기본적인 해독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경전이 이렇게 모호하다보니 해석하는 게 중구난망이라 소위 교리를 만들고 가르치는
자가 있어야 합니다. 바로 목사, 신부, 스님 같은 분이 직업으로 이런 일을 합니다.
목자라는 말이 그럴 듯합니다. 우왕좌왕하는 양들을 목초나 물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서 먹이고 마시게 하여 잘 성장하게끔 인도를 하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 목자가 양
떼를 엉뚱한 곳으로 끌고 가는 것 같으면 ‘이단’이라 하고, 양들이 섭취한 양보다 너
무 많은 것을 빼앗아 가면 ‘사이비’가 됩니다. 신천지가 이단인지는 모릅니다. 왜냐하
면 이들을 이단이라 하려면 내가 기독교의 다른 교단을 믿고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
믿지 않으니 누가 맞는 말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이비 같기는 합니다.
종교와 생활이 양립하여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신앙이 생활을 침범하고 있기 때문입
니다. 어쨌든 각 종교의 경전은 매우 모호하게 쓰여집니다. 깨달음이나 의식 수준이
인간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차원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그 고매한 말씀을 해석해
서 전달하는 자가 먹고 살 방도가 필요해서 그런 건지, 혹은 믿는 자들이 아무리 얘
기를 해줘도 못 알아듣는 돌빡이라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필요합니다. 사회를 끌고 가는 윤리적 이념체계이기 때문
이며, 양심을 지켜주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후 세계를 만들고 나쁜 놈
은 지옥에 떨어진다는 계시만으로도 종교는 사회의 안전에 큰 도움이 되며, ‘돌빡’들
이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인간다울 수 있는 고귀함을 부여해 줍니다. 가장 많은 교도
를 거느린 ‘돈(Money)'이라는 수준 낮은 신이 문제이긴 하지만요. 어쨌든 믿음을 가
지는 것은 삶에 큰 위안이 되며, 어려울 때 파고를 넘는 데 힘이 됩니다. 아무리 우
리가 ’돌빡‘이라 해도 제대로 된 경전의 전달자를 찾기만 한다면, 삶이 그렇게 외롭지
도 않고 탐욕에서 적당수준 벗어나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조금만이라도 깨달
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요.
3. 이번 파고는 얼마나 높을까?
이번에 닥칠 파고는 제법 높습니다. 2008년의 파고는 G20이 무제한 재정확대라는 카
드를 수단삼아 힘을 합쳐 막아냈지만, 이번에는 각국의 움직임이 각자도생으로 움직
입니다. 이렇게 된 데는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공헌이 지대합니다. 피아를 식별할 수
없는 언행으로 인해 미국 일극(一極)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코로
나19의 대응에서도 재빠른 판데믹 선언을 통해 공동대응을 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파
도타기처럼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이 사람들의 교류를 끊어놓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리더는 반드시 깊고 균형잡힌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트럼프가 공
언하고 지향해 온 고립주의가 현실화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고립주의는 너무나 불완
전해서, 글로벌화된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과실과 풍요는 그대로 누리는 고립주의를
주장하다보니, 이런 상황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수 있습니다. 늙은 사내가 추억하는
미국의 영광은 50년대에서 70년대 사이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 겁니다. 누구에게나 추
억은 아름다우니까요.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는 어떻게 이 험한 파고를 타고 넘어갈 것인가 하는 것입니
다. 불안함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신이 할일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달려가고, 투자자는 이익을 위해 질주하고, 종교인은 영생을 위해 기도하며, 기
업가와 회사원, 자영업자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칩니다. 어제 하던 일을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와중에
누구는 죽고, 망하고, 실직하고, 가정이 무너질 것이며, 또 누구는 이익을 얻고 영달
을 거머쥐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다만 이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영달을
거머쥐지 못하더라도 살아남아야 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어
야 하고, 지난 시간동안 타인에게 상처준 게 있다면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가족과 친구와 동료처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
하고 도와가며 손을 잡고 이 파고를 넘어야 합니다.